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7일의 왕비' 박민영 "연기 욕심 최고조…코믹 작품 하고파"
입력: 2017.08.16 06:30 / 수정: 2017.08.16 11:26

7일의 왕비 주연배우ㄴ. 박민영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문화창고 제공
'7일의 왕비' 주연배우ㄴ. 박민영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문화창고 제공

'7일의 왕비' 단경왕후 役 박민영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7일의 왕비' 주연배우 박민영이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박민영은 지난 3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연출 이정섭)에서 왕비의 자리에 올랐다가 7일 만에 폐비된 단경왕후(신채경) 캐릭터를 연기했다.

왕의 총애와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최고 권세가의 딸로 태어나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가장 정치적인 사랑을 해야 했던 비운의 여인을 연기하면서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더불어 몰입도 높은 열연으로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박민영은 '7일의 왕비'에서 보여준 단경왕후 연기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민영은 지난 3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에서 단경왕후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문화창고 제공
배우 박민영은 지난 3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에서 단경왕후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문화창고 제공

- 이번 작품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이번 여름에 유난히 무더웠다. 고되고 모두가 피곤할 법한 촬영이었는데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서 잡음 하나 없이 잘 끝났다.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잘 지켰다는 뿌듯한 마음이 있다. 스스로 토닥거려주고 싶다. 연기를 너무 재밌게 한 작품이고, 많이 울었지만 행복했던 작품이다. 시청률 등 다소 아쉬운 점은 있어도 많이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감사하고 후련한 마음이다.

- 박민영이 보는 단경왕후(신채경)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

안쓰럽다. '사랑 좀 하게 해 주지, 평범하게 좀 살게 해 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신채경 캐릭터를 실제로 만난다면 '남자 만나지 마라. 도움 안될 거다. 동네에 좋은 총각 있으면 결혼하고, 아름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왕이나 현재의 왕 만나지 말아라. 이 씨 만나지 마라'고 말해주고 싶다(웃음).

- 유독 이번 작품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았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눈물 장면이 '소녀의 눈물'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성숙한 여인의 눈물'을 많이 보인 것 같다. 감정의 깊이를 바닥에서부터 긁어오는 듯했다. 저 자신도 그런 느낌을 받았고 화면에서 보이는 것도 그렇게 비쳐진 것 같다. 마지막 회로 갈수록 깊어지는 감정을 느꼈다. 30대 여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의 폭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제가 2017년에 할 수 있는 최선이지 않았나 싶다. 다시 연기하라고 해도 이것이 제 최선이다(웃음). 피곤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잘 잡았다.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다. 만족도, 성취도가 높다.

- 눈물 연기 비결은?

저는 연기에 몰입이 안 되면 그냥 안 우는 스타일이다. 이번 작품은 몰입을 계속하고 있다 보니 어떤 장면만 시작하면 눈물이 그냥 쏟아지더라. 그래서 눈물을 억지로 짜낸 적은 없다. 눈물을 위해 작품 외에 다른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분위기를 조성해본 적도 없다. 신채경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비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물 연기는 하나도 안 힘들었다. 다만 눈물 때문에 화장 수정하는 게 힘들었다(웃음).

그런데 이런 연기 방식의 단점은 한 장면을 다시 찍으려면 처음부터 그 장면까지 되풀이해야 그 감정을 다시 뽑을 수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 특성상 앵글별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앵글에서 다시 찍어야 하는 경우에 감정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카메라 세팅하는 시간에 저 혼자서 연기를 다시 해봐야 했다(웃음). 장점은 캐릭터의 상황과 심정에 맞는 눈물과 감정을 아주 유사하게 다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엄청난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 장단점이 있는 연기 방법인 것 같다.

배우 박민영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요즘 연기 욕심 말고 다른 욕심이 하나도 없다고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문화창고 제공
배우 박민영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요즘 연기 욕심 말고 다른 욕심이 하나도 없다"고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문화창고 제공

-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는 않았나.

손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며 더위를 이겨냈다(웃음). 한복이 통풍이 잘되는 옷이 아니다. 땀띠가 나고 난리가 났다(웃음). 이너웨어를 하루에 4번씩 갈아입었다. 에어컨이 간절했다(웃음). 나중에는 에어컨을 틀어주셨다. 그래도 야외 촬영에 비하면 세트장 촬영이 천국이었다. 더위가 집중력을 흩뜨리는 것이 싫었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데 땀도 나서 미웠다(웃음).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 건 잘 몰랐다. 제가 우리 팀에서 체력이 제일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웃음). 그런데 몸에서 이상이 오더라. 후반부에는 더위도 먹고 탈수 증상이 일어났다. 마지막 회 때는 더위 먹은 것 때문에 속이 안 좋아져서 밥을 못 먹었다. 아메리카노조차 못 마시겠더라. 물 밖에 못 마셨다.

- 연우진, 이동건과 호흡은 어땠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처음이어서 편했다. 여유 있어서 좋았고, 제가 배려를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우진 배우는 촬영할 때 무조건 저에게 맞춰주는 편이었다. 기분 좋게, 행복하게 작품을 하니까 예쁘고 아름답게 표현되더라. 그래서 이 배우가 '멜로 장인' 별칭이 붙었나 싶었다. 배려심의 '끝'이다(웃음). 왜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은 안 붙었는지 궁금하다. 충분히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욕심 없이 선하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느낌이 남아있는 사람이다. 배려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동건 배우는 정말 프로페셔널했고 몰입도가 높았다. 눈빛이 좋은 배우다. 상대 배우로서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긴장감이 잘 잡히는 함께 연기하기 좋은 파트너였다. 매너도 좋았다. 연우진 이동건 두 배우 모두 연기하면서 불편했던 적이 없었다(웃음). 그리고 우리 현장에서는 NG가 안 났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현장이었는데 NG가 없는 덕에 그 정도의 분량을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와 함께 연기하는 분들이 대사나 연기력 모두 완벽한 분들이었다.

-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이번 작품에서 많이 울었으니까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코미디 장르를 원한다. 로맨틱 코미디도 좋고 그냥 코미디도 좋다. 여자들끼리 나오는 작품도 재밌을 것 같다. 일상적인 내용을 그리는 잔잔한 작품을 연기하고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게 참 많다(웃음).

요즘 연기 말고 다른 욕심이 하나도 없다. 얼마 전에 스태프들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저는 갖고 싶은 게 하나도 없더라. 물욕이 없어진 것 같다. 연기 욕심은 최고조다(웃음). 제가 두 가지를 한 번에 못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차기작도 이번 작품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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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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