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이색 투잡②] 이정진·김수로·김민종 "연예인 사업가? 우리가 제일 낫죠"
입력: 2017.05.22 00:00 / 수정: 2017.05.22 00:00

배우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는 윤태영과 함께 본업인 연기자 외에도 사업가로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배우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는 윤태영과 함께 본업인 연기자 외에도 사업가로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대중의 선망 대상이 되는 스타들 가운데 다재다능한 매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재능으로 본업 이외의 직업, 이른바 투잡, N잡을 하는 스타들이 있죠. <더팩트>는 이들을 만나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된 이유와 가치관 등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봤습니다. 그 주인공으로 본업인 배우뿐 아니라 사업가, 기획자로 변신한 김민종 김수로 이정진을 만나봤습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김경민 기자] 한 우물만 파는 게 진리라고 외치는 시대는 지났다. 여러 방면에서 두루 활약하는 게 진정한 능력으로 인정받는 시대, 투잡을 넘어 'N잡'이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연예계에서도 배우라는 본업 이외에 대표, 이사, 제작자라는 직책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대표적인 'N잡 스타'들이 있다. 바로 김수로 김민종 이정진이 그 주인공이다.

김수로는 공연 프로젝트인 김수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일찍이 후배 양성과 공연 제작자로 입지를 넓혔다. 김민종은 SM엔터테인먼트 이사라는 직책과 함께 김수로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이하 더블케이)를 설립했다. 이정진은 매니지먼트사 엔터스테이션과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인 'N잡'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세 배우는 각자의 영역 뿐만 아니라 윤태영과 더불어 생활용품 브랜드 클레보스를 이끌며 '연예인 사업가'로 자리를 다지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최근 세 사람과 인터뷰를 갖고 동료 선후배에서 사업 동반자로 손잡은 그들의 이야기와 이면에 숨은 고충, 그리고 자신감과 포부를 들어봤다.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매일 보는 형제처럼 편안한 케미를 자랑했다. /임세준 기자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매일 보는 형제처럼 편안한 '케미'를 자랑했다. /임세준 기자

김수로 김민종 이정진과 인터뷰는 '이정진 카페'로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The Street'에서 진행됐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취재진 뒤로 연이어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가 도착했다. 세 사람은 얼굴을 보고 그 흔한 "반갑다"는 별다른 인사치레도 없이 자연스럽게 앉아서 일상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수로는 "정진이 카페가 이렇게 좋은 줄 모르고 처음 와봤네"라고 주위를 둘러봤다. "연예인은 아무것도 안 해도 바쁘다"면서 자연스럽게 먹을 것을 찾던 그의 앞에 이정진이 준비한 샌드위치가 놓였다. 인터뷰 전날인 "어제도 봤다"는 세 사람은 한눈에 봐도 사업 파트너이기 전에 막역한 선후배였다.

김민종과 김수로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인연이 있지만, 이정진 윤태영을 더한 조합은 신선했다. 작품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벌써 15년지기, 사실 첫만남에 대한 기억은 자세히 회상하지 못할 정도로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였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쌓인 신뢰와 의리가 곧 비즈니스로도 연결이 된 셈이었다.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지난해부터 생활용품 브랜드 클레보스 사업을 함께 이끌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지난해부터 생활용품 브랜드 클레보스 사업을 함께 이끌고 있다. /임세준 기자

"단순한 친분과 일을 같이 하기로 결정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나이는 다르지만 오랫동안 여러 장소에서 보면서 생긴 신뢰 덕분이죠. '케미'가 잘 맞아요. 작품을 함께해도 안 친한 경우도 있고 따로 안 보는 사람도 있는데 우린 일을 한번도 같이 한 적이 없어요. 이 멤버로 촬영하면 어떨까요."(이정진)

"별로 안 친한데(웃음). 좁은 동네라 알게 되면 보게 되고 친분을 더 쌓게 되죠. 태영이랑 수로형이랑 같은 사우나 멤버였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물티슈 사업 아이템 이야기가 나왔고 태영이가 가지고 있는 사업관이 확실하게 서 있더라고요."(김민종)

"좋은 작품만 해야 하는데 백수면 막 하게 되잖아요."(김수로)

세 사람은 워낙 서로를 진득하게 바라본 사이였기에 사업 투자에 대한 고민은 "너무 안 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태영과 함께 네 사람이 모일 때 회의 장면을 재현해달라는 말에 즉흥 연기처럼 포즈를 취했는데, 나누는 대화가 제법 익숙하고 진지했다. 네 사람이 만나는 시간 자체가 워낙 귀하다 보니 마케팅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회의를 진행한다고. 그 안에서 각자의 포지션도 분명했다.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15년 동안 함께한 시간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사업 파트너로 새로운 인연을 추가했다. /임세준 기자
김민종 이정진 김수로(왼쪽부터)는 15년 동안 함께한 시간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사업 파트너로 새로운 인연을 추가했다. /임세준 기자

윤태영이 전문적인 사업가로서 적극적으로 주도하면, 이정진은 꼼꼼한 일처리로 힘을 보태고, 김수로는 추진력에 있게 홍보를 맡고, 김민종은 넓은 인맥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다. 내 아이 피부에 닿는 깨끗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에서 출발한 물티슈 브랜드 클레보스는 시판된 치약 외에도 샴푸와 다양한 생활용품을 기획개발하고 있다.

"우리들 장점? 없는 게 문제야(웃음). 정진이는 세밀하고 주도면밀하게 잘해요. 사진을 찍다 보니까 분석력이 뛰어나요. 수로형은 있는 그대로 듬직한 캐릭터, 밀어붙이는 파워가 있고 태영이는 말 그대로 패키지나 디자인 구성, 아이템 구성을 잘하죠. 나는 술상무? 호흡이 잘 맞아요."(김민종)

"물티슈 같은 경우 가장 큰 시장이 SM 마켓인데 그걸 민종이형이 중간에서 연결해준 거죠. 그리고 내 몸이 두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우리는 어떤 장소에 누가 갑자기 대신 가더라도 지인이 겹치니까 상대방을 아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참 좋아요. 동시에 급한 일이 생겨도 믿고 맡길 수 있어요."(이정진)

"묵은지가 맛있죠. 말하지 않아도 오해도 없고.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이 사람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전혀 없어요. 나만 힘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적이 없다는 거죠."(김수로)

김수로(사진)는 김민종과 함께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를 설립했다. /임세준 기자
김수로(사진)는 김민종과 함께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를 설립했다. /임세준 기자

김수로와 김민종은 공연 제작자로도 인생 제2장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많으니까 민종이가 돈 모아서 회사로 만들고 사회기부 형식으로 연극학교를 만든 것"이라며 "무대에 연극을 올리고 관객이 좋아할 때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출신이고 연극을 워낙 좋아하니까 접근이 쉽죠. 무사를 데리고 정육점 하는 건 쉬운데 생뚱맞은 배우가 그 지역 고기가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고깃집을 한다고 장사가 잘되겠나요. 무조건 우리가 하는 것과 연관성 있어야 한다고 봐요. 클레보스도 윤태영 없이는 안 했을 거예요. 김민종이 SM 콜라보 브릿지 역할도 하고 이정진은 홍보를 잘하고 사진도 잘 찍으니까 시너지 효과를 보는 거죠. 연예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 많은데 우리가 제일 낫죠(웃음)."(김수로)

이정진은 매니지먼트 사업뿐 아니라 카페까지 운영하며 사업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정진은 매니지먼트 사업뿐 아니라 카페까지 운영하며 사업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정진은 지난해 1월 엔터스테이션을 세웠다. 그는 일찍이 매니지먼트업에서 나아가 연계 비즈니스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정진과 엔터스테이션을 함께 시작한 관계자는 "이정진은 멀티가 되는 친구"라며 "이해도 빠르고 참여도 많고 욕심도 있고 파트너로서 공유도 잘 된다. 열심히 하니까 같은 그림을 보며 잘 달리고 있다"고 칭찬했다.

"막내 매니저들 활동비도 잘 나오도록 회사가 배우 매니지먼트 이외에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브런치 카페를 생각하고 클레보스에도 참여하게 됐어요."(이정진)

세 사람은 연예인이라는 위치 때문에 혹여 오해와 편견이 생길까봐 더욱 노심초사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는 신뢰도를 쌓으려는 노력의 계기로,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자신감의 양분으로 발전하고 있다.

"배우니까 어떤 제품을 생산한다든지 작품을 만들든지 이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잖아요. 이름에 대한 신뢰가 컸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요. 믿고 볼 수 있는 공연,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죠."(김수로)

"당분간 사업도 홍보하고 작품에서도 자주 뵐 겁니다. 실수하는 게 제일 싫어요. 누구나 잘 아는 배우라서 조심스럽습니다. 형들과도 서로 1~2년 본 게 아니라 오랫동안 쌓아온 관계잖아요. 또 연예인처럼 얼굴 유명한 사람들이 팔아서 대충할 거란 우려도 있다는 걸 아니까 대충하지 말고 물건이나 회사 하나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에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발 벗고 뛰어야죠. 시작한 지 1년 넘게 흘렀는데 굉장히 순조롭게 잘돼서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이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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