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내나이가 어때서' 오승근, 8억3000만원 음원수익금 분쟁 패소
입력: 2017.11.14 12:51 / 수정: 2018.10.16 15:05
계약 위반, 위약금 8억3000만원 지급하라. 내 나이가 어때서의 오승근이 음반제작자와 음원수익금 분쟁 1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KBS 트로트대축제
"계약 위반, 위약금 8억3000만원 지급하라". '내 나이가 어때서'의 오승근이 음반제작자와 음원수익금 분쟁 1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KBS 트로트대축제

[더팩트|강일홍 기자] 국민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를 둘러싸고 벌어진 음원수익금 분쟁에서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오승근(65)이 패소했다.

<더팩트> 취재결과 오승근은 지난해 3월 이 노래의 제작자 겸 작사가인 박무부씨(본명 박웅)를 상대로 전속계약무효소송 및 음원수익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이에 대해 박무부씨가 계약 위반으로 인한 위약금 및 손해배상 청구 반소를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제11부(재판장 신헌석 판사 유혜주)는 13일 "원고(반소피고 오승근)의 본소청구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고, 피고(반소 원고 박무부)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다"며 "원고는 피고에게 8억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가수 오승근을 상대로 승소한 작사가 박무부씨는 14일 오전 <더팩트>와 통화에서 "40여년 가요계에 몸담으면서 가수가 저한테 부당하다며 소송하는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면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재판부가 합리적 판단을 해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요제작자들이 가수들을 상대로 음반을 만들어 세상에 알리기까지 숱한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만큼 많은 애환이 있다"면서 "열악한 조건에서도 가수를 띄우기 위해 엄청난 공력을 쏟았고 양보도 많이 했는데, 노래가 히트하고 나니 마치 부당하게 계약서를 쓴 것처럼 트집을 잡고 문제를 삼으니 할말을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재판부는 원고(반소피고 오승근)의 본소청구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고, 피고(반소 원고 박무부)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다며 원고는 피고에게 8억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더팩트 DB
서울서부지방법원 재판부는 "원고(반소피고 오승근)의 본소청구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고, 피고(반소 원고 박무부)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다"며 "원고는 피고에게 8억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더팩트 DB

박씨에 따르면 오승근은 당초 계약서에 없는 내용(한국음반산업협회로부터 제작자가 받은 1억5천여만원의 음원사용료)을 추가로 요구해 갈등이 생겼고 내용증명으로 양측 간 입장을 주고받은 뒤, 끝내 법적분쟁으로 비화됐다. (2016년 8월31일자 <더팩트> 보도=[단독]가수 오승근 '내 나이가 어때서' 음원 수익 부당 소송)

판결 결과와 관련해 오승근은 "판결 내용을 아직 읽어보지 못해 어떤 답변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서 "내용을 알고 있는 우리 소속사 매니저와 얘기를 해달라"고 말했다. 오승근의 소속사 투에이스엔터테인먼트 이 모씨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소송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8월 오승근은 <더팩트>에 "제작자는 지난 4년간 엄청난 음원 수익을 냈지만 계약서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면서 "계약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음원수익금을 독식한 제작자(매니저)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소송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저작권 분배는 통상 음원료(제작자 몫)와 가창료(가수의 몫)로 돼 있다. 가수들의 가창료가 적을 경우 사전 협의를 통해 음원사용방송보상금을 나누는 사례가 있지만 이미 지급된 통상적 해당 수익에 대한 권리는 제작자에게 있다.

오승근과 음반제작 및 작사가인 박무부씨와의 당초 전속 계약기간은 2012년6월부터 지난 7월까지 5년이다. /더팩트 DB
오승근과 음반제작 및 작사가인 박무부씨와의 당초 전속 계약기간은 2012년6월부터 지난 7월까지 5년이다. /더팩트 DB

가요계에서는 최고의 히트곡을 낸 가수와 제작자가 수익금 문제로 법적 분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가요계 1세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일 가넷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일부 가수들이 히트를 할 경우 계약서에 없는 부당한 요구를 하며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오승근씨나 박무부씨 모두 가요계에서 원로급인데 이런 문제로 법적 분쟁까지 간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작자들은 어느 곡이 히트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작품에 혼신을 기울이는 것인데 히트한 뒤에 이를 문제삼고 뒤집는다면 누가 총대를 메고 이런 일에 종사하겠느냐"면서 "이번 판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명예회복을 한 것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는 2012년 발표한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트로트 차트에서 수십개월째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 히트가요 대명사로 명성을 떨쳤다. 1968년 '투에이스'로 데뷔해 74년 그룹 '금과 은'으로 활동한 뒤 80년 솔로로 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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