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고백부부' 장나라 "종영 후 이틀 내내 울었다"
입력: 2017.12.08 04:00 / 수정: 2017.12.08 04:00
고백부부 종영 후 펑펑 울었다는 장나라. KBS2 고백부부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배우 장나라가 드라마가 끝난 후 후유증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원래 촬영이 끝나면 다 두고 오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많이 힘들어 이틀 내내 울었다고 고백했다. /라원문화 제공
'고백부부' 종영 후 펑펑 울었다는 장나라. KBS2 '고백부부'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배우 장나라가 드라마가 끝난 후 후유증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원래 촬영이 끝나면 다 두고 오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많이 힘들어 이틀 내내 울었다"고 고백했다. /라원문화 제공

장나라 "결혼, 축복이지만 기회 없으면 못간다 생각"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장나라(36)는 지난 2001년 1집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로 데뷔, 같은해 MBC 청춘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등극했다. 큰 눈망울 등 귀여운 외모는 대중에게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데뷔한지 벌써 16년이 지났지만 장나라는 그 때 얼굴 그대로다.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청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확인했다. 그렇기에 장나라가 KBS2 '고백부부'에서 38세와 타임리프를 통해 돌아간 20세를 연기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장나라는 '고백부부'에서 독박육아에 지쳐 자존감이 떨어진 서른여덟의 애엄마 마진주 역을 맡았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2살 난 아들 서진이 때문에 씻지도 못한 채 살아가던 마진주는 스무살에 미팅으로 만난 최반도(손호준 분)와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다. 후에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남편인 최반도의 외도 사실에 이혼하고 두 사람은 스무살로 돌아간다.

'고백부부'가 스토리적인 재미와 배우들의 연기,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지만 그 안에 있는 부모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이 깔려 있다. 스무살로 돌아가기 전 슬퍼하다 세상을 떠난 엄마 고은숙(김미경 분) 여사를 그리워하던 진주는 진짜 엄마를 만나고 대성통곡한다. 하루종일 엄마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면서 그리웠던 마음을 표현한다.

"부모 없이는 살아도 자식 없이는 못살아. 그러니까 돌아가"라는 엄마의 말에 결국 현재로 돌아가는 진주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희생정신을 발휘한 반도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장나라는 <더팩트>에 "저는 촬영 끝나면 다 두고 오는 스타일이라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게 없었다"며 "워낙 맹숭맹숭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끝나고 많이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래 술을 잘 못해서 잘 안 마시는데 이번에는 종영한 날하고 다음날 집에서 혼자 이틀 동안 맥주를 한 캔씩 마셨어요. 술을 마시면 뼈가 저리거든요.(웃음) 누가 있을 때 술을 마시면 추해질까봐 집에서 혼자 마셨죠.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기분인데…. 이게 뭐랄까요? 약간 다 두고 온 것 같아요. '고백부부' 찍으면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모두 예뻐서 마음이 거기 두고 온 것 같아요."

<다음은 '고백부부' 종영 이후 장나라와 나눈 일문일답>

장나라가 울었던 이유는 그만큼 작품에 몰입했다는 것도 있지만 함께 했던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그리움도 한 몫을 했다. 장나라는 여행을 떠나 기분이 좋은 장면에서도 울컥해 눈물이 나더라고 털어놨다. /라원문화 제공
장나라가 울었던 이유는 그만큼 작품에 몰입했다는 것도 있지만 함께 했던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그리움도 한 몫을 했다. 장나라는 "여행을 떠나 기분이 좋은 장면에서도 울컥해 눈물이 나더라"고 털어놨다. /라원문화 제공

-종영 소감부터 말해달라.

사실 제가 눈물이 별로 없었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틀 내내 울었어요. 기분이 묘했죠. 사실 촬영장이 정말 예뻤어요.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요. 끝나니까 갑자기 혼자가 된 기분이었죠. 워낙에 팀워크도 좋았고 스태프들이 고생도 많이 했죠. 감독님은 저러다 죽겠다 싶었어요.(웃음) 잠도 잘 안 주무시더라고요. 사람한테 빛이 난다는 표현, 단체로 발광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죠. 극 중 축제 촬영과 캠핑, 여행갔던 것 모두 눈에 선해요. 제가 연기한 것을 보면서 울지 않는데 두 번이나 크게 울었죠. 여행을 떠난 기분 좋은 신(scene)들이었는데 갑자기 울컥해지더라고요. 왜 우루루 몰려가 고기 먹는 모습에 눈물이 날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그 나이 때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더 그랬고, 동생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그랬던 것 같아요.

-한보름(윤보름 역)이 롤모델로 장나라를 꼽았다. 조혜정(천설 역)도 장나라에게 받은 게 많다고 했는데.

안그래도 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그 둘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보석같은 애들이었죠. 솔직히 사람이 많고 반짝반짝 빛나는 좋은 현장이었는데 제 역할이 생활에 찌든 주부였기에 연기하려니까 되게 많이 쓸쓸하고 외로웠어요. 서른 여덟으로 돌아왔을 때는 저렇게 예쁜 애들을 두고 와야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짠해지고 그랬죠.

-실제로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 것 같나?

제가 미혼이기 때문에 미혼인 저라면 당연히 엄마를 봤을거고 아들이 있다면 아들을 보러 가야만 했겠죠. 엄마냐, 자식이냐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저는 사실 현실이고, 엄마가 돌아가셨다면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두 번씩 이별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두 번이나 이별하면 죽을지도 모를 것 같아요. 드라마니까 그렇지만 그런 판타지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애엄마 연기를 위해 준비한 게 있다면?

결혼하고 애가 있는 친구들 등 주변과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제가 진짜 엄마 껌딱지거든요. 엄마한테서 힌트를 많이 얻었죠. 제 캐릭터는 애 엄마가 되고 육아에 지치고 남편한테 여성으로 보이지 못하는, 삶에 낙이 없는 인물이었죠. 저는 못된 딸이었던 게 서른까지 약간 가부장적인 남자의 마인드에 가까웠어요. 엄마는 집에서 일하는 사람, 저는 밖에서 돈 버는 사람이라는 식으로요. 항상 저나 오빠를 기다리면서 외로웠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엄마는 엄마지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은 거죠. 서른이 넘어서야 엄마도 여자라고 깨달았어요.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됐죠. 빈말이라도 예쁘다는 말을 해주지 않는 반도, 생활 속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지 않나요? 엄마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엄마가 드라마를 보고 뭐라고 하신 게 있나?

저희 어머니는 정말 많이 우셨어요. 엄마가 굉장히 소녀 감성이시거든요. 낙엽만 봐도 눈물을 흘리시기 때문에 제가 가라 앉아 있는 편이죠. 그런데 외할머니가 엄마와 이모를 낳고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엄청나시거든요. 드라마를 보면서 쉴 틈없이 우시더라고요. 그래도 드라마로 엄마와 얘기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결혼, 어쩌다 못한 거죠. 동안인 장나라는 올해로 서른 여섯이다. 아직 미혼인 장나라는 꺼려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못 간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가고 아니면 못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원문화 제공
"결혼, 어쩌다 못한 거죠." 동안인 장나라는 올해로 서른 여섯이다. 아직 미혼인 장나라는 "꺼려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못 간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가고 아니면 못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원문화 제공

-적지 않은 나이인데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저는 결혼을 꺼려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못 간거라서요. 그것 또한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제가 하고 싶다고 애엄마가 되는게 아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가고 아니면 못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을 보는지 모르겠는데 '장나라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가 있다.

보시는 분들이 감정적으로 이입을 했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있는 게 아닐까요? 제 얼굴로 18년 차이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불편을 주지 않은 게 아닌가 싶어요. 38세의 마진주 연기 때는 보통의 제 말투였고, 20세이면서 38세의 마인드일 때는 훨씬 나이가 많은 50대 초반 마인드로 연기를 했어요. 항상 핸드백에 손을 올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죠. 그렇게 연기하니까 더 외롭기도 했어요. 저만 되게 빨리 늙어버린 느낌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그게 더 재미있고 짠했던 것 같지만요.

-'고백부부'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기대작이었다, 아니다를 떠나서 제 연기에 대해 마지막으로 갖고 있던 아주 작은 자존심까지 완전히 깨진 상태로 시작했어요. '다 잘못돼도 내가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까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정말 재미있었죠. 작년에 받은 대본 중에 제일 재미있었어요. '동안미녀' 때 작가님이었고 김미경 선생님이 계서서 '서로 연기를 안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김미경 선생님과는 말이 필요 없었죠. 오히려 연기를 안하기 힘들었어요. 마지막에 엄마랑 술마시고 노래하는 신이 있었는데 서로 울지 않는게 더 힘들다고 했죠. 보기만해도 마음이 되게 이상했어요. 선생님이 저한테는 스타이시죠.

-자존심이 깨졌다는 의미는?

작품을 하면서 제가 느끼는 한계점이 존재하거든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게 존재하기도 하고, 제가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방향성 자체가 다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미 제가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받은 것 같아요. 칭찬도 많이 받았고, 일을 하면서 신뢰도 회복했고요. 정말 예쁜 애들이랑 행복한 시간도 보냈죠. 진짜 많이 얻은 것 같아요. 바랄게 없습니다. 저의 인생작이었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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