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나훈아의 진짜 매력, 가황(歌皇)에 걸맞는 '의리'
입력: 2017.10.04 09:00 / 수정: 2017.10.07 12:51
가황이란 명칭은 그냥 붙여진게 아니다. 가요계 사람들은 나훈아의 진짜 매력은 변함없는 뚝심과 의리라고 말한다. /예아라, 예소리 제공
"가황이란 명칭은 그냥 붙여진게 아니다". 가요계 사람들은 "나훈아의 진짜 매력은 변함없는 뚝심과 의리"라고 말한다. /예아라, 예소리 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 나훈아에겐 '가황'(歌皇)이란 호칭이 붙어있다.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함께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스타성 때문이다. 통상 가수들의 TV 출연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 위한 필수 도구이자 출구로 인식되지만, 나훈아에게는 예외다. 그는 TV보다는 개인 콘서트 중심으로 팬들과 교감한다. 이는 음악적 완성도를 앞세운 무대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가 전성기 시절 "내 공연을 보고 싶으면 표를 끊으라"며 재벌가 초대를 거절하고, 일갈한 일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런 카리스마는 최근 11년 만의 컴백을 앞두고 보여준 티켓파워로 다시 한번 입증된 바 있다. 나훈아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시대를 달리하는 끊임없는 히트곡 양산, 그리고 작곡과 작사 능력까지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2500여곡을 취입하고 정규 앨범 19장을 포함한 200여개의 앨범을 발표했다. 직접 작사하거나 작곡한 노래만 800여곡에 이른다. 이미 가수로 일궈낸 음악적 성취와 위상만으로 황제다운 면모를 갖췄다. 그렇다면 그가 과연 노래만으로 가황일까.

나훈아의 절대 카리스마는 최근 11년만의 컴백을 앞두고 보여준 티켓파워로 다시한번 입증된 바 있다. /더팩트 DB
나훈아의 절대 카리스마는 최근 11년만의 컴백을 앞두고 보여준 티켓파워로 다시한번 입증된 바 있다. /더팩트 DB

◆ '가황'(歌皇)이란 영예로운 호칭,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스타성 때문

알고 보면 나훈아의 진짜 매력은 뚝심과 의리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결코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스타일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거나 봉사한 파트너는 반드시 챙기는 걸로 알려져 있다. '예아라' '예소리'는 나훈아가 11년 만의 컴백을 선언하며 올해 새로 탄생시킨 회사다. 둘 다 수십 년간 공연 및 음반제작과 유통을 주관해온 아라기획이 전신이다. 현재는 윤중민 대표가 이끌고 있지만, 나훈아의 원조 매니저는 아라기획 초기 멤버로 오래 활동했던 고 하중화 씨다.

나훈아는 그가 사망한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들을 책임졌다. 아무도 모르게 3년간 원래 받던 급여를 유가족들에게 꼬박꼬박 지급했다. 쉽게 만나 쉽게 결별하는 통상적인 가수와 매니저 사이라면 결코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사실은 유가족들이 뒤늦게 가요계 원로들에게 전하면서 알려졌다. 원로 작곡가 고 박성규씨 일화도 비슷하다. 그 유가족들 역시 나훈아의 '특별한 의리'를 잊지 못한다. 박성규씨는 청계천에 있던 오아시스 시절 나훈아와 각별한 사이로 연을 맺었다.

고 박성규 씨는 나훈아 데뷔 직후 '바보같은 사나이' '애정이 꽃피는 시절' 등을 작곡하면서 이후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었다. 나훈아와는 나이가 비슷해 작곡가와 가수의 관계를 떠나 친구처럼 막역하게 지냈던 사이다. 그런 박씨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나훈아는 두 딸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그 가족들을 보살폈고, 지난해 아내 양모 씨까지 사망한 뒤에도 애경사를 챙기며 '보이지 않는 의리'를 지켰다. 이 사실도 물론 유가족들의 입을 통해서야 조용히 가요계에 알려졌다.

비교불가 국보급 대중가수. 원로작곡가인 신상호 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은 나훈아라는 가수는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스타로만 평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나훈아 음반스틸. /예아라, 예소리 제공
'비교불가 국보급 대중가수'. 원로작곡가인 신상호 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은 "나훈아라는 가수는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스타로만 평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나훈아 음반스틸. /예아라, 예소리 제공

◆ 나훈아의 '의리와 뚝심', 젊은 스타 후배들이 진실로 배워야할 덕목

나훈아가 가요계 원로 인사들을 초청해 매년 한차례씩 만찬을 갖는 것도 그의 평소 의리와 무관치 않다. 데뷔 이후부터 그는 가수 활동을 중단하며 사실상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기 전까지 이를 어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초 10여년만에 오아시스 시절 인연을 맺은 원로 작곡가들을 만찬자리에 다시 초청했을때 가요계에서는 "나훈아가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 (더팩트 3월15일자 보도=[단독] '가황' 나훈아 11년 만에 '컴백' 시동…10월엔 콘서트 '개최')

고 박성규씨와 호형호제하던 신상호 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은 "가요계 안팎에서 나훈아를 '비교불가 국보급 대중가수'로 부른 데는 이 한가지 사례만 봐도 능히 알 수 있다"면서 "나훈아라는 가수는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스타로만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1세대 가요매니저 중 한 사람인 가넷엔터테인먼트 김성일 대표도 "40년 넘게 매니저를 했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이런 처신을 한 가수는 나훈아 말고는 없었다"면서 "가황이란 명칭은 그냥 붙여진 게 아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남을 돕거나 선행을 할 때는 굳이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하거나 알리지 말고,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도와주라는 의미다. 자신의 조그마한 일을 크게 포장해서 생색 내지 말라는 경구이기도 하다. 연예인들 중에는 좋은 이미지를 강조하려다 자칫 낭패를 겪는 일이 많다. 흔히 선행을 의도적으로 흘려 대중의 호감도를 높이려다 역풍을 맞는 경우다. 새삼 빛이 나는 '가황' 나훈아의 의리와 뚝심, 스타를 자처하는 젊은 후배들이 진실로 배워야할 덕목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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