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최희서의 대종상 신인·여우 2관왕, 뭐가 문제죠?
입력: 2017.10.27 11:00 / 수정: 2017.10.27 11:00
배우 최희서가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우주연상 후보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덕인 기자
배우 최희서가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우주연상 후보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받을 만했습니다.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에서 실존 인물인 후미코를 맡아 열연을 펼친 최희서가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박열'을 본 관객이라면 최희서의 2관왕에 의문부호를 달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올해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최희서와 함께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악녀' 김옥빈, '장산범' 염정아, '어느날' 천우희가 올랐습니다. 공효진은 중국 동포 한매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를 펼쳤습니다. 김옥빈은 '악녀'에서 온갖 고생을 했죠. 김옥빈이었기에 '악녀'가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염정아는 '장산범'에서 잃어버린 아들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온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천우희는 시각장애인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 배우가 받아도 무방했을 여우주연상이지만 최희서가 받은 것에 대해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일하게 이번 대종상 영화제에 참석한 후보였기 때문이죠.

지난 2015년 대종상 영화제 측은 불참하는 배우들에게 "수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영화계는 반발했고 이는 보이콧으로 이어졌습니다. 대종상이 '대충상' '참가상' 등의 오명을 얻은 계기가 됐죠. 그래서 최희서가 신인여우상에 여우주연상까지 받은 부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남아 있는 듯합니다.

누리꾼들은 최희서의 대종상 영화제 2관왕에 대해 인정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네이버 캡처
누리꾼들은 최희서의 대종상 영화제 2관왕에 대해 인정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네이버 캡처

하지만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최희서가 '박열'에서 얼마나 연기를 잘했느냐이며 과연 수상 자격이 있느냐일 것입니다. 최희서는 일본 오사카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연세대 진학 후에는 제2외국어로 이탈리아어를 배웠으며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어도 습득했습니다. '동주'에 이어 '박열'에서도 일본어 연기를 했는데 가히 일본인처럼 보였습니다.

누리꾼들 역시 "'박열'의 후미코를 본 사람이라면 최희서의 두 상이 참가상이 결코 아님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박열'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살리는데 최희서의 후미코가 큰 역할을 했다" "인정해요. 깔게 없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고 봅니다" 등 최희서의 2관왕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박열' 보면서 난 이준익 감독이 이름값 하느라고 일본에서 정상급 여배우를 섭외한 줄 알았다. 나중에 한국사람이었단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도 했죠. 만약 대종상이 과거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최희서의 수상은 그 자체로 빛이 났겠지만, 그런 인과관계 때문에 이번 2관왕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희서가 제54회 대종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과정에 제작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막말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TV조선 방송 캡처
최희서가 제54회 대종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과정에 제작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막말'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TV조선 방송 캡처

여기에 설상가상 최희서가 수상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그만합시다 좀" "얘 누구냐" "밤 샐래?" "아 진짜 돌겠다"는 등의 잡음섞인 목소리가 삽입됐습니다. '박열'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에 대해서는 "객석에 이준익 감독 있어요. 뒤에 빡빡이. 이 양반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죠.

누가 들어도 제작진이 생중계 도중 내뱉은 말로 들렸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최희서와 이준익 감독을 폄하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제작진의 목소리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나치게 긴 수상소감을 탓하기 전에 방송사고로 비치는 제작진의 실수가 고스란히 묻어난 해프닝이지만, 이는 연기에 대한 정당한 평가로 받은 상에 대한 의심과 함께 최희서한테는 이래저래 얼룩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박열'을 본 관객들은 대체로 인정합니다. 최희서가 배우로서 여우주연과 신인상을 '받을 만했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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