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언론노조 "'화유기' 추락 사고, 정부가 나서 실태조사" 촉구
입력: 2018.01.05 04:00 / 수정: 2018.01.05 04:00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tvN 화유기 스태프 추락 사고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을 촉구했다. /임영무 기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tvN '화유기' 스태프 추락 사고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을 촉구했다. /임영무 기자

김환균 위원장 "추락 사고 피해자는 40대 후반 가장, 파괴된 삶"

[더팩트|권혁기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케이블 채널 tvN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에 대해 정부의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이강욱 조합원, 고(故)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 씨, tvN대책위 참여단체 청년 유니온 김병철 노동상담팀장이 참석했다.

이날 김환균 위원장은 "방송 제작 환경의 안전의 문제. 한 번도 화두가 된 적이 없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많은 스태프들이 다쳤고 목숨까지 잃었다. 이번 사건까지 발생을 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화유기'가 제작되나 중단되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화유기'의 제작 재개와 중단이 문제가 아니라 이번 사건으로 방송 제작 환경에서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1987년 MBC에 입사한 방송사 경력이 30년이 넘는 PD 출신인 김 위원장은 "법에 정해져 있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 대단히 놀랐다. 너무 무질서했다. 스튜디오 케이블은 굉장히 굵다. 여러 가닥이 놓여 있기 때문에 발에 걸릴 염려가 많다. 촛불현장에서도 방송국 케이블들은 다 덮개로 덮었다. 그게 법이 정한 규칙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없었다. 저도 2번 넘어질 뻔했다. 케이블에 걸려서, 어두워 계단이 보이지 않아 넘어질 뻔했다. 속으로 여기서는 누구라도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현장을 동행한 근로감독관에게 사고 현장 말고도 위험 요소에 대해서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실제로 사고 현장 조사가 끝난 후 재개된 촬영장에서 또다른 스태프가 넘어져 다쳤다. 김 위원장은 "배우들이 '이대로는 안된다'며 촬영 중단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사고 조사 직후에 또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류 등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안전도 보장이 됐는가를 생각해볼 때.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화유기', tvN 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과 드라마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해야한다"며 "피해자는 40대 후반에 아이가 둘이 있는 가장이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누구에게 이 삶을 파괴할 권한을 줬는가. 아무에게도 없다"고 피력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드라마 화유기스태프 추락 사고 대책 수립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드라마 '화유기'스태프 추락 사고 대책 수립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사고 당시 책임자 미술감독 "샹들리에 설치 지시가 아닌 '고지' 했을 뿐"

앞서 언론노조는 구랍 28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위치한 '화유기' 추락사고 현장을 방문, 사고 원인과 사후 안전 조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영상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현장 근로감독도 함께 했다.

언론노조는 현장 조사 결과 제작사 측은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추락 사고로 무너져 내린 세트장 천장을 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천장을 지탱하는 목재와 합판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트장 내부 이동 통로는 매우 어둡고 비좁은 데다, 바닥에 각종 케이블과 목재 및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낙상 사고나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구조라면서 현장을 땜질식으로 수습해 촬영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제2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면담 과정도 공개했는데, 제작사 JS픽쳐스 이모 미술감독은 "샹들리에 설치를 지시한 게 아니라 조명등을 달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고지'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사고 시점에는 현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현장 검증에서는 사고 현장 바로 옆 쇼파에 앉아 반쯤 잠든 상태였다고 답했다고 꼬집었다.

화유기는 이승기와 차승원, 오연서 등이 호흡을 맞추고 홍자매 작가가 집필하고 박홍균 PD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사고에 스태프 추락사고 등이 겹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tvN 제공
'화유기'는 이승기와 차승원, 오연서 등이 호흡을 맞추고 홍자매 작가가 집필하고 박홍균 PD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사고에 스태프 추락사고 등이 겹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tvN 제공

한편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홍균)는 지난달 24일 방송에서 CG(컴퓨터그래픽) 작업이 제대로 끝나지 않은 화면을 그대로 방송했다. CG를 입히는 블루스크린이 전파를 탔으며 1분 정도의 중간 광고를 10분 넘게 방송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이승기 분)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차승원 분)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만큼 CG 작업이 필수인데 미흡한 채로 방송을 한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에 방송을 연기한다고 밝혔지만 이전에 발생한 인명사고가 언론보도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구랍 23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화유기' 세트장에서 MBC아트 소속 미술 스태프가 작업 중 3m 높이에서 떨어지는 낙상 사고를 당해 허리뼈와 골반뼈가 부러져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통위와 관계 당국은 '화유기' 미술 노동자 추락사고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라"며 "미술감독이 직원에게 요구한 샹들리에 설치는 용역 계약에 포함되지도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당사자가 야간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돼 있어 다음 날 설치하겠다고 부탁했음에도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MBC아트 측은 '화유기' 제작사 JS픽쳐스 법인과 대표, '화유기' 미술감독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상, 공갈,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언론노조는 JS픽쳐스와 세트설치사 라온, MBC아트 및 책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고발 및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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