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뮤직톡톡] 아이돌 '7년차 징크스'는 왜 가려서 찾아올까?
입력: 2018.01.19 11:03 / 수정: 2018.01.19 11:03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아이돌 그룹 2PM은 장수 그룹에 속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더팩트 DB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아이돌 그룹 2PM은 장수 그룹에 속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더팩트 DB

그룹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더팩트|권혁기 기자] 아이돌 그룹의 활동과 관련해 흔히 '7년차 징크스'란 게 있습니다. 보통 7년이 되면 해체 또는 다른 소속사에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전속계약 권고에 따라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할 때 통상 7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7년차에 전속계약이 만료가 되면서 원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거나, 방출 또는 스스로 떠나는 선택을 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아이돌 그룹이 똑같이 7년차 징크스를 겪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8년 싱글 'Hottest time of the day'으로 데뷔한 2PM은 2010년 리더였던 박재범이 팀을 탈퇴하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나가는 일을 겪었지만 나머지 멤버 준케이,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을 중심으로 여전히 2PM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습니다.

빅뱅도 2006년 8월 19일부터 지금까지 한 배를 타고 있죠. 탈퇴한 멤버도 없습니다. 신화는 올해로 데뷔 20주년, 멤버 탈퇴나 해체가 없는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죠.

7년차 징크스는 아이돌 그룹을 가려서 찾아오는 것일까요? 어떤 그룹은 '마의 7년'을 넘고, 또 어떤 그룹은 7년 넘게 뭉쳐있는 것일까요?

기네스북에도 오른 신화. 장수돌의 대명사 신화는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더팩트 DB
'기네스북에도 오른 신화.' 장수돌의 대명사 신화는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더팩트 DB

◆ 뭐니뭐니해도 머니?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직업이라고 봤을 때 가수들이 활동을 하는 이유는 재화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냥 유명해지고 싶어서' 가수가 된 친구들도 있고, '진짜 음악을 하고 싶어서' 기획사에 들어간 친구도 있지만 결국 일한만큼 벌어야 되는 것이죠.

아직 인지도가 없는 그룹이라면 가요프로그램 출연으로는 먹고 살 수 없습니다. 예컨대, 몇 해 전까지 '뮤직뱅크'나 '음악중심' '인기가요'에 출연하면 15만원을 받았습니다. 메이크업 받고 의상 준비하면 오히려 부족한 금액이죠. 기획사들은 최초 전속계약 당시 1/N로 수익을 분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이 적으면 식사, 유류 등 제반사항에 따른 유지비를 감당하기도 힘든 게 사실입니다.

대학교나 기업 행사에 출연하는 게 수익면에서 좋지만 신인에게는 그런 기회가 적습니다. 그렇기에 멤버 중 1~2명을 선정해 각종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시키며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면 그 1~2명에게 쏠리게 되고 '업무는 소수에게, 분배는 다수가'라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1/N에서 슬라이딩 시스템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라이딩 시스템이란 개별 활동으로 인한 수익은 개별 멤버가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최초 계약시, 계약 후 3년 차에 계약 조건을 변경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불만이 발생합니다. 스케줄이 많은 멤버는 "내가 일을 제일 많이 하는데 왜 돈을 똑같이 나누느냐"고 할 수 있고, 다른 멤버들은 "왜 나는 스케줄을 잡아주지 않느냐"고 하소연할 수 있겠죠.

이에 대해 한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멤버 전원을 만족시켜줄 수 없지만 그런 이유로 불만이 쌓여 팀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사실 있다.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면서 "한 멤버에게만 쏠린 관심과 케어도 문제다. 당연히 질투와 시기가 발생하고 이는 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룹 빅뱅도 지난 2006년 데뷔한 이후 어떤 멤버 교체도 없이 유지 중이다. /더팩트 DB
그룹 빅뱅도 지난 2006년 데뷔한 이후 어떤 멤버 교체도 없이 유지 중이다. /더팩트 DB

◇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

그렇다고 모든 그룹들이 돈에 연연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열심히 활동하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게 돈이죠. 그룹 유지를 위해 더 중요한 것은 사실 멤버간 화합입니다. 사이가 좋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제 갈 길'을 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연기하고 싶으니 이 회사 나가서 다른데 알아 볼래요'라고 말한 그 가수는 그 소속사에서도 연기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연기돌'이 된거죠.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싶었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대부분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만 실상은 팀 내 화합과 소속사와의 갈등이 주를 이룹니다. 앞서 한 관계자가 언급한 것처럼 가장 인지도가 높은 멤버의 솔로 활동과 개별 활동으로 인해 팀 활동은 뒷전이 되면 그 때부터 불화가 시작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2PM은 초기 박재범 탈퇴를 제외하고 꾸준한 그룹 중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우영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어느 순간 팀이었다. 서로가 너무 친해졌다. 제가 2PM이고 2PM 멤버들은 가족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데뷔 전부터 2PM을 담당했던 한 가요계 인사는 기자와 만나 "그룹이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화목이다. 서로가 친하지 않으면 그 팀은 7년 전에 해체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2PM은 장수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아이돌에게 '7년차 징크스'는 존재합니다. 그런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징크스를 깨고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것 모두 그 팀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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