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MB 블랙리스트 조사 1호 문성근 "김민선이 최대 피해자"
입력: 2017.09.18 12:30 / 수정: 2017.09.18 12:30
배우 문성근이 18일 오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배우 문성근이 18일 오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서울중앙지방검찰청=권혁기 기자] 배우 문성근(64)이 이명박 전(前) 대통령 재임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 중 1호로 검찰 조사에 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성근은 18일 오전 10시 4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취재진 앞에 선 문성근은 검은색 계열의 양복에 밝은 연두색에 사선이 들어간 넥타이를 매치하고 나타났다. 문성근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 진보 성향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조직한 문성근은 당시 개혁국민정당에 가입,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날 옅은 미소를 띤 문성근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MB 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 첫 조사 대상인 문성근은 최근 배우 김여진과 함께 합성된 나체 사진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정원이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했다는데 경악했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수준이 일베. 문성근은 자신과 김여진을 합성한 노출 사진에 대해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이명박 정권 수준이 일베." 문성근은 자신과 김여진을 합성한 노출 사진에 대해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문성근은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와 같다는 의미"라면서 "배우 김민선이 최대 피해자다. 가수는 방송 출연이 안 될 경우 콘서트를 열면 되지만 배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김민선은)연기력도 키우고 할 꽃다운 나이를 다 날려버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성근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민형사 소송을 진행한다"며 "문민정부 이후 블랙리스트가 없어졌는데 MB정부에 다시 생긴 것이다. 지시한 사람, 만든 사람 모두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성근은 "당시 문화부 직원들이 지시를 받는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큰 저항 없이 시행됐다는 게 더욱 충격적이다. 역사적으로 이 일을 기록해야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앞서 문성근은 MB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자 "8년 전부터 방송 출연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제 통장에 돈을 보낸 사람들은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다. 또한 부친인 고 문익환 목사의 교육철학을 담은 대안학교 '늦봄문익환학교'가 국정원 사찰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열띤 취재 현장. 문성근이 18일 오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가운데 많은 취재진이 자리했다. /임영무 기자
열띤 취재 현장. 문성근이 18일 오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가운데 많은 취재진이 자리했다. /임영무 기자

문성근에 이어 김미화가 19일 국정원 수사팀 조사를 받는 가운데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피해자 조사가 끝난 뒤 향후 조사 대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한편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당시 국정원이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던 문화·연예계 인사들을 따로 관리했다고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폭로했다. 조사에 의하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주도 하에 좌파성향 문화·예술계 인물과 단체에 대한 퇴출 및 반대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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