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윤손하 '아들 폭행논란 그후', 사과와 억울함
입력: 2017.06.28 08:38 / 수정: 2017.06.28 08:38
도마 위에 오른 건 초기 대응 잘못. 윤손하는 자신을 향한 비판적 반응이 이어지자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고 반박했다. /더팩트 DB
도마 위에 오른 건 초기 대응 잘못. 윤손하는 자신을 향한 비판적 반응이 이어지자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고 반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이번 보도는 취재 초기부터 고민이 많았다. 취재 대상자들이 모두 10살 아이들이란 점 때문이다. 자칫 아이들이 큰 상처를 입는 건 아닐까, 취재 자체가 무척 조심스러웠다.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건 역시 10살밖에 되지 않은 피해 아동인데 학교에서 이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고 가중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느꼈다."

한 지상파 방송에서 방송된 학교폭력 관련 뉴스는 가해자 아동 중 한명이 배우 윤손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일파만파 커졌다. 최초 보도한 기자 역시 후일담 성격의 심경을 전하며 악화된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윤손하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사건의 진실은 가려지고 마녀사냥식 억울한 여론몰이로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6일 SBS '8뉴스'에서 보도됐다. 처음엔 '연예인 아들'로만 알려졌지만 이후 윤손하의 아들로 밝혀졌고 대중의 관심은 급상승했다. 시시비비보다는 가해자의 부모가 유명인이란 사실에 더 관심이 쏠렸다. 이른바 '유명해짐으로써 치러야할 세금'이란 뜻의 유명세가 부과된 것이다. 그런데 파장을 좀 더 들여다보면 윤손하가 초기대응 미스로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자신을 향한 비판적 시선이 쏟아지자 소속사를 통해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자칫 마녀사냥식 억울한 여론몰이 경계. 윤손하(오른쪽)는 사건 직후 유일하게 아이와 함께 피해자 엄마를 찾아가 사과했다. 사진은 2014년 파일럿 예능 별친구 당시. /더팩트 DB
자칫 마녀사냥식 억울한 여론몰이 경계. 윤손하(오른쪽)는 사건 직후 유일하게 아이와 함께 피해자 엄마를 찾아가 사과했다. 사진은 2014년 파일럿 예능 '별친구' 당시. /더팩트 DB

◆ 학교 대외 평판 고려한 '의도적 축소 가능성'이 사건의 본질

'방에서 이불을 덮고 친구끼리 장난치던 상황이고, 야구 방망이로 묘사된 방망이는 스티로폼으로 감싸진 플라스틱 방망이' 등 자신의 아이를 감싸는 듯한 윤손하의 해명은 결국 논란의 먹잇감이 됐다. 엄연히 피해 아동이 존재하고, 가해자 중 한명이 자신의 아들로 밝혀진 이상 다소 억울함이 있더라도 일단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윤손하는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린 원조 한류스타다. 공교롭게도 아들이 연루된 사건은 그가 국내 지상파 드라마에 모처럼 출연하는 시기와 맞물려 더 크게 부각됐다. 또 연예인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익명의 뒤에 숨은 재력가나 학교 스스로 대외 평판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축소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윤손하는 "우리 가족의 억울함을 먼저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사죄드리고, 초기 대처에 있어 변명으로 일관 돼버린 제 모습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재차 사과를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 측 부모들 중 유일하게 아이와 함께 피해자 엄마를 찾아가 사과를 한 사실 등을 두고 윤손하 혼자 돌팔매를 맞고 있다는 동정론도 나왔다.

사과는 사과일 뿐 구구절절 해명은 사족. 김장훈은 욕설파문 이후 장황하다싶을만큼 긴 해명으로 변명이라는 2차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배정한 기자
사과는 사과일 뿐 구구절절 해명은 사족. 김장훈은 욕설파문 이후 장황하다싶을만큼 긴 해명으로 '변명'이라는 2차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배정한 기자

◆ 유명세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는 억울함보다 '자기반성이 먼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연예인들이 '진솔한 사과'에 대한 아쉬움으로 또다른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는 많다. 가장 최근엔 가수 김장훈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시민문화제 무대에서 '비속어 욕설 파문'을 야기한 뒤 사과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 장황하다싶을 만큼 긴 앞 뒤 설명이 곁들여지며 '변명에 가까운 해명'이라는 2차 논란에 휘말렸다.

항간에서는 SNS에 게재된 김장훈의 사과문에 대해 '김장훈답지 못하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적절치 못한 언동을 한 것은 세상이 이미 다 아는데 굳이 인과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나"라면서 "잘못했으면 잘못한 거지 구구절절 해명을 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는 듯한 모양새는 아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핑계 없는 무덤 없고,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은 있다. 다툼이 있는 모든 사건에는 시비가 있게 마련이다. 윤손하의 아들 문제는 집단 폭행, 따돌림 같은 민감한 사회적 이슈와 버무려지면서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증폭됐다. 하지만 유명세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는 억울함보다는 논란에 대한 자기반성이 먼저다. 그게 대중의 이름으로 인기를 얻은 스타의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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