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고아성 "멋진 일 남기고파…혁오 앨범, 부러움 그 이상"
입력: 2017.06.01 04:00 / 수정: 2017.06.01 04:00
자체발광 오피스 주연배우 고아성. 고아성은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이효균 기자
'자체발광 오피스' 주연배우 고아성. 고아성은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이효균 기자

'사람 탐구'를 좋아하는 배우 고아성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4살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 22년 동안 대중스타로서 자연스럽게 성장해 온 베테랑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고아성(25)의 이야기다.

고아성은 지난달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연출 정지인 박상훈)에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다가 간신히 취업에 성공, 육신은 시한부, 회사에서는 계약직 신분으로 할 말 다하고 사는 사회 초년생 은호원 캐릭터를 연기했다.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괴물'부터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얻은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공부의 신'까지 다채로운 작품에서 활약,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고아성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N포 세대'라는 말로 대변되는 요즘 청춘의 고충을 고스란히 머금은 또래 인물을 실감 나게 연기했고,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캐릭터를 만나고 '이렇게 다채로운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니'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보통 한 인물에 많은 감정이 담겨있는 경우가 드물거든요. 촬영 매일이 소중했어요. '10년 후쯤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죠."

"캐릭터 연구를 하면 할수록 어려웠어요. 취업도 정말 어려운 일인데, 시한부까지 주어지니까 어렵고 무겁다고 느꼈죠. 그런데 감독님이 '절대 심각하게 만들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현실과 비슷하기 때문에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비현실적인 면에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자신감을 얻고 연기했습니다."

배우 고아성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사람은 저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는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배우 고아성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사람'은 저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는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고아성은 어린 나이에 데뷔, 공인으로서 인생 대부분을 보냈음에도 연기면 연기, 학업이면 학업, 주어진 것들에 충실하면서 균형 있는 삶을 살아온 것으로 보였다. 아역 배우 출신들이 겪을 수 있는 딜레마 역시 그의 연기 인생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심을 두고 지내온 것이 건강한 사고(思考)의 비결이 아닐까 싶었다.

"제가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면, 비결은 '별로 신경을 안 썼다는 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전략적으로 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냥 '렛잇고' 했습니다(웃음)."

"저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해서, 다른 직업을 애초에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렇지만 '배우 일 시작 안 했으면 뭐했을까' '지금 그만두면 뭐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데, 어쨌거나 사람을 탐구하는 직업을 갖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은 저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는 관심사일 거예요. 제가 일상에서도 사람에게 매력을 많이 느끼고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이번 은호원 캐릭터에도 한 전화 상담사 분의 말투, 밝은 에너지를 준 학교 친구의 성격이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배우 고아성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어떤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100% 마음에 드는 멋진 일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배우 고아성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어떤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100% 마음에 드는 멋진 일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누군가로부터 중학교 시절 "일기를 써보라"고 조언을 들은 이후, 10년 동안 매일 일기를 써온 고아성이다.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일 테지만 자아 성찰과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10년 이상 자기 생각과 감정을 글로 기록해 온 그가 가진 고민과 꿈은 뭘지 궁금해졌다.

"살면서 언젠가 한 번 쯤 엄청 멋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가 될 수도 있겠고, 어떤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100% 마음에 드는 멋진 일을 남기고 싶죠. 최근에 자극을 받은 것은 밴드 혁오의 앨범 '23'이에요. 제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앨범에 상응하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러운 마음 그 이상이죠.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작품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과 작가님이 원하는 이야기를 구현하는 입장이죠.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고 연기가 편집이 될 수도 있고 변수가 많아요. 배우는 자기 손이 구석구석 닿아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하는 갈망이 있는 것 같아요."

"딱히 하고 싶은 작품을 정해두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일이에요.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된다면, 현재 존재하는 인물이면 질문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모방과 창조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을 겪게 되겠죠. 물론 힘들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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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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