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美시민권자'? 낸시랭의 '트럼프 인권 호소'는 어불성설
입력: 2018.01.05 11:01 / 수정: 2018.01.05 11:03

남들처럼 여러분처럼 나도 행복하고 싶다 낸시랭은 왕진진과 관련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권을 앞세우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호소문을 게재했다. 사진은 지난해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레드카펫 당시 낸시랭. /남윤호 기자
"남들처럼 여러분처럼 나도 행복하고 싶다" 낸시랭은 왕진진과 관련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권'을 앞세우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호소문을 게재했다. 사진은 지난해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레드카펫 당시 낸시랭. /남윤호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낸시랭(박혜령·38)이 SNS를 통해 혼인신고 사실을 알리자 가장 관심을 끈 건 다름 아닌 남편 '왕진진'이었다. 낸시랭은 그동안 팝 아티스트를 자처하며 각종 기행 등으로 연예가 이슈의 중심에 섰고, 왕진진은 낸시랭의 배필이란 점만으로 주목의 대상이었다.

대중의 관심은 '위한컬렉션 회장이 과연 누구냐'였다. 그의 실체는 불과 일주일 만에 낱낱이 드러났다. '왕첸첸'과 '왕진진'으로 불리며 사업가 행세를 하던 그는 알고 보니 이름 나이 출생지 부모 범죄경력 등 신분이 철저하게 위장된 전준주(37)였다.

관계자들 사이에 유명 카지노 그룹 회장의 혼외자라거나, 어머니가 중국인으로 통용돼 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도자기 거래를 빙자한 금전편취와 차량담보 등 억대 사기혐의로 피소돼 오는 15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드러난 그의 본모습은 틀림없는 80년생 전준주였다. 그가 재력가의 6번째 부인이라고 밝힌 어머니는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아니고 실제 전남 강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어머니로 알려졌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본명 박혜령)과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효균 기자
팝 아티스트 낸시랭(본명 박혜령)과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효균 기자

낸시랭이 지난해 12월 27일 '위한컬랙션 왕진진 회장과 결혼했다'며 혼인신고 과정을 공개한 이후 불거진 의혹만 10여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가지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 진실을 밝히겠다고 기자회견까지 자청했지만, 의혹해소는커녕 논란만 키웠다.

전준주는 특수강간 혐의로 복역하다가 2013년 만기 출소했고, 앞서 2009년 배우 고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총 50통(230쪽 분량)의 편지를 위조해 언론사에 허위 제보한 당사자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증거위조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또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여성 황모씨와 사실혼 여부 및 전자발찌의 충전기 소재와 행방 등으로 진실공방 중이다. 특히 전자발찌의 부속품목 중 하나인 재택감독장치는 성범죄자 등록 거주지에만 설치된다는 점도 의혹을 남겼다.

낸시랭은 훤한 대낮에 비키니 퍼포먼스를 선보이거나 어깨에 고양이 인형을 얹고 다니는 기이한 행동으로 사회적 반향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팩트 DB
낸시랭은 훤한 대낮에 비키니 퍼포먼스를 선보이거나 어깨에 고양이 인형을 얹고 다니는 기이한 행동으로 사회적 반향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팩트 DB

문제는 낸시랭이다. 낸시랭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권'을 앞세우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호소문을 게재했다.

"도널드 존 트럼프(Donald John Trump)대통령님께 미국 시민권자로서 호소하며 이 한국은 인권도 없는 나라인가 보다. 제 남편(왕진진)의 과거 행적들이 실제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저희 두 사람의 숭고한 사랑 앞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될 수 없다. 남편은 장자연 사건에 있어 고 장자연을 비롯하여 두 번째 희생양이 됐다. 미국 사회에서는 과연 이와 같은 일이 미국 사회에서 벌어젔다면 어떠했을지를 상식적으로 아니 생각할수 없다. 우리 부부를 비난하고 공격질 저질적 행태를 일삼고 있는 악플러 가십(gossip)기사 쓰기를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 사람들, 그들 스스로는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얼마나 당당하고 떳떳한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 궁금하기까지 하게 한다."

낸시랭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는 "공인인 저의 치명적인 이미지 추락과 함께 저희 부부를 갈라놓고 파탄시키려는 악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공인인 자신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까.

물론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고 그들만의 프라이버시다. 낸시랭은 전준주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 "그의 과거를 알고 있지만 사랑한다. 남들처럼 여러분처럼 나도 행복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이 인생 2막을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상 누구도 방해할 권리는 없다.

4일 매거진 bnt는 낸시랭과 진행한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낸시랭이 왕진진(전준주)과 혼인사실을 공개하기 이전에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bnt 제공
4일 매거진 bnt는 낸시랭과 진행한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낸시랭이 왕진진(전준주)과 혼인사실을 공개하기 이전에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bnt 제공

그렇다면 낸시랭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낸시랭은 행위예술가로 평범하지 않은 행동으로 유명세를 탔다. 훤한 대낮에 비키니 퍼포먼스를 펼쳐보이거나 어깨에 고양이 인형을 얹고 다니는 행동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회적 반향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상 일반인과 달리 대중적 파급력을 고려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낸시랭은 그의 평범하지 않은 이력 때문에 사소한 개인사조차도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와중에 스스로 왕진진과 혼인 신고 사실을 SNS에 깜짝 공개했다. 이후 자신의 남편이 왕진진이 故 장자연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이고, 성범죄자, 사실혼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혹자들은 한낱 이름 없는 낸시랭의 남편을 유명인으로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며 스포트라이트 자체를 못마땅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가 낸시랭이 아니었다면 왕진진이 누구인지,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누구도 관심 둘 이유가 없다.

애초 논란을 만들고 이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킨 데다 속시원히 해소해주지 못한 채 여론의 도마 위에서 난도질 당하는 상황이 되자 미국 시민권자로서 '인권도 없는 한국의 실태'를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한 셈이다.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은 그가 이제 와서 미 시민권자임을 앞세워 미 대통령에게 인권을 호소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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