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양세종, '본질'에 대한 고집 "주어진 것에 집중하죠"
입력: 2017.12.18 04:00 / 수정: 2017.12.18 04:00

배우 양세종. 양세종은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했다. /굳피플 제공
배우 양세종. 양세종은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했다. /굳피플 제공

'솔직한 배우' 양세종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사람이 이렇게 솔직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격을 설명하면서 '솔직하다'는 표현을 하곤 하지만 이 배우처럼 한치의 가식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바로 배우 양세종(25)의 이야기다.

<더팩트>는 이달 초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양세종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21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연출 남건)에서 주연 캐릭터 셰프 온정선으로 분해 출중한 연기력과 함께 다분한 매력으로 많은 팬을 얻었다.

양세종 인생 모토는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자' '솔직하게 살자'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등 세 가지다. 멋쩍게 웃으며 양세종은 "오래 살고 싶다"면서도 "죽음이라는 것은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항상 생각하게 된다. 내가 처한 상황, 나에게 주어진 것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그 본질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인터뷰할 때는 인터뷰하는 것만 집중하고 점심을 먹을 때는 최대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며 최대한 솔직하게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양세종은 한 작품에 돌입하면 원룸을 하나 구해서 드라마 캐릭터에 맞게 집을 꾸며놓고 촬영 기간 캐릭터에 진정으로 몰입하며 작품을 준비하는 이른바 '골방작업'을 한다. 그는 케이블 채널 OCN 드라마 '듀얼'(7월 23일 종영)을 위해 꾸며놓은 원룸을, 종영 후 곧바로 '사랑의 온도'를 시작하게 되면서 해당 드라마 속 캐릭터 온정선에 맞게 다시 꾸몄다. 6~7개월 동안 두 작품을 거치며 '인간 양세종'의 삶을 비롯해 극 속 캐릭터가 아닌 모든 것을 차단하고 온전히 두 캐릭터로 분해 살아간 양세종이다. 인터뷰 당시 그는 캐릭터를 털어내고 인간 양세종의 삶으로 돌아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었으며 자신의 연기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사랑의 온도 주연배우 양세종. 양세종은 지난달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셰프 온정선 캐릭터로 분해 활약했다. /굳피플 제공
'사랑의 온도' 주연배우 양세종. 양세종은 지난달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셰프 온정선 캐릭터로 분해 활약했다. /굳피플 제공

"'사랑의 온도' 촬영이 끝나고 드는 생각은 '다 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 오직 하나였어요. '듀얼' 끝나자마자 바로 다시 골방작업에 들어가서 골방작업을 연속 6~7개월 하게 됐는데 '나 양세종은 누구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7년도뿐만 아니라 데뷔 후 활동 기간 전체를 돌아봐도 '나 어디 갔지? 나 누구였지? 나 뭐하고 있지? 잘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죠. 남들이 볼 때는 행복해 보일 수 있는데,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상황이에요."

"캐릭터가 완벽을 추구하면 원룸도 캐릭터에 맞게 바꾸죠. '듀얼' 촬영 당시에는 조명을 어둡게 해놨고, '사랑의 온도' 촬영 당시에는 조명을 밝게 하고 집 안 물품들을 가지런히 해뒀어요. 캐릭터와 저를 분리해보려고 시도를 해본 적은 있어요. 촬영하다가 일상에 돌아왔을 때 인간 양세종으로서 지인들과 조금이라도 소통하고 다음 날 촬영에 간 적이 있는데 그날 모든 촬영을 망쳤죠. 촬영 기간에 외적인 요소가 제 안에 들어오면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을 못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죠."

양세종은 연기도 솔직하게 하고 일상도 솔직하게 살아간다. 큰 인기를 얻은 온정선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양세종은 "잘 모르겠다. 시청자분들이 평가해주시는 것"이라며 "연기할 때 매력을 의도하고 연기하지 않는다. 모든 정답은 대본에 있다고 생각하고 대본 속 캐릭터의 서사, 캐릭터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고 자신의 연기 철학을 확고히 드러냈다. 이러한 양세종이 '사랑의 온도'라는 작품에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나름대로 솔직한 온정선 캐릭터와는 성격 면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심장을 뛰게 하는 작품이 좋아요. '사랑의 온도'는 작가님이 대사를 정말 현실적으로 잘 써주셨어요. 현실에서는 연인끼리 '밥 먹었어? 오늘 뭐 했어?' 등의 질문을 하고, '왜 그래?' '뭐가 왜 그래?' '나 갈래'와 같은 대화를 하죠. 갑자기 뜬금없이 '사랑해'라고 말하기도 해요. 이런 부분을 작가님이 정말 잘 표현해주셨는데 그런 점이 확 끌렸어요. 현실적인 대사들에 확 빨려 들어갔죠(웃음)."

꿈, 계획, 목표는 세워두지 않죠. 배우 양세종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생관을 드러냈다. /굳피플 제공
"꿈, 계획, 목표는 세워두지 않죠". 배우 양세종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생관을 드러냈다. /굳피플 제공

"인간 양세종의 생각이 안 들어오게 경계하면서 연기했어요. 온정선 캐릭터는 누군가가 마음에 들었을 때 '사귈래요?'라고 바로 이야기하죠. 그런데 저는 느낌이 왔을 때 바로 빋지 않고 정중하게 '우리 만나서 차 한 잔 할래요?'라고 묻고는 알아가는 시간을 오래 가져요. 알아가면서 감정이 계속 유지가 되면 그때 대시하죠. 또 온정선은 극 후반부에 들어서야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공유하기 시작다는 점이 저와 다르죠. 저는 연인을 떠나서 부모님, 친구들 등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면 제 안에 있는 치부까지 다 얘기해요. 이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제가 이야기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연하는 안 만나봤어요. 하지만 (연하 동갑 연상 중) 선호하는 건 없고, 고른다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이상형은 없고, 느낌이 좋고 매력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풍기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요(웃음)."

양세종에게는 '사랑의 온도' 종영 후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 4일의 자유시간이 있었다. 양세종은 그 기간에 대해 "캐릭터를 털어내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먹고 싶었던 것들을 다 섭취하자는 두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와인을 마시고 밤 11시쯤 귀가해서 컵라면 삼각김밥 소주 등을 또 먹었다. 그는 자신을 '삼계탕 중독자'라고 표현하며 삼계탕을 자주 먹었다는 얘기, 족발 등 다른 맛있는 음식들을 먹은 얘기도 털어놨다.

어떤 차기작을 만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때까지 이처럼 전작의 캐릭터를 털어내고 자신의 삶에 집중할 양세종이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또다시 새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흡수해 훌륭한 연기를 펼쳐낼 것이라는 신뢰가 드는 배우다.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양세종은 "꿈, 계획, 목표는 세워두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생관을 드러냈다. 인간사에서 '진심'이라는 것은 참 소중하고 중요하다. 세상 곳곳을 진심으로 마주하는 그가 삶과 작품에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주변 사람들과 대중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삶과 연기 균형을 훌륭하게 이뤄내 행복한 활약을 펼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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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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