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오니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영화배우 한지일이 오랜 타국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정착을 밝혔다. 사진은 미국에서 봉사활동 당시. /한지일 제공 |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70살이 넘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50대 중반에 도피하듯 고국을 떠나 해외 낭인생활을 한지 14년이나 됐더군요.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고 용기를 줘 국내에서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만, 막상 국내 팬들 앞에 나서고 보니 그저 송구스럽고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영화배우 한지일이 오랜 타국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정착을 밝혔다. 한지일은 그동안 베트남에서 3년, 미국에서 11년 등 지난해까지 14년간 해외에 머물렀다.
그는 지난해 10월 22회 부산국제 영화제 '신성일 특별회고전' 참석을 계기로 일시 귀국한 뒤 영화인들과 교류하며 연기활동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왔다. 한지일은 '부국제 신성일 특별회고전'에 소개된 영화 '길소뜸'(85년작품)에서 김지미 신성일 등과 함께 출연한 바 있다.
한지일은 14년간 해외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화장품영업사원, 운전기사 등 24가지 직업을 전전했다. 사진은 스쿨버스 운전기사로 활동하던 당시. /한지일 제공 |
한지일은 해외에 머물며 자신의 근황을 자주 SNS를 통해 소개한 바 있어 오랜 해외 생활을 하면서도 국내 팬들한테 그리 낯설지는 않다.
그는 미국에서 막노동부터, 부라인더청소, 화장품 영업사원, 뷰티 흑인용품 세일즈맨, 리쿼스토아, 양품점, 나무자르는일, 대형마켓 박스보이, 호도과자점원, 아시아나 셔틀운전기사, 농수산 특산물 장돌뱅이등 24번째 직장을 옮겨다니며 11년을 보냈다.
"몸은 고달퍼도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위로해주셔서 늘 행복했습니다. 또 다 내려놓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고요. 봉사활동은 연기생활을 시작한 50년전부터 해오던 것이라 어디를 가든 제 숙명인 것처럼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봉사활동은 제 숙명인걸요". 귀국후 한지일은 오랜 절친인 가수 장미화와 함께 어르신 위문공연도 참석하는 등 국내 정착을 결심한 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미화 제공 |
한지일은 힘든 미국생활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필라델피아 노인회, 메릴랜드 헬로십 데이케어, 애틀랜타 노인회, 한인회, 시카고 노인아파트, 나일스양로보건센터, 미시건 탈북어린이 돕기행사, LA 윌셔 노인양로 보건센터, 뷔에나팍 행복보건센터, 텍사스 댈러스노인회, 조지아노인회 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많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이 지게된 빚도 다 청산했고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족과 팬들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기를 다시 해보고 싶은게 저의 마지막 소원이고요."
한지일은 1970년 광고 모델로 데뷔한 뒤 1973년 영화 '바람아 구름아'에서 주연을 맡으며 일약 스크린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대종상 영화제 신인상(78년),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 아시아 영화제 최우수남우상(79년) 등을 수상했다.
"당시엔 막연하기만 했는데 올림픽이 벌써 코앞에 다가왔네요" 한지일은 4년6개월전 자신이 운전하는 추레일러에 평창동계 올림픽마크를 새겨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사진 위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 '신성일 회고전' 참석 당시. /한지일 제공 |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한지일이 해온 '평창 홍보활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한지일은 4년6개월전 자신이 운전하는 추레일러에 평창동계 올림픽마크를 새겨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시카고, 워싱턴, 버지니아, 필라델피아, 조지아, 메릴렌드, 인디아나, 오하이오 등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마켓을 돌아다니며 주유소, 휴계실,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2018년 코리아 강원 평창을 꼭 기억해달라"며 끊임없는 홍보활동을 벌였다.
한편 최근 방영된 TV조선 '별별톡쇼'에서 한지일은 "정말 오랜만에 방송출연을 해보니 아직도 제가 국내 팬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는걸 느꼈다"면서 "정말 많은 분들의 격려와 위로에 용기를 내 더 열심히 살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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