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파티피플', 방청권 판매 의혹과 독자생존 그늘
입력: 2017.08.02 08:44 / 수정: 2017.08.02 11:00

인기 한류스타를 볼 수만 있다면. 지상파 방청권 판매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외팬들의 K팝 스타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파티피플 녹화현장. /SBS 티저 캡쳐
인기 한류스타를 볼 수만 있다면. 지상파 방청권 판매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외팬들의 K팝 스타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파티피플' 녹화현장. /SBS 티저 캡쳐

[더팩트|강일홍 기자] "K팝이 전세계적으로 붐을 이룬 뒤 한국 가수들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해외팬들이 많아졌죠. 특히 일본이나 대만 등 동남아 쪽에서 더 한류 스타가 등장하는 행사장의 티켓을 팔라는 제안이 많습니다. 이런 열기는 국내 영화상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서 많이 알려진 한류 배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거든요."

국내 대표 영화 시상식인 청룡영화상 진행을 맡은 적이 있는 서모 씨의 말입니다. 그는 "한류스타를 보려는 해외팬들이 많다 보니 여행사를 끼고 티켓을 판매하라는 요청이 종종 있었다"면서 "장당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호가하는 꽤 큰 액수임에도 이를 유료화할 경우 배우들의 실연권 확보 등 논란이 예상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청룡영화상은 스포츠조선이 주관하고, SBS가 생중계하는 영화인 축제로 유명한데요. 필자도 해당 매체에 오래 몸담으며 수년간 직접 실무를 맡은 적이 있어 누구보다 문제의 소지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설령 주최 측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돈을 내고 여행패키지를 거쳐 관람했을 경우 무료 출연한 배우들의 실연권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죠.

의혹으로 남은 티켓 판매. SBS는 홍콩법인 J사를 배제시키는 등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사진은 김태우가 게스트 출연한 3회 녹화 장면. /배정한 기자
'의혹으로 남은 티켓 판매'. SBS는 홍콩법인 J사를 배제시키는 등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사진은 김태우가 게스트 출연한 3회 녹화 장면. /배정한 기자

◆ SBS제작진, 부작용 우려 홍콩법인 J사 배제 '해외 모객 부분' 중단

가수 박진영이 진행을 맡고있는 SBS 심야음악 토크쇼 '파티피플'이 기획단계에서 고액 방청권을 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사실이 확인돼 뒤늦게 논란이 일었습니다. <더팩트>가 입수한 최초 프로그램 기획 제안서 'JYP LIVE 글로벌 프로젝트 파트너십 제안'에는 티켓판매 계획(에이전시 작성문건)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이는 SBS가 올 1월 콘서트 에이전사인 홍콩법인 J사와 방청권을 포함한 PPL 사업대행 권한을 부여하는 약정서를 맺으면서 어느정도 구체화됐습니다. J사는 또다른 국내 에이전트인 I사와 티켓판매 및 PPL(제작지원)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하는데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최소 2주 전 아티스트 출연 확정'이라는 현실적인 걸림돌이 문제가 돼 불발로 끝나고 맙니다.

또 SBS는 부작용을 우려해 파트너십 관계인 J사에 '해외 모객 부분'의 책임을 물어 계약을 파기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초 3월 방영을 목표로 준비한 프로그램은 7월로 미뤄졌는데요. J사를 배제시키는 대신 국내 사정에 밝은 MWP를 새로운 파트너로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탄생시키지만 후유증은 남습니다. J사가 빠지면서 갈 곳을 잃은 I사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등장했기 때문이지요.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니라면. 공영방송이든 민영방송이든 시청률과 수익을 배제하고 존재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사진은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장면. /더팩트 DB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니라면. 공영방송이든 민영방송이든 시청률과 수익을 배제하고 존재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사진은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장면. /더팩트 DB

◆ 방송가 떠도는 '자체제작비 조달원칙'에 의한 '독자 생존법'과 연관

결국 두 회사는 진행과정에 이견이 생기면서 계약이 파기돼 법적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가 되고, 이 와중에 해외팬들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진행했던 패키지 티켓 판매 계획도 드러납니다. 물론 이에 대해 SBS나 전 현 파트너인 J사와 MWP 관계자 모두 "기획단계에 고려했던 것은 사실이나 실제 티켓 판매를 하지 않았다"는 해명입니다. 취재를 하면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긴 합니다.

모객을 하려면 아티스트 출연진 확정이 최소 2주 전에 이뤄져야하는데, 한류스타급 출연자 스케줄을 미리 빼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죠. 그 바람에 SBS가 야심차게 한류 스타를 앞세워 론칭한 이 프로그램은 '방청 부분'이 빠지면서 수익은커녕 빠듯한 최소 제작비로 출발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나마 영종도 파라다이스호텔 등 일부 기업과 지자체 PPL 참여로 위기는 면한 셈이죠.

공영방송이든 민영방송이든 시청률과 수익을 배제하고 존재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습니다. 기획단계로 국한시킨다고 해도 지상파 방송사가 자사 수익을 위해 외부 에이전시와 방청권 판매 약정서를 교환한 것은 확실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요. 이런 불상사가 생긴 데는 근래 방송가에 나도는 '자체 제작비 조달원칙'에 의한 '독자 생존법'과도 무관치는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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