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침묵' 최민식 "이하늬, 이 친구 프로라고 느꼈죠"
입력: 2017.11.01 04:00 / 수정: 2017.11.01 04:00
이하늬와 스킨십 NG? 비밀입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침묵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하늬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민식은 이하늬에 대해 프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하늬와 스킨십 NG? 비밀입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침묵'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하늬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민식은 이하늬에 대해 '프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최민식(55)이 1999년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침묵'(제작 용필름)으로 정지우 감독과 조우했다. 섬세한 연기와 파격적인 스토리로 인해 문제작으로 떠올랐던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 그리고 최민식을 한단계 더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올드보이'의 제작사 용필름(대표 임승용)이 만난 '침묵'이 오는 11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침묵'은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은 모든 것이 완벽히 행복하다 믿었던 그 날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 분)가 살해 당하면서 예기치않는 사건에 휘말린다. 용의자로 임태산의 딸 임미라(이수경 분)가 지목되고 임태산은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임태산은 최고의 변호인단을 마다한 채 미라의 무죄를 믿고 보듬어줄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 분)을 선임한다. 미라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사라진 그날의 CCTV 영상을 갖고 있는 유나의 팬 김동명(류준열 분)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침묵'이 아니었더라도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라면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민식은 이어 "설마 이상한 작품을 들고 오겠나 싶었다. 여태껏 정지우 감독이 보여준 작품들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임승용 대표도 그렇고 옛 전우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기분이 들었어요. 사실 '침묵'은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게 큰 과제였죠. 완성된 작품을 보니 정지우 감독이 의도한 바와 임승용 대표 생각, 그리고 저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최종 선택은 정 감독이 했지만 고맙게도 '이러이러하게 수정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의도했던 바가 주어진 여건 속에서 다 나왔던 것 같습니다. 100% 만족하는 작품은 없겠지만 충분히 만족합니다."

최민식은 영화에서 이하늬와 멜로 연기를 펼치는 부분에 대해 "늙수그레한 재벌에 전처가 낳은 딸까지 있는 남자를 끌어 안는 역할이지 않느냐. 돈 때문이 아닌 사랑으로 먼저 다가와 따뜻하게 안는 여자의 마음을 표현해야하는데 이하늬가 정말 잘해줬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갸우뚱하게 하는 게 있었어요. 그런데 첫 촬영 때 잘해주니까 참 감동이더라고요. 속이 깊은 친구죠. 세상에 대한 이해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리고 자신의 그릇 안에 그걸 포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이 없다면 피상적인 표현밖에 되지 못할텐데 놀라울 정도로 잘해줬죠. 스킨십 장면은 그냥 감독이 시키는대로 했어요.(웃음) 그렇게 머쓱한 장면은 빨리 끝내야지 않겠어요? 이때 진짜 이 친구가 프로라고 느꼈죠. 솔직히 이하늬라는 배우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없었는데, '침묵'을 열고 닫는 역할을 잘해줘 덕을 많이 봤죠."

다음은 '침묵'을 통해 휴머니티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는 최민식과 나눈 일문일답.(영화에 대한 스포일러성 얘기는 삭제됐으며 단어는 변환했습니다.)

최민식은 반전과 결말이 중요한 침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해석한 침묵에 대해 휴머니티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민식은 반전과 결말이 중요한 '침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해석한 '침묵'에 대해 "휴머니티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 결정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사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했어요.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가 예쁘다지만 비 도덕적인 행동들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가 딜레마였죠. 그런데 그 점에 끌리더라고요. 재벌 총수와 젊은 여가수의 로맨스도 궁금했죠.

-정지우 감독 특유의 관점이 보이는 작품이면서도 법정신(scene) 등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해피엔드'와 '4등' 등 그동안 정 감독이 보여줬던 색깔은 분명했다.

범인을 알아가는 과정보다도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에서 제가 미라한테 어릴 적 얘기를 하는 장면이 편집됐는데 제 실제 얘기를 제가 그냥 해봤던 적이 있어요. 제가 한 4~5살 때쯤 버스타는 걸 엄청 좋아했어요. 높은 차의 맨 뒷자리에 앉는걸 엄청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아버지가 하시던 일이 잘 됐는지 불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는 불고기면 뭐든게 다 끝장나던 시절이라 기쁘게 나왔는데, 저는 버스를 탄다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알고 보니 그 불고기 집이 걸어서 10분 거리였던 거죠. 그런데 제가 거기서 난장을 피웠다는 겁니다. 왜 버스 타고 가지 않느냐고 말이죠. 얼마나 울었는지 쌍코피가 났다고 하더라고요. 경찰도 왔는데 아이를 때린줄 알고 아동폭력으로 신고가 들어간거죠. 그걸 미라가 어렸을 때 했던 행동인 것처럼 연기를 했는데 편집이 됐습니다.(웃음)

-후배 배우들이 입을 모아, 촬영 후 그렇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한다.

제가 얘기하는걸 좋아하긴 합니다만, 그럴리가 없을텐데요?(웃음) 술 마시는 자리는 서로가 허물없이 열고 얘기하는 자리니까 그냥 각자 생각하는 바를 얘기하는거죠. 그런 얘기들 나누면서 제 생각도 말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술자리를 통해 서로를 어색해하지 않으면 그게 작품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니까 말이죠.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 최민식은 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 했던 장르를 피하지는 않는다면서 김치찌개 레시피가 다 다르듯 같은 김치찌개라도 맛이 다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 최민식은 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 "했던 장르를 피하지는 않는다"면서 "김치찌개 레시피가 다 다르듯 같은 김치찌개라도 맛이 다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워낙 많은 작품활동을 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영화가 남았다면? 그리고 가리는 장르가 있다면?

아직 해보고 싶은 작품이 많죠. 예를 들면 했던 장르는 피해야 한다? 이건 아니죠. 영화 속 세상이 다르고 사람이 다르면 되는 거니까요. 어떤 인물들을 통해 어떤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은지가 중요하죠. 어떤 메시지가 있는지도요. 저는 편식하지 않아요. 코미디도 좋습니다. 해보고 싶은데 주변 감독님들한테 얘기 좀 많이 해주세요.(웃음) 35분짜리 멜로도 해보고 싶고, 제가 아직 모르는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제 사고와 제 감성이 미치지 못했던 영화라면 더욱 좋죠. 멜로, 잔혹극, 스릴러, 사랑이야기 모두 어떤 시각으로 어떻게 보느냐 해석이 달라지니까요. 그런 변주를 원하는 게 본능인 것 같습니다. 한 번 먹은 음식의 레시피를 바꿀 수 있잖아요. 김치찌개라면 어느날은 고기를, 어느날은 참치나 소시지를 넣을 수 있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옛날 '파이란'처럼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의 영화도 좋습니다. 짧은 얘기지만 두고두고 생각나는 드라마 말이죠. 휴머니즘이 짙게 깔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 말이죠.

-혹시 출연작 중 후회되는 작품이 있나?

후회하는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흥행이 되지 않았다고 후회하는건 말이 되지 않죠.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최선을 다했습니다. 후회하는 작품은 절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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