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신] '옥자', 위화감 없는 CG 슈퍼돼지 옥자+쿠키영상
입력: 2017.06.13 04:00 / 수정: 2017.06.13 04:00
영화 옥자가 12일 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옥자는 투자된 제작비 대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영화관에서 보려면 발품을 팔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영화 옥자 포스터
영화 '옥자'가 12일 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옥자'는 투자된 제작비 대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영화관에서 보려면 발품을 팔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영화 '옥자' 포스터

※ [TF씨네신]은 영화 시사회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아 스포일러 없이 독자에게 알리는 코너입니다.

멀티플렉스 보이콧에 극장서 볼 수 있을까? 의문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제작 플랜B·루이스 픽처스·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어 선을 보였다.

'옥자'의 제작비는 50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565억 원 정도의 대작이다. 돈을 쓴만큼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것이 아님을 앞선 몇몇 대규모 CG(컴퓨터그래픽)가 가미된 한국영화들을 통해 학습돼 왔지만 이번 '옥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잠시 접어도 될 듯 하다.

'옥자'는 오지에 가까운 강원도 산골에서 살고 있는 미자(안서현 분)가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슈퍼돼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린 옥자를 데려다 키우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미란도 코퍼레이션이 예상한 슈퍼돼지 프로젝트 기간은 10년, 미자는 할아버지 희봉(변희봉 분)와 함께 옥자를 가족처럼 지냈고, 옥자의 값을 미란도 코퍼레이션에 보내 평생 같이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옥자를 이용해 전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란도 코퍼레이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와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분)이 찾아와 옥자를 데려가고,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가 등장하면서 미자의 계획은 불투명해진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괴물'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컨셉아티스트 장희철과 함께 돼지, 하마, 코끼리, 매너티 등 다양한 동물의 요소를 섞어 지금의 옥자를 만들어냈다. 옥자 작업에는 '설국열차' '어벤져스'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한 메소드 스튜디오와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호랑이 리처드 파커를 구현한 에릭 얀 드 보어 시각효과 감독이 참여했다.

옥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무래도 슈퍼돼지 옥자이다. 제작진은 다양한 동물들을 섞어 슈퍼돼지 옥자를 만들어냈다. /영화 옥자 스틸
'옥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무래도 슈퍼돼지 옥자이다. 제작진은 다양한 동물들을 섞어 슈퍼돼지 옥자를 만들어냈다. /영화 '옥자' 스틸

그만큼 '옥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옥자는 위화감이 없다. 특히 첫 등장부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옥자가 등장하고 미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수영을 하게 되는데, 옥자로 인해 흔들리는 물의 표현 역시 매끄럽다. 실사라고 믿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영화 말미 옥자를 비롯한 다수의 슈퍼돼지들이 함께 우는 장면은 가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기나긴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 나오는 쿠키영상은 영화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물처럼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고라고 생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쿠키영상이 등장한다.

다만 '옥자'를 극장에서 보려면 현재로써는 발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 영화관 중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가 92%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대한극장, 서울극장 등 개인 사업자, 즉 비(非)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옥자' 상영을 결정한 가운데 CGV 등 멀티플렉스들은 현재까지도 '옥자' 제작사 넷플릭스와 협의 중이다.(관련기사 <[FACT체크] '옥자' 극장개봉 불투명, 넷플릭스 vs 배급사 힘겨루기 왜?>)

멀티플렉스들은 넷플릭스의 '동시 상영 조건'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공언한 부분을 수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멀티플렉스들이 끝까지 '상영 보이콧'을 유지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즉 '옥자'를 보려고 몇 시간을 소비해 상영관을 찾아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지만, 지방 중소 영화관들도 개봉할 예정이라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의 힘겨루기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칸 국제영화제 초청이라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옥자'가 넷플릭스로 전세계 동시 방영을 하지만 국내 가입자는 8만여명(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는 약 930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옥자' 개봉으로 인해 넷플릭스 가입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이러나 저러나 칸에 초청되고 호평을 받은 제작비 565억 원의 대작 '옥자'가 손해볼 일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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