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기억의 밤' 김무열 "애늙은이 강하늘은 미담 제조기"
입력: 2017.12.11 04:00 / 수정: 2017.12.11 04:00
배우 김무열이 강하늘과의 에피소드로 미담을 하나 꺼냈다. 강하늘이 힘든 스태프들을 위해 직접 익산 경찰서를 찾아 무단횡단 금지 홍보대사를 자처했다는 후문이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배우 김무열이 강하늘과의 에피소드로 '미담'을 하나 꺼냈다. 강하늘이 힘든 스태프들을 위해 직접 익산 경찰서를 찾아 '무단횡단 금지' 홍보대사를 자처했다는 후문이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김무열 "7~8년 만에 만난 강하늘, 똑같더라"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김무열(35)의 얼굴에는 야누스적인 매력이 있다. 어떤 작품에서는 양아치도 그런 생(生) 양아치(영화 '개들의 전쟁')가 없는데, 또다른 영화에서는 그렇게 정의로울 수가 없다(영화 '연평해전'). 한 얼굴에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김무열은 참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뮤지컬 출신으로 이미 스크린 데뷔 전부터 팬덤이 형성된 배우다. '지하철 1호선' '그리스' '사랑은 비를 타고' '알타보이즈' '쓰릴 미' '김종욱 찾기' '즐거운 인생' '삼총사' '광화문연가' '아가씨와 건달들' '킹키부츠', 그리고 강하늘과 처음 인연을 맺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던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했다.

그 결과 2000년 동랑예술제 남자부문 연기상, 2007년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신인상, 2009년 제15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수상 등 인정을 받았다. 드라마로는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시즌1' '일지매' '아내가 돌아왔다' '아름다운 나의신부'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가 있으며 영화 '결혼식 후에' '작전' '김종욱 찾기' '최종병기 활' '개들의 전쟁' '은교' '연평해전' '대립군'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지난달 29일 개봉된 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미디어메이커)에 이어 내년에는 김지운 감독의 '인랑' 개봉까지 앞두고 있는 김무열을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기억의 밤'은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형 유석(김무열 분)과 매일 밤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불안해하는 동생 진석(강하늘 분)에 대한 이야기다. 납치된지 19일째 되던 날 유석은 돌아오지만 그동안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면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위험했던 자동차 액션 장면. 강하늘은 이 장면을 위해 익산 경찰서에 직접 도로 통제를 부탁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위험했던 자동차 액션 장면. 강하늘은 이 장면을 위해 익산 경찰서에 직접 도로 통제를 부탁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김무열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미담 제조기 강하늘에 대한 일화를 풀어냈다. '청년경찰' 홍보 때도 '기억의 밤'을 챙겼던 강하늘이었던 만큼 그의 빈자리가 아쉬울 수 있었다. 김무열은 8차선 도로 추격전과 반차 차량 액션에 대해 "그 장면은 익산에서 촬영됐는데 우리 영화가 예산이 큰 작품이 아니었기에 조심하며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교통이 번잡한 서울보다 도로 통제가 수월한 익산에서 찍으려고 한거죠. 그래도 일반 차량을 통제하며 중앙 분리대를 넘어 자동차 사이로 뛰어가는 진석의 모습을 찍는데 어려움이 컸어요. 그런 스태프를 위해 강하늘이 직접 익산 경찰서를 찾아가 협조를 구한 것이죠. 대신 강하늘이 '무단횡단 금지' 홍보대사를 해준 거죠. 3일 밤 동안 촬영을 했는데 경찰차 4대가 통제를 해주셔서 수월하게 찍었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내내 유쾌상쾌했던 김무열과 나눈 일문일답.

김무열은 인터뷰 내내 장항준 감독의 유쾌함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기억의 밤 스태프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김무열은 인터뷰 내내 장항준 감독의 유쾌함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기억의 밤' 스태프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부터 말해달라.

우리가 만든 영화가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인 것 같아요.(웃음)

-장항준 감독과는 첫 작업이었는데 어땠나?

감독님이 워낙 유쾌하셨어요. 감독님은 현장에서 제일 힘든 막내도 꼼꼼히 챙기셨죠. 이 스태프, 저 스태프 가리지 않고 일부러 매일 술도 사주시면서 챙기셨어요. 그러면서 입버릇처럼 '와이프를 잘 만나 그렇다'고 하셨죠.(웃음) 저는 장항준 감독님이 항상 유쾌한, 어둡더라도 블랙코미디 작품을 많이 하셔서 거기에 익숙했기에 '기억의 밤' 시나리오를 접하고 놀라웠어요. 가족이 낯설어지는 과정, 형, 엄마, 이사한 집에 대한 무서움. 이런 설정들이 주는 장르적 재미가 엄청났죠. 사실 제가 스릴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엄청난 흡입력이 있더라고요.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욕심이 났죠.

-감독님이 시사회 때 얼굴에 대해 칭찬했다.

야누스적인 매력이라고 하셨죠.(웃음) 얼굴로 칭찬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사실 배우들에게 외향적인 한계가 있으니까요. 생긴거로 칭찬을 받은 게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강하늘의 첫 데뷔작을 할 정도로 친분이 있는데 호흡은 어땠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인지 60~70%가 애드리브였어요. 형제끼리 칠 수 있는 장난도 하면서 더 즐겁게 웃으면서 연기를 하니까 금세 풀어지더군요. 긴장감이 많은 영화라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하늘이와는 대학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같이 했어요. 하늘이가 스무살 때 공연이 올라갔는데 그 때부터 애늙은이 같았죠. 김광석, 이문세 노래를 주로 듣고 통기타를 치는데, 저보다 더 옛날 노래를 많이 알더라고요. 그래서 영화 '쎄시봉'이 잘 어울렸죠. 제가 어렸을 때는 배기팬츠가 유행이었는데 하늘이는 1자 청바지를 입고 다녔어요. 저희가 조정석 형하고도 같이 공연을 했는데 우리 둘이 항상 '하늘이 가식의 겁데기를 벗겨야 한다'고 농담을 했어요. 그러면서 걱정도 했죠.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혼자 앓을까봐요. 그런데 7~8년이 지나도 그대로더라고요.(웃음)

김무열은 아내 윤승아가 자신의 연기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생기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김무열은 아내 윤승아가 자신의 연기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생기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그렇게 만난 강하늘이 뭐라고 하던가?

뻔한 이야기인데 '형이랑 해서 너무 좋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하늘이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도 완전 어렸을 때 보고 오랜만에 같이 작품을 하는거라, 저를 불편해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하늘이나 저나 성격이 비슷해 서로 배려하면서 눈치가 빨라 잘 맞아졌죠.

-아내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승아가 영향을 주는 게 있나?

아무래도 영향을 받죠. 그건 결혼뿐만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하고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기억의 밤'의 매력 포인트를 설명한다면? 그리고 강하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반에는 장르적으로 재미가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놀이기구를 타는 재미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오락영화같이 흐르지만 긴장감이 시작되면 사건을 풀어가는 지적 유희를 즐기실 수 있죠. 마지막 비밀에서는 감성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하늘이는,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군대에 있는 것만 할까요? 하늘아. 너보다는 편하니까 힘 낼께.(일동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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