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이휘재는 왜 악플러에 칼을 들었나
입력: 2017.06.09 04:00 / 수정: 2017.06.09 04:00
방송인 이휘재가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그동안 악플에 대해 참아왔던 이휘재는 아버지와 쌍둥이 아들 서언, 서준에 대한 도를 넘는 악플을 참지 못했다. /더팩트 DB
방송인 이휘재가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그동안 악플에 대해 참아왔던 이휘재는 아버지와 쌍둥이 아들 서언, 서준에 대한 도를 넘는 악플을 참지 못했다. /더팩트 DB

몸 아픈 아버지와 쌍둥이 아들 서언·서준에 대한 악플에 고소장 접수

[더팩트|권혁기 기자] 방송인 이휘재(45·본명 이영재)가 더는 참지 못하고 악플러들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휘재는 몇 주 전 서울 마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악플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지난 7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고소장을 제출하고 악플러들을 추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합니다. 눈여겨 볼 점은 이휘재가 악플러들을 고소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이휘재는 지난 1992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그가 방송국 FD 출신이라는 것은 유명하죠. 소속사에 따르면 그동안 이휘재는 부분적으로 갈등을 빚은 네티즌들에 대한 고소에 대해서는 늘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악플들을 참아 왔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왜 고소를 했으며 이런 강경 대응을 하게 됐을까요? 악플들이 가족들을 향했기 때문입니다. 이휘재는 한 달전인 지난 5월 7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쌍둥이 아들 서언·서준이와 함께 '가요무대'에 출연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드러낸 이휘재. 이휘재는 가요무대만을 즐겨보는 아버지를 위해 쌍둥이 서언, 서준과 함께 가요무대에 올랐다. 이후 아버지께 영상을 보여드렸지만 누군지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캡처
아버지에 대한 사랑 드러낸 이휘재. 이휘재는 '가요무대'만을 즐겨보는 아버지를 위해 쌍둥이 서언, 서준과 함께 '가요무대'에 올랐다. 이후 아버지께 영상을 보여드렸지만 누군지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캡처

연예계에 효자로 소문난 이휘재는 '가요무대'를 보는 게 낙이고 방에만 계신다는 아버지를 위해서였습니다. 이휘재는 "거동만 괜찮으시면 '가요무대'를 직접 보시길 바랐는데 사실 지금 외식도 힘드시다. 실제 방송은 아니고 녹화로 사전에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언이나 서준이 역시 할아버지가 노래를 좋아하신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휘재와 서언, 서준이의 '다함께 차차차' 무대는 '흥'이 넘쳤습니다. 서언이와 서준이는 그루브를 탔고 "차차차"를 외쳤습니다. 이휘재는 "부모님을 모시고 온 분들을 보니 남달랐다"며 "부모님들과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시라"고 했죠.

이어 이휘재는 '아버지'를 열창했습니다. 아버지를 향한 진심이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아버지가 약해진 뒷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는 이휘재는 서언, 서준이와 함께 아버지 집을 방문했습니다. '가요무대' 사회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휘재의 아버지는 이휘재, 서언, 서준이의 무대를 유심히 봤습니다.

이휘재와 쌍둥이 아들 서준, 서언이. 이휘재와 서언, 서준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와 함께 악플도 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팩트 DB
이휘재와 쌍둥이 아들 서준, 서언이. 이휘재와 서언, 서준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와 함께 악플도 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팩트 DB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휘재가 "누군지 알아보시겠느냐"고 하자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휘재는 아버지를 TV 가까이로 모셨습니다. 재차 물었지만 모른다고 했습니다. 손주를 품에 안고 환하게 웃으시며 생전 처음 유모차도 끌었던 아버지, 두 아이들 덕분에 더욱 애틋하게 가까워졌던 부자관계였기에 이휘재의 가슴은 더욱 아팠습니다.

'내가 성치 못해 미안하다'는 아버지의 편지는 뭉클하게 했습니다. 결국 눈물을 훔친 이휘재, 그리고 할아버지한테 "건강하세요"라고 한 서언이의 말은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나 악플러들은 방송 이후 몸이 성치 못한 이휘재의 아버지에 대한 악플을 달았습니다. 심각했습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글들이 이휘재의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심지어 서언이와 서준이에 대해서는 '지능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사악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자신에 대한 악플은 참았지만, 가족에 대한 악성 댓글에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맹자가 말한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의미입니다. 악플러들에게도 아버지가 있을 것이고 누군가의 자식이었을 텐데, 또 자식이 있거나 앞으로 부모가 될 수 있을텐데 그런 악플들이 자신한테 달린다면 어떤 심정일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안타깝습니다.

경찰 조사에 임하게 되는 대부분의 악플러들이 잘못을 빈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러들에 대해 선처를 해온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만큼은 용서가 힘들 전망입니다. 지금도 악성 댓글을 달면서 웃고 있을 악플러들, 피소 후 후회는 너무 늦습니다. 지금 당장 자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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