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S 파업 여파, '가요무대' 32년 사상 첫 결방 '예고'
입력: 2017.11.28 11:27 / 수정: 2017.11.28 11:27
월요일 밤 10시 방송의 강자 KBS1 가요무대가 파업 동참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32년 사상 처음 결방 위기를 맞고 있다. 가요무대는 오는 12월 11일 녹화를 마지막(12월 25일 성탄절 특집 방송)으로 향후 녹화 스케줄이 없는 상황이다. /KBS1 가요무대 방송 캡처
월요일 밤 10시 방송의 강자 KBS1 '가요무대'가 파업 동참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32년 사상 처음 결방 위기를 맞고 있다. '가요무대'는 오는 12월 11일 녹화를 마지막(12월 25일 성탄절 특집 방송)으로 향후 녹화 스케줄이 없는 상황이다. /KBS1 '가요무대' 방송 캡처

'법인카드 유용' KBS 이사진 해임 가능성에 극적 파업 철회 가능성

[더팩트|권혁기 기자] 1985년 11월 4일 이후 32년의 역사를 가진 KBS1 '가요무대'가 오는 12월 11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방송을 시작한 이래 첫 결방 사태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28일 <더팩트>가 취재한 결과 '가요무대'는 노조원인 이재우 조성호 PD가 KBS 파업에 동참한 가운데 비노조원인 박효규 PD와 유웅식 CP가 어렵게 이끌어 왔지만 최근 CP 등 팀장급들까지 보직사퇴함으로써 향후 녹화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12월 둘째주 녹화 일정 이후론 현재까지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다.

현재 '가요무대'는 방송에 앞서 1주 전에 녹화, 편집하고 방송되고 있다. 이번에는 2회 분이 밀려 있어 12월 11일 녹화가 12월 25일 방송된다. 지난 포항 지진 당시 특집 방송 편성 때문이었다.

'가요무대'를 담당했던 유웅식 CP는 28일 <더팩트>에 "다음 달 11일 녹화가 12월 25일 성탄절 방송분으로 연말 특집 성격이 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후 결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유 CP의 이같은 입장은 현재 KBS가 파업 중이긴 하나 11일 녹화 이후 내부 사정이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가 법인카드를 유용한 KBS 일부 이사들에 대해 해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파업 철회 여부에 따라 변수는 생길 수 있다. 프로그램 연출자 공백이 불가피한 현재 기준으로는 결방이 '유력'하지만 막판 극적 타개 가능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감사원은 이효성 방통위원장에게 이인호 이사장 등 KBS 이사 10인에 대해 업무추진비와 사적사용 규모 등 비위의 경중에 따라 해임건의 또는 이사연임 추천 배제 등 인사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KBS 노조는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파업 중이다. 가요무대는 그동안 비노조원 박효규 PD와 유웅식 CP가 이끌어왔지만 파업이라는 풍랑에 몸을 싣게 됐다. 다만 KBS 이사진의 비위가 드러난 가운데, 구성원이 바뀔 경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사퇴할 경우 극적으로 파업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더팩트 DB
KBS 노조는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파업 중이다. '가요무대'는 그동안 비노조원 박효규 PD와 유웅식 CP가 이끌어왔지만 파업이라는 풍랑에 몸을 싣게 됐다. 다만 KBS 이사진의 비위가 드러난 가운데, 구성원이 바뀔 경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사퇴할 경우 극적으로 파업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더팩트 DB

감사 결과 KBS 이사진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년간 법인카드로 2억 7765만 원을 썼다. 그 중 2억 837만 원에 대한 영수증이 없어 사적 사용이 의심가는 대목이다. 그 중 이인호 이사장은 개인적인 선물 구입과 공연 관람에 2825만 원을, 강규형 이사는 1709만 원을 애견 동호회 회식, 개인적인 해외여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원일 이사와 차기환 이사 역시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에 있어 직무 관련성을 소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진이 1명이라도 교체될 경우 현재 여야 이사진 5(여권)대6(야권) 구도가 역전된다. 방통위가 KBS 이사 제청권을 사용하고 임명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다면 KBS 이사진은 교체된다. 이 경우 경영진 교체가 가능해지며 KBS 파업은 멈춰질 수 있다. 그동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조합은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업무 복귀의 기준으로 내세운 바 있다.

'가요무대'와 더불어 KBS1 '콘서트 7080'도 한 달 반째 녹화를 하지 않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하고 있다. KBS 내부 관계자는 <더팩트>에 "'콘서트 7080'은 50대 중후반 PD들이 녹화를 하고 있었다. 또 퇴직까지 2~3년 밖에 남지 않은 대PD급이 녹화를 했다. 그런데 그 분들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BS 내부적으로 젊은 PD, 중간급 CP들과 트러블이 있었다. '왜 우리는 MBC처럼 전투적으로 하지 못하느냐'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이번에 대승적 차원에서 CP나 팀장급, 대PD들이 참여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장수 프로그램 '가요무대'는 그동안 결방한 역사가 없다. 가끔 세월호 침몰 참사, 장미 대선, 혹은 특집 프로그램 편성으로 방송이 밀린 적은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녹화 중단이 현실화되면 초유의 사태인 셈이다.

'가요무대'는 20~40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음악프로그램들과 달리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돼 12.0%(닐슨코리아 전국기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와 SBS, 월화드라마, 심지어 KBS2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흘러간 노래와 전통 트로트, 하지만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는 노래들은 중·장년층에게 향수와 추억을 되새기게 해줬다. 과연 '가요무대'가 11일 녹화를 기점으로 25일까지만 정상방송될 것인지, 또는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사퇴해 극적으로 KBS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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