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영화의밤 개최' 지대한, "뼈 속까지 배우로 살고 싶어요"
입력: 2017.10.15 11:49 / 수정: 2017.10.15 13:15
배우 지대한이 지대한의 밤을 개최,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을 초대한다. 매년 열리는 행사에 올해는 100여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임세준 기자
배우 지대한이 '지대한의 밤'을 개최,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을 초대한다. 매년 열리는 행사에 올해는 100여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임세준 기자

[더팩트|부산=권혁기 기자] 거북이는 느리지만 토끼를 이겼다. 모든 것을 순리에 맡기고 자신의 길을 걷는 거북이, 배우 지대한(48)과 닮았다.

부산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턴트맨을 거쳐 배우로 거듭난 지대한은 지난 1993년부터 98년까지 '경찰청 사람들'을 통해 대중과 친숙해졌다. 그에게 인생작이라고 한다면 단연 '쉬리'이다. 이름 없는 OP특공대였지만 주연인 최민식, 한석규보다 많은 회차에 등장했다. 복면을 쓰고 출연했지만 한석규 옆에서 얼굴을 드러낸 한 컷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했다.

이어 '주유소 습격사건' '박하사탕' '반칙왕' '파이란' '두사부일체' '파이란' '올드보이' '챔피언' '중독' '해안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그에게 인생작은 다름아닌 '올드보이'다.

지대한은 15일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올드보이' 이후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 그 때는 영화계 생리를 잘 알았기 때문에 제 역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고사를 많이 했다. 그렇게 유씨어터에서 주구장창 연극으로 나를 키웠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대한과 나눈 일문일답.

개인의 이름을 붙인 밤 행사를 진행하는 지대한은 저보다 유명한 배우는 부르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부산=임세준 기자
개인의 이름을 붙인 '밤' 행사를 진행하는 지대한은 "저보다 유명한 배우는 부르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부산=임세준 기자

-오늘 '지대한의 밤'을 개최한다. 유래가 무엇인지?

(웃음)'지대한의 밤' 유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영화 관계자들이 부산 토박이인 저를 찾으면서 시작됐죠. 1회 때부터 달맞이 고개를 찾아가면서 '달맞이 영화제'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어요. 사실 제가 지인들에게 1년간 했던 영화 활동에 대한 보고서 같은 성격이었죠. 개인의 이름이 붙은 밤은 처음이지 않나요?(웃음)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배우 생활에 응원을 해주는 친구들이 많아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공식 초청을 떠나 부산에 모이는 영화인들, 감독이나 배우들이 조금씩 모여 '달맞이 영화제' 느낌의 모임을 갖게 됐죠. 보통 50~60명 정도 모이는데 올해는 100명 정도 될 것 같네요.

-초대의 기준이 있다면?

우선 저보다 유명한 배우는 부르지 않습니다.(웃음) 사실 부산 출신 문화인들이 많아요. 부산에서 태어난 대중문화인들, 탤런트, 배우, 미술가 등 부산에서 꿈을 먹고 자라나 서울에서 성공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을 모아 고향에 돌려주자는 마음의 모임이 있거든요. 이경규 형님이 회장이세요. 연말연시에 양로원을 찾아가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좋은 취지로 모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아직 유명인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크게 하지는 못하지만 후배들이 학교에 작품을 출품한다고 하면 출연해주는 정도죠. 그게 제 나름의 봉사이자 재능기부인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스무살 때부터 엑스트라, 스턴트맨까지 해보지 않은 게 없죠. 스타만 되지 않았지 사실 저는 배우를 즐기면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30년 배우로 걸어오다보니 여기까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선원이 되는 해사고등학교를 나와 배우가 된 사람은 저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 중에 선장인 친구들이 많죠. 친구들은 저를 자랑스러워해요. 서로를 자랑스러워하죠. 배우가 된 계기라고 하면 고등학교 때 했던 서클 활동이죠. 제가 반건달(웃음) 느낌이 있는데 선생님이 저한테 연극반에 들어가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연기의 맛을 알게 됐습니다.

지대한은 연기 인생의 목표로 죽을 때까지 뼈 속까지 배우이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임세준 기자
지대한은 연기 인생의 목표로 "죽을 때까지 '뼈 속까지 배우'이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임세준 기자

-실제로 무도 수련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쿵후, 킥복싱, 태권도 등 안해본 운동은 없죠. 그러다 '으악새'라고 한 대 맞고 '으악'하면서 쓰러지는 스턴트맨으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제가 공수부대 출신인데 고인이 되신 정사용 선배님을 따라가고자 했죠. 배우가 되고 싶어 정두홍 형님이랑 심재명 무술감독과 국방부 영화에 인민군 역할로 출연하곤 했습니다. 그 때 정사용 선배님이 "너네 나중에 뭐가 될래?"라고 물으셨는데 재명이는 최고의 무술감독이 될거라고 했고 저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우리 앞으로 훌륭한 감독이 되고 배우가 되자"고 말했죠. 재명이야 최고의 무술감독이 됐지만 저는 한계단 한계단 천천히 올라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변희봉 선생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저도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려고요.

-가장 빠른 작품 활동은 무엇인지?

김인권과 함께 출연한 한 형사가 작은 산골마을에서 벌어진 미증유의 연쇄살인사건들을 쫓으면서 용의자로 지목된 소녀 순이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의 '순이'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요, 저예산 영화 중에는 '개같은 것들'에서는 주연을 맡았어요.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주연이 올 때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그게 행복이고 한거죠. 아내가 고생하고 있어 미안하지만 '배우는 철이 들면 안된다'는 말처럼 말도 안되는 꿈을 꾸면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배우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연기는 기술이고 테크닉이지만 자꾸 하면 늘어난다고 하지만, 나이 40에 대진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더 공부하고자 했죠. 배우면서 느낀 점은 더 성실하고 인사 잘하는 배우가 되면 그게 바로 좋은 배우의 소양이 아니겠냐고 느꼈어요. 저는 죽을 때까지 '뼈 속까지 배우'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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