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김동호 이사장·강수연 위원장 동반 사퇴, 흔들리는 BIFF
입력: 2017.08.09 14:41 / 수정: 2017.08.09 14:41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김동호(왼쪽) 이사장과 강수연(오른쪽) 집행위원장.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8일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김동호(왼쪽) 이사장과 강수연(오른쪽) 집행위원장.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8일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오는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등 해운대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동반사퇴 선언으로 시작 전부터 흔들리게 됐다.

먼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전직원은 7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내부 불화를 폭로했다. 사무국 전직원은 "영화제 정상화와 제22회 영화제의 올바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개 사과, 이용관 전(前) 집행위원장의 복귀, 그리고 국내외 영화인들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14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빌미로 박근혜 정부를 위시한 정치권력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했다"며 "국정농단을 일삼은 세력과 부역자들은 촛불혁명과 특검을 통해 진상이 드러나 단죄되고 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에 대해서는 가해자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피해자는 명예회복을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으며 사무국 직원들이 입은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구원투수처럼 등장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에게 직원들은 기대를 걸고 그의 뜻에 묵묵히 따르며 영화제 개최를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지금껏 보여 온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의 단절과 독단적 행보가 지나쳐 사무국 직원들은 물론 외부로부터 심각한 우려와 질타를 받고 있다"며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장본인이자 '당신이 물러나면 영화제는 건드리지지 않겠다'는 비겁한 조건을 달아 전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기는커녕 면죄부를 줬다"고 성토했다.

또 "영화제의 정상화에 힘써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두 번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동안 실무자에 대한 불통과 불신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심지어 최근 독단적으로 부집행위원장에 임명한 자의 복무규정 위반사례와 직원들로부터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탄을 받아왔음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조사와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그를 변호하고 사실을 덮으려 해 직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다년간 누구보다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온 동료 몇 명은 분노와 좌절 끝에 희망을 잃고 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더이상 망가지는 영화제를 좌시할 수 없어 단체행동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김동호 이사장에게 진정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마저도 문제해결의 방향으로 진정되지 않았다"며 영화제 정상화를 위한 세가지를 요구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전직원은 지난 7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불통을 강조하며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했다. /더팩트 DB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전직원은 지난 7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불통을 강조하며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했다. /더팩트 DB

먼저 ▶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개사과 ▶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조속한 복귀 ▶ 한국영화계 및 해외영화인의 지지와 참여 등을 호소하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바로 다음날인 8일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며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는 확신에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영화제를 최선을 다해 개최한 다음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끝으로 올해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영화계와 국민 모두의 변함없는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조직원들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올해 영화제의 폐막이라는 조건부 사퇴로 '불편한 동거'가 될 게 뻔하다. 또한 이번 영화제에 대한 대내외적인 시선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동호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있어 아버지와 같은 인물이다. 1996년 1회부터 2010년까지 집행위원장을 지내며 문화의 불모지인 부산을 세계적인 영화 축제의 장으로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런 김동호 이사장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 이후 영화제를 정상화로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사퇴로 인해 영화인들의 마음은 바다로 떠난 배처럼 흔들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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