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故 최진실 딸 준희 양, 할머니와 갈등 속내
입력: 2017.08.09 08:09 / 수정: 2017.08.09 08:12
엄마보다 더 반짝이는 별이 되길. 최진실이 떠난 지 9년, 생전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보다 깊고 진한 흔적은 바로 두 자녀 환희와 준희(사진)다. /최준희 SNS 캡쳐
엄마보다 더 반짝이는 별이 되길. 최진실이 떠난 지 9년, 생전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보다 깊고 진한 흔적은 바로 두 자녀 환희와 준희(사진)다. /최준희 SNS 캡쳐

[더팩트|강일홍 기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란 광고 카피를 유행시킨 최진실은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뒤 CF계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평정하며 최정상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궁핍했던 어린시절을 뛰어넘은 불굴의 투지로 출연한 작품마다 승승장구했다. 안타깝게도 불행한 결혼생활 등 우여곡절의 삶을 살다 비극적인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한국 연예사의 가장 빛나는 별'로 남아있다.

2008년 10월, 故 최진실은 서울 강남의 자택 화장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까지 자신을 따라다니던 온갖 터무니없는 낭설과 소문에 지나치게 반응하고 집착한 것이 화근이었다. 데뷔시절부터 줄곧 가까이서 지켜본 필자로서는 느닷없는 죽음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은 그만큼 큰 충격이었고, 국민적 안타까움이었다.

빛과 그림자, 최진실은 20여 년간 밝고 명랑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으면서도 가슴 한편엔 남모른 고통을 품고 살았다. 우선 매니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증인으로 법정에 선 뒤 흉흉한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이혼 후엔 두 자녀의 양육 문제와 스타 배우의 위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배우 안재환 사망 때는 사채 연루설 등의 소문에 휩싸였다.

최진실은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억척 주부 역을 연기하며 재기에 성공한뒤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국민 배우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사진은 장밋빗 인생 종영후 필자와 인터뷰 장면. /더팩트 DB, 스포츠조선 제공
최진실은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억척 주부 역을 연기하며 재기에 성공한뒤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국민 배우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사진은 '장밋빗 인생' 종영후 필자와 인터뷰 장면. /더팩트 DB, 스포츠조선 제공

◆ 생전 최진실 "아이들과 조용히 살고 싶은데 그것마저 뜻대로 안 돼"

복잡하고 힘든 개인사를 자주 겪으면서도 배우로서는 완벽하게 자존심을 지켰다. 이혼과 함께 당시까지 출연 중이던 거의 모든 CF를 포기할 만큼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최진실은 2005년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주부 맹순이 역을 연기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이후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정준호와 호흡을 맞추면서 국민 배우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특히 '장밋빛 인생'에서 보여준 열연은 독보적이었다. 당시 한국갤럽이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을 빛낸 배우(TV)' 1위(18.2%)에 등극했고, 그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여자 최우수 연기상'과 '네티즌상'을 받는다. 인터넷상에서 악성 루머와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최진실에겐 각별한 의미를 준 상이었다.

이처럼 대부분 시청자들이 최진실을 칭찬하고 격려했지만 일부 비뚤어진 시선은 여전했다. 심지어 악성댓글은 지나칠 정도였다. 이 드라마 종영 직후 그는 당시 필자와의 인터뷰 도중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강 기자님, 산다는 게 뭘까요? 왜 이렇게 제 주변에선 불행한 일들만 생길까요? 아이들과 조용히 살고 싶은데 그것조차 뜻대로 안되는 것 같아요."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준희 양은 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할머니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파장을 키웠다. /최준희 SNS 캡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준희 양은 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할머니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파장을 키웠다. /최준희 SNS 캡쳐

◆ 고 최진실 어머니 정옥숙씨, "(최)진실이가 남긴 제 마지막 희망"

최진실이 떠난 지 9년, 생전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보다 깊고 진한 흔적은 바로 두 자녀 환희와 준희다. 지난 5일 준희 양이 SNS에 던진 고발 메시지는 무더위 속 국민들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했다. 준희 양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할머니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충격 그 자체였다.

진위여부를 차치하고 한창 밝게 웃을 나이에 "하루하루가 사는 게 아니었고 죽는 게 더 편할 것 같았다"는 극단적 표현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준희 양은 현재 중학교 2학년의 미성년 소녀다. 그런데 '유서를 쓰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 했다'고 주장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과거 인기 대중스타의 자녀라는 점 때문에 파장은 더 크게 확산됐다.

부모와 삼촌의 비극에 유년시절이 힘들었을 것이란 점은 누구나 공감하고 연민을 자아낸다. 심리치료를 위해 생전 엄마의 절친 이영자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도 안타깝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외할머니 정옥숙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아들과 딸을 모두 잃고 무슨 희망으로 세상을 살 수 있겠어요. 손자와 손녀는 (최)진실이가 남겨둔 유일한 희망이자 제 마지막 삶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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