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폭행, 노예계약의 진실은?' 유진 박이 '인간극장'에 출연하며 그를 둘러싼 과거 논란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유진박은 과거 소속사로부터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MBC 방송화면

[더팩트｜강일홍 기자] 국내 처음으로 '일렉트릭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한국계 미국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41, Eugene Park)의 인생유전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유진 박은 최근 KBS 1TV '인간극장'에 출연해 뮤지션으로서의 과거 굴곡진 삶과 아픔을 딛고 새로운 소속사 대표를 만난 이후 재기를 위한 벅찬 희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한때 '감금 폭행' '국밥집에서 연주' 등의 보도가 나오면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적이 있다. 조울증 등 본인 스스로의 정신적 문제가 주변사람들과의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이번 방송 중에도 그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재기를 위한 주변인들의 음악 외적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유진 박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등장하면서 '감금폭행'이나 '노예계약 논란' '노이즈 마케팅'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도 재등장해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더팩트>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런 궁금증을 <팩트체크>로 풀었다.

유진 박의 전 매니저였던 J엔터테인먼트 김모 대표(작은 사진)는 "감금폭행은 사실과 달라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 처리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무혐의 이후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김씨가 제기한 고소장. /더팩트 DB

√FACT 체크 1=매니저 감금폭행은 와전된 것인가?

"감금폭행은 사실과 다르다. 제가 매니저를 할 때 유진 박이 여러 번 사라졌던 일이 있었다. 경기도 군포에 있어야 할 시간에 느닷없이 서울 왕십리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데려온 적도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일이 몇차례 되풀이되면서 (목적지가 확인되지 않은)유진 박의 외출을 막은 게 감금으로 부풀려졌다."

'감금폭행' 등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전 매니저 김모(55) 씨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감금 폭행은 일부 언론이 사실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보도하면서 와전됐던 것"이라면서 "적절한 병원치료 등 독특한 유진 박의 정신세계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못박았다.

감금폭행건은 유진 박 측에 의해 고소사건으로 이어졌지만 검찰조사에서 최종 무혐의 판결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또 당시 국정감사에서 거론될 만큼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재 매니저인 김상철 소속사 대표 역시 전 매니저 김씨와의 통화기록에서 '당시 매니저 김씨가 (유진 박에게) 강압적이었거나 폭행을 했다는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확인해주고 있다.(전-현 매니저 녹취록 확인)

유진 박은 201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관방 같은 곳에서 1년 넘게 로드매니저들과 함께 살았다. 밥으로 자장면이나 볶음밥 같은 것을 먹었다. 매니저가 '일어나, 운동해, 뛰어'라고 강요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진 박(왼쪽)의 전 매니저 김씨는 계약과 관련해 "유진박 어머니의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오른쪽은 현소속사 김상철 대표. /KBS '인간극장' 제공

√FACT 체크 2=노예계약 논란의 진위 여부는?

노예계약 논란은 2013년 4월 인터넷에 한 누리꾼이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누리꾼은 당시 부산의 한 곱창집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루한 행색의 유진 박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때문에 과거 폭행감금 논란 이후 또 다시 소속사의 유진 박 '착취 논란'으로 번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안타까운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전 매니저 김씨는 "내가 매니저를 할 때부터 유진 박의 어머니한테 문제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무렵은 어머니 이씨가 직접 관리를 하던 시기였다"면서 "어머니가 미국에서 부동산 렌트사업을 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유진 박에게 생활비를 송금받았고, 이 와중에 적절한 매니지먼트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에는 아예 소속된 곳이 없어 '노예계약'은 아예 사실 자체가 어긋난 팩트로 확인된 셈이다. 유진 박의 후견인 겸 개인매니저로 활동했던 어머니 이모씨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 박은 최근 KBS1 '인간극장'에 출연해 근황을 알렸다. 그는 앞서 노예계약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아래 사진은 유진 박의 현재 매니저인 김상철씨. /'인간극장' 방송 캡처

√FACT 체크 3=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혹은 사실?

18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유진 박과 김상철 사장의 일상이 공개됐다. 유진박과 그의 매니저 김상철은 일정이 없을 때 산책을 하며 한가한 나날을 보내거나 집 부근 카페와 당구장 등 이곳저곳을 찾아나서는 장면이 방영됐다.

올해 70살인 당구장 사장님과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유진 박은 당구장에 자신의 메모가 모인 상자가 있을 만큼 각별한 모습도 보여줬다. 논란으로 커진 불미스런 이전 모습들을 지우고 세계적 뮤지션으로 거듭나려는 흔적이 보였다. 이 때문에 항간에서는 "유진 박의 존재를 다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새로운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유진 박과 관련된 과거 일들이 상당 부분 왜곡됐더라도 그가 스스로 의도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방송외주제작사 K 대표는 "이슈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사건을 부각시키거나 미화할 이유가 없다"면서 "모든 논란들을 불식하고 음악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진 박이 처음 바이올린을 처음 접한 것은 3살 때 삼촌이 바이올린을 선물하면서다. 어머니 이씨는 유진 박 씨의 천재성을 확인하고 음악공부를 시켰고, 8살 때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데 이어 10살 때부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했다.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1996년 12월 KBS '열린음악회' 출연하며 국내 연주활동을 시작 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주를 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1997년 1집 'The Bridge'를 통해 정식 데뷔했고, 최근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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