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나문희X이제훈 '아이 캔 스피크', 알지만 잊은 우리에게
입력: 2017.09.20 04:00 / 수정: 2017.09.20 04:00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메인 포스터.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1일부터 관객을 찾아간다. /아이 캔 스피크 포스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메인 포스터.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1일부터 관객을 찾아간다. /'아이 캔 스피크' 포스터

'아이 캔 스피크', 21일 개봉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이 땅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우리는 알지만 잠시 잊고 있기도 하고,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기도 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제작 영화사시선)는 이런 우리의 치명적인 결점에 경종을 울린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온 동네를 휘저으며 8000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나문희 분)이 원어민 수준 영어를 구사하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두 사람이 친구이자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주연배우 나문희-이제훈.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배우 나문희 이제훈(오른쪽)이 각각 옥분과 민재로 분해 활약했다. /아이 캔 스피크 스틸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주연배우 나문희-이제훈.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배우 나문희 이제훈(오른쪽)이 각각 옥분과 민재로 분해 활약했다. /'아이 캔 스피크' 스틸

위 내용을 전면에 내세워 극 전반부-중반부에서 흥미로운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전개, 적절한 웃음 코드로 관객을 폭소케 한다. 동네, 이웃을 친밀한 온도로 보여주며 관객이 오롯이 코미디 장르로 착각하게 한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오지랖 넓은 동네 할머니 옥분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친근하게만 느껴지던 옥분이라는 막연히 멀게 느끼던 역사의 피해자라는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남모른 아픔이 있고 이는 남의 일이 아닌 '나 자신'의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하며 극 속 옥분의 주변 인물들 뿐 아니라 관객까지도 눈물로 반성하게 한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된 2007년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옥분이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가슴 아픈 사연은 영화 말미에서 그려진 당시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 장면에서 극에 치닫는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 장면.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됐던 2007년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아이 캔 스피크 스틸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 장면.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됐던 2007년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아이 캔 스피크' 스틸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라는 역사적 아픔을 낱낱이 고증하기보다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켜보는 '우리'의 시선에 초점을 두고 그려나간다. 지난 6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해당 작품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은 "영화에서 옥분의 사연을 모르고 그와 관계를 맺으며 사는 사람들이 '우리'라고 생각했다. 일부러 옥분의 아픔을 묘사하는 부분은 짧게 했고 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 등의 메가폰을 잡은 김현석 감독이 특유의 유쾌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연출한 '아이 캔 스피크'는 21일부터 관객을 만나며, 12세 관람가, 상영 시간은 119분이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