"계은숙 씨 주장에 속으면 안됩니다". 고소인 K씨는 "돈을 못 받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계은숙의 '억울함' 주장에 대해 재반박했다. 사진 앞쪽 원안이 K씨, 오른쪽은 이모 씨. /강일홍 기자 |
계은숙, "주변 도움받아 변제 논의하던 중 언론플레이" 난감
[더팩트|강일홍 기자] "계은숙 씨의 터무니 없는 주장에 속으면 안 됩니다. 악어의 눈물이에요. 4년 전 자동차 리스건을 급히 해결해야한다며 나한테 빌려간 돈 2500만 원도 그곳에 안 갚고 딴 데 써버려서 일이 꼬이게 된 거고요."
사기혐의로 피소된 계은숙(56)이 억울함을 토로한 가운데 그를 고소한 K씨(여)와 이모 씨가 이에 대해 재반박하면서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K씨는 지난해 5월 '계은숙에게 빌려준 2500만 원의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그녀를 사기혐의로, 서울 잠원동에서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는 이 씨 역시 돈 문제로 지난해 10월 각각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사실은 지난달 31일 언론에 알려졌다.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계은숙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가수 복귀를 앞두고 있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언론에 피소 사실을 알려 방해하는 악의 적인 인신공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고소 내용도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학동의 한 프라이빗 카페에서 만난 고소인 K씨는 "언론 보도는 계속 말을 바꾸고 회피하는 계은숙 씨를 더이상 믿고 기다릴 수 없어 사실을 밝힌 것 뿐"이라며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진실을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만난 이씨 역시 "계은숙의 요청에 따라 계은숙의 이름으로 라이브 카페를 열었고, 누구도 노래를 부르라고 강요한 일이 없다"면서 "스스로 무대에 서겠다고 약속해놓고 단 5회 만에 중단하더니 아예 간판도 바꾸라면서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금전적 피해가 한 두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계은숙 측은 6일 오전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일부 변제 후 남은 금액을 능력이 닿는 대로 순차적으로 변제하려고 의사 표현을 했지만, 이를 거절해 조율하던 중에 기사가 나왔다"면서 "그 바람에 가수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나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계은숙은 피소 사실이 알려진 지 사흘만인 지난 2일자로 K씨에게 2014년 빌려간 2500만원 중 일부인 1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은숙은 올초까지 팬카페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가요계 복귀를 준비해왔다. 계은숙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상당 부분이 왜곡되고 잘 못 알려진 일, 악의적인 이미지 상처내기"라며 울먹였다. /계은숙 카페(최영욱) 캡쳐 |
◆다음은 계은숙의 '억울함'에 대한 고소인 K씨와 이씨의 재반박 인터뷰
-계은숙 씨와는 언제 처음 만났나.
2014년 10월21일 조카 친구인 B엔터테인먼트 Y모 대표 사무실서 처음 만났다. 당시 우연히 방문했는데 계은숙이 있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Y 대표한테 돈을 빌리러 왔다가 그게 안되니 나한테 매달렸다. 딱 두 달이면 해결되니 2개월만 3000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돈을 빌려줬나.
Y 대표가 계은숙의 처지를 설명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요청한 데다 일본에서 유명했던 가수가 안 됐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빌려주게 됐다. 나는 마침 미국에 들어갈 일이 있고, 돈도 여행 경비 1만 5천 달러밖에 없어 형편이 안 됐지만, 자동차 리스 관계로 급전이 해결 안 되면 당장 고소당하고 매스컴 탈 처지라며 읍소해 우선 내돈 1500만 원에다 지인한테 빌린 1000만 원을 보태 2500만 원을 빌려줬다.
-그 당시 빌려준 돈이 아직 해결이 안 됐다는건가.
차용증을 쓰고 공증사무실서 공증까지 마쳤으나, 두 달 지나고 석 달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데다 전화도 안 받았다. Y대표한테 물어보니 계은숙을 위해 집세를 대신 내주는 등 도움을 줬고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씩 보태줬다고 들었다.
-당시엔 집도 있고 땅도 있어서 갚을 능력이 있었다고 들었다.
내가 보기엔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알고 보니 가진 게 없었다. 또 자동차 리스 건으로 나한테 급히 돈을 빌려갔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 돈을 딴 데 쓰고 그쪽에 안 갚는 바람에 양쪽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제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
계은숙은 피소 사실이 알려진 지 사흘만인 지난 2일자로 K씨에게 2014년 빌려간 2500만원 중 일부인 1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K씨 휴대폰 캡쳐 |
-계은숙은 돈을 빌려주고 그걸 볼모로 괴롭혔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모든 문제는 계은숙이 스스로 만들었다. 라이프 카페 이 사장도 계은숙이 해달라는대로 간판을 만들었다. 또 계은숙이 자청해 노래를 해서 손님들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그러고도 당장 생활비가 없다고 해 돈도 지원했던 것인데, 단 5회만 무대에 서고 중단해버려 이 사장이 고스란히 손실을 입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신의를 저버려 어쩔수 없이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기소중지가 됐다는 얘기는 어떻게 된건가.
라이브 카페 건으로 일체 연락을 받지 않는 바람에, 검찰에서 일시 기소중지를 냈다. 그 후 나중에 계은숙이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당시까지는 검찰로부터 기소중지했다는 서류를 통보받아 알게 됐다.
-계은숙이 뒤늦게 1000만 원을 보냈는데 그건 변제의사가 있는거 아닌가.
그건 언론에 기사가 나가고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부랴부랴 보낸 걸로 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액 다 변제해야 한다. 되돌려 보낼까 하다가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전액 변제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왼쪽은 K씨가 지난해 5월, 오른쪽은 서울 강남에 라이브 카페를 운영중인 이모씨가 지난해 10월 각각 사기혐의로 고소한 사본. /강일홍 기자 |
K씨는 인터뷰 도중 '인간적 신의'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했다. 그는 "계은숙이 구치소에 있을 때나 계은숙 어머니가 상을 당했을때 위로금까지 줄 만큼 도와줬는데 정작 수형생활을 마치고 나온 뒤에는 연락 한번 하지 않았다"고 서운해 했다.
K씨는 또 "2017년 5월 사기혐의로 고소한 뒤에도 계은숙에 대한 조사가 제때 안 돼 4개월을 끌어 10월에야 검찰에 송치했다"면서 조사가 길어진 것에 대한 의혹제기와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계은숙은 지난 1월31일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그가 이미 3년 전 두 건의 사기혐의와 마약소지 혐의에 연루돼 1년6개월의 수형생활을 한 뒤에 나온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계은숙은 자신의 사기피소와 관련해 "빌리고 못 갚은 건 맞지만, 당시에는 충분히 변제 능력이 있었으나 다른 일로 꼬여 수감생활을 하면서 부득이 갚지 못했고, 형기를 마치고 나온 뒤엔 도저히 경제적 능력이 닿지 않았다"면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일부라도 변제하려고 했더니 이를 받아주지 않고 오히려 악의적으로 매도하는 바람에 모든 게 힘들어졌다"고 속내를 밝혔다.
계은숙은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로 데뷔한 뒤 이듬해 MBC '10대 가수가요제'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1982년 일본으로 건너가 엔카 가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 진출 이후에는 내한 공연이나 국내 방송 출연을 극도로 자제했고, 일본 가요계에 진출한 대한민국 가수들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가수로 평가받았다. 2007년 각성제 소지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으로부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추방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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