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솔직이 미덕? 원진아에 대한 '그사이' PD의 '불편한 평가'
입력: 2017.12.08 10:58 / 수정: 2017.12.08 10:58
배우 원진아가 첫 드라마서 주연을 맡는 행운을 잡았지만 담당 PD의 지나치게 솔직한 평가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기에 충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작발표회 원진아. /이덕인 기자
배우 원진아가 첫 드라마서 주연을 맡는 행운을 잡았지만 담당 PD의 지나치게 솔직한 평가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기에 충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작발표회 원진아. /이덕인 기자

김진원 PD "여주인공 원진아, 오디션 때 엄청 못했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원진아는 지난 2015년 영화 '캐치볼' '퇴마: 무녀굴' '오늘영화' '밀정' '섬, 사라진 사람들'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습니다. 2015년에는 30분 짜리 단편 '캐치볼'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이듬해 '밀정' 마지막 시퀀스에서 자전거수녀로 등장했는데요. 또 '중고, 풀' '바이바이바이' 등 단편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배우입니다.

그런 그가 오는 11일 오후 11시 첫 방송될 JTBC 새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연출 김진원)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는 소식은 파격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덩달아 오는 14일 개봉 예정인 '강철비'에선 조연 려민경을 맡았고, 내년 개봉될 '돈'에서도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김재영, 동현배, 스티브 노 등과 호흡을 맞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강철비'를 봐야겠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도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고은, 임지연, 조보아 등 첫 시작부터 성공한 케이스를 익히 봐왔기 때문에 원진아의 첫 드라마 주연 데뷔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것이죠.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2PM에서 배우로 거듭난 이준호와 신예 원진아가 호흡을 맞춘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2PM에서 배우로 거듭난 이준호와 신예 원진아가 호흡을 맞춘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 가운데 '그냥 사랑하는 사이' 연출자 김진원 PD의 원진아에 대한 평가는 의아함을 자아냅니다. 김 PD는 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인인 원진아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기획 단계에서 여주인공을 신인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기존 배우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깨고 인물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도 "처음에는 기존 인지도 있는 배우들을 대상으로 캐스팅을 했는데 여건상 가능한 여배우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캐스팅 중간 중간 120명 정도의 신인 여배우들을 만났다"고 모순적인 말을 했습니다.

신인으로 하자고 했다면서 기존 배우들에게 캐스팅 제안을 하고 가능한 배우가 없어 부득이 원진아를 캐스팅한 것처럼 들리는 말이 쉽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원진아에 대한 평가는 더욱 인색했습니다. 김 PD는 "저 혼자 선택할 수 없었다. 매우 긴 테이블에 저희 회사 등 많은 관계자들이 앉아 있는 상황에서 원진아가 리딩을 했는데 우황청심환을 먹고 왔다고 했는데도 엄청 못했다. 그런데 모두 이견 없이 원진아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우가 가진 신선함, 이미지와 성격, 진심, 선(善)함이 회사분들께 전달이 됐다"고 말이죠.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작고한 배우 김흥기의 아들인 김진원 PD가 KBS에서 퇴사해 JTBC에서 처음 연출하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원진아라는 신인을 주인공을 기용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에 대해 설명하려는 의도였겠지만 현장에서 듣기에는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주역들, 왼쪽부터 이기우 원진아 나문희 이준호 강한나 그리고 김진원 PD.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이강두(이준호 분)와 하문수(원진아 분)가 인생을 뒤흔든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덕인 기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주역들, 왼쪽부터 이기우 원진아 나문희 이준호 강한나 그리고 김진원 PD.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이강두(이준호 분)와 하문수(원진아 분)가 인생을 뒤흔든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덕인 기자

김진원 PD는 솔직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진은 실제로 '투트랙 캐스팅'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배우 중 적임자를 물색했고, 동시에 신인 여배우 중 드라마의 리얼리티와 스토리, 배역에 맞는 적격의 캐스팅을 하고자 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많은 후보가 있었는데 두 가지 방안 중에서 고민하다 김진원 감독이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원진아라는 신인을 기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큰 책임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원진아 역시 최종 캐스팅 전에 4~5번의 오디션을 봤는데 마지막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더라"고 귀띔했습니다.

물론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거짓말로 출연 배우를 무조건적으로 치켜세우거나 '덕담'에 가까운 말을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얘기라도 '기존 배우와 신인 배우를 놓고 많은 의견이 오고간 가운데 양 쪽에서 모두 찾아보게 됐고, 그 중 원진아가 마지막 오디션까지 올라왔다. 마지막 오디션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 전에 보여준 연기와 더불어, 원진아의 이미지와 매력이 드라마 속 캐릭터와 가장 부합하다는 총평이 나와 캐스팅하게 됐다'고 말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랬더라면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신인 원진아에게 자신감과 책임감을 불어 넣어 앞으로 있을 촬영에 더욱 힘을 내지 않았을까요? '솔직한 게 미덕'일 수도 있지만 '선의의 거짓말'이란 말도 있습니다. 연출자는 결국 연출력으로 모든걸 설명해줍니다. 원진아에 대한 평가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김진원 PD가 이제 신인배우 원진아를 어떻게 조련해가느냐는 또다른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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