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건강미인' 이하늬 "좋은 배우 되려면 인간으로서 잘 서야"
입력: 2017.06.11 04:00 / 수정: 2017.06.11 04:00

역적 배우 이하늬. 이하늬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임세준 기자
'역적' 배우 이하늬. 이하늬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임세준 기자

늘 고민하고 성장하는 배우 이하늬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배우 이하늬(34)가 장녹수 캐릭터에 대한 생각부터 인간 이하늬로서의 고민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솔직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하늬는 지난달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이하 '역적')에서 숙용 장씨(장녹수) 캐릭터로 분해 연기력은 물론 승무 장구춤 판소리 등 다채로운 재능으로 활약,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작품 종영 후 <더팩트>는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이하늬를 만났다. 이하늬는 캐릭터 호평에 대해 언급하자, 겸손한 면모를 보이며 '역적'과 '역적' 제작진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출해 좌중의 미소를 자아냈다.

"저에게 맞는 캐릭터를 잘 만난 것 같아요. 작품 촬영 내내 '어떻게 이렇게 멋있는 대사를 써줄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죠. 작가님이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고 황송한 마음이 들게 하는, 고민하게 되는 대사를 써주시더라고요. 또 제가 연기를 하면 감독님이 제가 어떻게 연기하나 가만히 보고 손동작, 발동작을 세심하게 포착해주셨어요. 정말 연기할 맛 나는 현장이었죠.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장녹수 캐릭터를 연기했어도 잘 했을 거예요.(웃음)

장희빈을 연기한 이하늬. 배우 이하늬는 지난달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숙용 장씨(장희빈) 캐릭터를 연기했다. /임세준 기자
장희빈을 연기한 이하늬. 배우 이하늬는 지난달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숙용 장씨(장희빈) 캐릭터를 연기했다. /임세준 기자

"이번 작품은 인간 이하늬가 가진 재능을 잘 녹일 수 있었던, 그래서 잘 해내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여배우에게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과 감정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해요. '역적'은 그것을 성역처럼 지켜줬어요. 정말 오롯이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제작진이 도와주는 분위기였죠. 극에서 '흥타령'을 했을 때 사실 국악 전공자인 저로서는 '노래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감정에 충실해서 연기한 거거든요. 감독님이 '다 내려놓고 한 번만 더 해보자'고 말해주니 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자유로운 분위기를 준 게 너무 감사했어요. 연기할 때 진짜 감정이 나온다면 여러 요소에서 용서되는 허용치가 커지는 것 같아요. 모든 기운과 감정선을 다 토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배우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역적'은 '나라, 민족, 통치자를 반역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드라마 '역적'은 어지러운 시국에 맞물려 방송된 가운데 시청자의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 장면들과 대사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하늬는 자신 또한 역적의 성향이 다분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그의 건전하고 진취적인 가치관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드라마 같은 역사가 써질 때 드라마를 찍어서 촬영 중간에 '이 상황에도 우리는 드라마를 찍고 있습니다' 하고 농담을 한 적이 있어요. 또 격변하는 이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했던 적도 있죠. 작품을 끝내면서 드라마 측에서 '우리는 세상의 역적'이라는 문구 스티커를 만들었어요. 작품 속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역적이 아닐까 싶어요. 장녹수도 상황과 신분을 보면 파란만장한 여인의 삶을 보여준 역적인 거죠. 어감은 조금 그렇지만, (역적이 된 듯이)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누구나 반문한다면 사회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제 역적 성향이요? 다분하죠(웃음). 어릴 적에는 '내가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배우가 되길 잘 한 것 같아요(웃음). 저는 어릴 때 말 잘 듣는 모범생 같기보다는 반항하는 면이 컸죠. 공부도 반항하는 마음으로 한 것 같아요. 제 성격이 배우로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웃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이하늬. 배우 이하늬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2017년 최대 관심사는 영혼육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이하늬. 배우 이하늬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2017년 최대 관심사는 영혼육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이하늬는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균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의 과정을 거쳤기에, 경험을 토대로 후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수도 있었다. 언제나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열심히 성장해나가는 이하늬의 고민과 목표가 궁금해졌다.

"(배우 이하늬와 인간 이하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력을 다해요. 작품하고 나면 '내가 누구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데, 깊은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어요. 그래서 슬럼프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죠. 배우로서 잘하려면 인간으로서 잘 서야겠더라고요."

"2017년 최대 관심사는 영혼육의 균형을 맞추는 거예요. 다 무너져 보고 나니 세 가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고,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자기 경영'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배우로서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인간 이하늬가 성숙해지는 것과 배우 이하늬가 성숙해지는 게 연장선에 있는 거죠. 그래서 영이 깊은, 혼이 깊은, 육체가 튼튼한 사람이 되는 게 2017년 목표입니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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