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지의 쓰담쓰談] SNS 투표 인증 유행, 그 중심에 ★가 있다
입력: 2017.05.09 10:01 / 수정: 2017.05.09 11:19
투표 인증하는 스타들. 요즘 SNS에는 스타를 중심으로 투표 인증 사진을 게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무한도전 트위터, 보아 인스타그램
투표 인증하는 스타들. 요즘 SNS에는 스타를 중심으로 투표 인증 사진을 게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무한도전' 트위터, 보아 인스타그램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가 결정되는 날이죠. 한 나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은 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지난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은 '어떠한 사건'(이제는 입에 담기도 낯뜨겁습니다^^)으로 인해 정국이 꼬였고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죠. 인터넷 강국이니만큼 온라인 곳곳에 다채롭게 마련된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치 얘기가 자주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투표 인증 사진'을 게재하는 것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스타들이 있는데요, 투표 인증 사진 게재가 유행하면서 유행 이전보다 2030 세대의 투표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투표 인증 사진 게재 문화는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때부터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트위터라는 SNS가 급속도로 유행했죠. 그 이듬해 지방선거가 치러졌고 스타들은 트위터에서 투표를 독려하고 인증 사진을 적극적으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선거 투표율은 2006년 지방선거에 비에 3.9%P 상승한 54.5%로 잠정 집계됐고, 특히 2030 세대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래퍼 미료는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미료 트위터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래퍼 미료는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미료 트위터

그 가운데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래퍼 미료는 투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죠. 투표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젊은 층에게 올바른 투표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모방심리'라고 하죠. 스타의 행동이 좋아 보여서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되는 스타 모방심리는 대중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또 이론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선택에 편승해서 투표를 하거나 상품을 소비하는 현상을 밴드웨건효과(Bandwagon Effect)라고도 하는데요. 이러한 심리 작용이 투표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모양새입니다.

이후 2012년 제18대 대선,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지난해 제20대 총선 등을 거치는 동안 SNS 투표 인증 사진 게재는 대중의 한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트위터 유행 이후 인스타그램 붐이 일면서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더 쉽게 투표 인증 사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5일 치러진 19대 대선 사전투표는 26.06%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경신했습니다. 사전투표 기간 가운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 가수 보아 등 여러 스타가 SNS에 투표 인증 사진을 올렸습니다. 스타들뿐만 아니라 많은 SNS 이용자들이 SNS에 투표 인증 사진을 올리며 서로 투표를 독려하고 자신이 한 표를 행사한 것에 대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죠.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투표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제19대 대선 사전투표 마감일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많은 투표 인증 사진이 게재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제19대 대선 사전투표 마감일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많은 투표 인증 사진이 게재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동아일보가 소셜미디어 댓글분석 업체 '시지온' 협조를 얻어 분석한 결과, 이번 사전투표 기간 가운데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해시태그로는 '사전투표(38만7625건)' '투표(36만2938건)' '투표합시다(15만3257건)' '투표완료(5만5108건)' '투표인증샷(3만4370건)' 등이 있었다고 하네요.

투표소 안내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 손등에 투표용 도장을 찍고 나와 손등을 촬영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투표 인증 사진 촬영 방법입니다. 필자는 지난 5일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요. 도장 인증 사진을 한 번 찍었음에도 그것으로 끝내기 아쉬운 마음에 투표소 안내 표지판 앞에서 또 한번 인증 사진을 찍으며 '한 표 권리 행사'에 대한 뿌듯한 마음을 스스로 아주, 흠뻑, 흡족하게 느끼고 왔죠.

오늘도 많은 스타가 투표 인증 사진을 SNS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트렌드 세터'의 한 부류인 '스타'라는 존재, 이들의 투표 인증 사진 게재는 이번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듯이 오늘 투표가 모두 끝나고 나면 '대선 투표율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소망해봅니다. 앞으로도 스타들의 '개념있는' 트렌드 주도, 잘 부탁드립니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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