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논란의 주역' 유아인, 논리보다 배려가 필요하다
입력: 2017.11.29 09:00 / 수정: 2017.12.13 06:43
진심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유아인은 최근 가수지망생 한서희 등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지난 4월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의 제작발표회 당시. /이새롬 기자
진심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유아인은 최근 가수지망생 한서희 등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지난 4월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의 제작발표회 당시. /이새롬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소신파 배우 유아인은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했다. 중학교 졸업 후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곧 자퇴한다. 자퇴 이유에 대해 "사실 선생님이란 존재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었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몰라 자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자퇴 이후에는 외로운 시기를 보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은 아마도 이 무렵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3년 라면 광고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해 10월 KBS '성장드라마 반올림' 오디션을 치렀고 이듬해 1월 연기자로 정식 데뷔한다. 예명을 사용한 극 중 캐릭터 '유아인'은 예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유아인의 실제 모습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 캐릭터는 두 달 만에 팬카페 회원수 12만 명을 넘기며 청소년들 사이에 크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는 연기 상황을 "오히려 고민스럽고 혼란스웠다"고 밝혀 속내를 궁금하게 했다. 10년 전 인터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논 적이 있다.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옳다는 걸 거스르고, 옳지 않은 걸 해야 한다는 게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 겉에 치중하는 연예인이 아닌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됐다. 남들에게 비치는 내가 아닌 진정 나를 위하는 게 무엇인지, 배우 유아인의 길은 어떤 것일까를 고민했다. 마냥 좋고 부딪치고 깨지고 싸울 일들이 많던 시기였다. 앞으로의 그림을 차근차근 그리며 '사람'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다." (2007년 5월 모 스포츠신문 인터뷰)

작품 속에서 선명한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을 통해 유아인만의 완벽한 유아독존 연기로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맥카페 스무디&프라페 특별 소비자 행사 포토타임. /임세준 기자
"작품 속에서 선명한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을 통해 유아인만의 완벽한 '유아독존 연기'로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맥카페 스무디&프라페 특별 소비자 행사 포토타임. /임세준 기자

◆ '베테랑' 무개념 재벌3세 조태오 역, '배우 유아인' 캐릭터의 결정판

유아인은 '성장드라마 반올림'을 끝낸 후 고향인 대구로 내려간다. 이 무렵이 또 한번의 자기성찰의 기회였다. 정규학교를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선택했을 때도 그랬지만, 그는 환호와 인기를 맛본 후에 가진 이 공백기가 매우 중요했다. 훗날 그는 "데뷔 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에 대해 맹목적인 동경이 있었으나, 드라마 이후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예인에 대한 동경을 스스로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영화 '베테랑'에 비친 무개념 재벌3세 조태오는 배우 유아인 캐릭터의 결정판이었다. 그는 이미 드라마 '밀회'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를 연기하며 한 차례 폭풍을 일으켰다. 당대 연기파 배우 김희애와의 호흡이 그의 존재감을 좀더 부각시킨 면이 없지 않았지만, '베테랑'을 통해 유아인만의 완벽한 유아독존 연기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드라마 '밀회'에서 영화 '베테랑'과 '사도'까지의 과정에 대해 인터뷰로 솔직하게 내비쳤다.

"그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강박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내 또래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행보가 아닌 선명한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드라마 '밀회'에서 영화 '베테랑'과 '사도'로 이어진 것 같다. '밀회'가 없었다면 '베테랑'의 성공과 '사도'의 평가도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지켜온 스타일과 나만의 색깔을 보여준 '밀회'가 있었기에 선 굵은 두 영화를 하는 데 부담이 없었다." (2015년 9월 인터뷰)

일부 누리꾼들이 여혐이라며 유아인을 비난하자, 유아인은 여혐한남 잠재적 범죄자 둔갑 메갈짓 이제 그만 등의 민감한 반박댓글로 응수하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사진은 지난 10월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송중기 송혜교 결혼식 참석 모습. /더팩트 DB
일부 누리꾼들이 '여혐'이라며 유아인을 비난하자, 유아인은 '여혐한남' '잠재적 범죄자 둔갑' '메갈짓 이제 그만' 등의 민감한 반박댓글로 응수하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사진은 지난 10월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송중기 송혜교 결혼식 참석 모습. /더팩트 DB

◆ 논란 속 '뉴스메이커' 유아인, 실수 아닌 확고한 신념과 논리로 도발

대세 스타배우 유아인은 SNS를 통해 스스로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이슈 메이커'로도 유명하다. 최근 그는 가수 지망생 및 평론가, 일부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여 논란에 휩싸였다. 설전은 지난 18일 유아인이 한 네티즌의 "유아인은 20m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사람, 냉장고에 덜렁 하나 남은 애호박이 내게 '혼자라는 건 뭘까?' 하며 코 찡긋할 것 같음"이라는 글에 답글로 반박하면서 촉발됐다.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 (코찡긋)"이라고 반말로 응수했다가 즉각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일부 누리꾼들이 '여혐'이라며 유아인을 비난했고, 유아인은 '여혐한남(여성혐오 한국남자), 잠재적 범죄자 둔갑' '메갈짓 이제 그만' 등의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유아인의 논란은 어쩌다 실언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여느 연예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실수가 아니라 되레 자신만의 확고부동한 신념과 논리로 도발하는듯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고 김주혁의 애도 문구 'RIP'(Rest In Peace:평화롭게 잠들다)로 한바탕 설전을 벌인 뒤다. 설리의 경우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해도 네티즌들과의 갈등을 피해갈 수 없는 게 바로 유명세다. 유아인은 지난 26일 작심하고 쓴 듯한 장문의 글에서 "'차이'는 '차별'의 장벽이 돼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 (중략)'사회 관계망 서비스안에서 진정한 '관계'를 갖고 싶다"고 했다. 진심으로 그들과 원만한 소통을 원한다면 상대를 굴복시키는 논리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감성적 접근이 더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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