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육각수' 조성환 "어제 본 민호 형님, 고통 잊고 편히 쉬세요"
입력: 2017.10.30 15:34 / 수정: 2017.11.04 08:26

육각수 멤버 조성환은 민호 형님이 떠나기 전 날 마지막으로 병상에서 서로 인사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성환 팬클럽
'육각수' 멤버 조성환은 "민호 형님이 떠나기 전 날 마지막으로 병상에서 서로 인사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성환 팬클럽

[더팩트|강일홍 기자] '흥보가 기가 막혀'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강변가요제 출신 남성 듀오 '육각수' 원년멤버 도민호(47, 본명 도중운)가 투병 끝에 30일 세상을 떠났다.

도민호와 함께 '육각수' 멤버로 활동했던 조성환(42)은 <더팩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너무 슬프고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형님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저와 병상에서 인사를 나눠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도민호는 7년 전 발병한 위암이 재발돼 연대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간경화로 전이 돼 '더이상 손 쓸 가망이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을 듣고 가족들이 3주 전 자택과 가까운 서울 북부병원으로 옮겼다.

고 도민호는 조성환과 함께 199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흥보가 기가 막혀'로 금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뒤 이듬해 '다시'로 정식 데뷔했다. '흥부가 기가 막혀'는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을 꺾고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30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도민호는 2년전인 2015년 MBC 어게인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간이침대에 쉬어가면서 끝까지 녹화를 마쳤다. /MBC 어게인
30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도민호는 2년전인 2015년 MBC '어게인'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간이침대에 쉬어가면서 끝까지 녹화를 마쳤다. /MBC 어게인

하지만 3년여 만에 석연찮은 이유로 가요계를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대외적으로는 조성환의 군입대(98년)가 이유였으나 도민호가 노래를 그만 둔 이유는 소속사 대표의 전횡에 환멸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성환은 "당시 중운이 형님이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인세 문제를 꺼냈다가 소속사 대표와 갈등이 있었고, 이 때문에 모두 포기하고 일본 유학을 간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에서 노래 대신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또 무대를 떠난 울분을 혼자 삭이면서 암에 걸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운이 형님이 미혼으로 혼자 살면서도 항상 부모님만 걱정하고 생각한 효자였다"면서 "언젠가는 '육각수' 이름으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될 말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결국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고 말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고 도민호는 조성환과 함께 2015년 MBC 추석특집 '어게인'에 아픈몸을 이끌고 출연하는 등 무대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제작진에 따르면 도민호는 간이침대에 쉬어가면서 끝까지 녹화를 마쳤다.

조성환은 고 도민호에 대해 저보다 다섯날 위의 형이었지만, 제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만큼 속깊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조성환은 고 도민호에 대해 "저보다 다섯날 위의 형이었지만, 제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만큼 속깊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다음은 '육각수' 멤버 조성환과 나눈 일문일답

-고 도민호와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어제 저녁 늦게 병상에서 손을 꼭 잡았는데 불과 몇시간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은 몰랐다.

-2년 전에 무대에 섰다고 들었다.

맞다. 2015년 MBC에서 추석특집을 준비하면서 '육각수' 원년 멤버가 함께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연락해왔다. 당시 위암수술후 일본에 머물고 있던 중운이형한테 내가 연락했다. 귀국하는 모습부터 담겠다고 해서 내가 제작진과 형을 맞이하러 김포공항에 함께 나갔는데 너무 몸이 안좋은 상태였다. 녹화를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을만큼 심각했다. 그런데 형이 의지가 커 녹화장에 간이 침대를 갖다놓고 쉬어가면서 끝까지 촬영을 하게 됐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컸다고 들었는데.

정말 누구보다 음악적 재능이 많았다. 몸이 안좋을 때는 무대에는 안서도 좋으니 대신 작품(곡)을 써달라고 내가 조르기도 했다. 형님 곡으로 활동하고 싶어서였다. 그만큼 실력이 있었다.

-당시 꽤 잘나갔는데 왜 갑자기 음악과 등을 졌는지.

98년 내가 군입대를 하면서 혼자 활동하게 됐다. 그런데 당시 소속사 대표와 트러블이 크게 있었다고 들었다. 인세 문제였는데 가요계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그게 원인이었다고 본다. 내 군입대가 이유였다면 전역후에 얼마든지 재활동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형은 가요계가 싫다고 했다.

-고 도민호는 어떤 사람이었나.

항상 밝고 유머가 뛰어났다. 부모님한테 엄청 효자였다. 자신은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부모님한테만큼은 '내가 누구냐, 이집 장남이다, 걱정마시라'고 늘 큰 소리 치며 웃곤했다. 저보다 다섯날 위의 형이었지만, 제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속깊은 분이셨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