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문성근이 소감으로 "다른 이유 때문에 재능으로 일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피력했다. /문병희 기자 |
문성근 "주어진 재능으로 일하며 행복 느끼는 게 중요"
[더팩트|권혁기 기자] 오래 걸렸다. 8년 만의 드라마였다. 배우 문성근이 SBS '조작'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문성근은 오는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될 SBS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연출 이정흠)에서 대한일보 상무 구태원 역을 맡았다. 구태원은 대표 보수신문 대한일보 상무로, 실질적인 권력자다. 대한일보는 곧 내 인생이라 여기며 살아온, 기자 생활을 거치며 모략과 암투에 길들여진 독사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조작' 제작발표회에서 유준상은 "이 이야기를 만든 시점이 정권이 바뀌기 전이었다"면서 "문성근 선배님이 마침 정권이 바뀐 뒤 캐스팅이 됐다. 그 전에 왜 나오지 못했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단 리스트에 계셔서"라며 "진짜 정권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했다. 선배님이 출연해주셔서 빛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성근은 "지난 8년 동안 드라마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주어진 재능으로 일하며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다른 이유 때문에 이를 못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렴한 정치 세력' 수준이 나타난 상황이라 생각한다. 국민은 다양한 개성을 즐길 권리가 있는데 이런 권리를 빼앗겼다는 생각도 했다. 사회가 성숙해져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할 수 있는 일을 혼신의 힘을 다했기에 본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장에 오는 게 행복했다"는 문성근은 극 중 적폐 세력의 핵심 인물을 맡은 부분에 대해 "제가 좋은 역할을 하면 재미가 없나 보다. 작가나 감독님들이 저한테 악역을 주시더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배우 문성근이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서 밝게 웃고 있다. /문병희 기자 |
그러면서 "90년대에는 악역을 하면 광고가 떨어졌다. 상업배우의 자기관리 차원에서 악역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시청자들도 구분하게 된 것 같다"며 "배우는 좋은 역, 나쁜 역이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역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들 좋은 역할만 하면 드라마 구성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렇게 악역을 맡기 시작했다는 그는 "처음 악역을 맡았을 때 교보문고에서 현대살인백과 같은 범죄 책을 몇 권 사다가 읽었다. 생각해보니 악이란, 공동체의 공익을 생각하기 보다 가족이나 나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면 악이 되더라. 그건 사회활동을 하면서 뚜렷이 느꼈다. 그 다음에는 악역에 접근하기 매우 쉬워졌다. 이번에는 다면적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통일운동에 매진한 고(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은 전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바 있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8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문성근, 그가 연기하는 적폐세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될 월화드라마 '조작'은 형 한철호(오정태 분)의 비극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기레기가 된 애국신문 한무영(남궁민 분)과 1등 신문 대한일보 탐사보도팀 스플래시팀 전 팀장 이석민(유준상 분), 기자로서 생각과 태도도 행동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한철호의 비극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장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문성근 전혜빈이 주연을 맡았으며 박지영 김민상 박원상 조희봉 류승수 정만식 정희태 김강현 최귀화 김기남 박성훈 오아연 박경혜 안지훈이 출연한다. 오정세 박정학 이주승 김혜성은 특별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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