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썰왕설Re:] 유아인, 개인의 불행보다 버거운 '연예인'이란 잣대
입력: 2017.04.06 13:51 / 수정: 2017.04.06 13:51
배우 유아인이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방송을 앞두고 입대 문제와 관련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유아인이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방송을 앞두고 입대 문제와 관련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설(레는) Re(플) : 진실은 본인만 알겠죠(skad****)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유아인(31·본명 엄홍식)이 난제를 마주했다.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재검을 받는 상황이 의도적인 입대 연기라는 확대 해석을 낳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적인 특수성에서 출발하다 보니 대중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온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유아인이 감수하고 있는 비판의 무게는 지나치게 버거워 보인다.

유아인은 입대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정리되지 않자 지난 2월 16일 소속사를 통해 직접 말문을 열었다. 공식 입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3년 영화 '깡철이' 촬영 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고, 2014년 '베테랑' 액션신을 소화하다가 통증이 재발했다. 치료를 받으면서 활동했지만 2015년에는 우측 어깨 근육 파열(SLAP) 진단까지 받았다. 또 동일한 어깨에서 골종양이 발견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때문에 지난 2015년 12월 신체검사 결과 신체검사 결과 병역 등급 보류에 해당하는 7급 판정을 받았다. 2016년 5월 두 번째 징병검사에서도 7급 재판정을 받았다. 2016년 11월 왼쪽 빗장뼈가 골정되는 추가 부상을 입고, 같은 해 12월 재신체검사에서 세 번째 7급 판정이 나왔다.

유아인은 4차 재검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유아인은 4차 재검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과정은 간단하다. 재검을 받으려면 몸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진단서 등 서류들을 제출하고 소명해야 하는데 유아인은 자의적으로 재검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경과 관찰을 요구하는 질환을 발견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군 복무를 이행하기 어려워 재검을 받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게다가 유아인은 일찍이 연예인에 대한 편견을 간파했고, 연예인이라서 그의 질환이 활동에 제약이 될 수 있기에 골종양도 숨겨왔다.

하지만 유아인은 그 연예인이라는 점 때문에 그가 호소하는 건강 문제까지 병역 기피 도구로 의심을 받았다. 앞서 여러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 논란이나 연예병사 논란이 남긴 불신을 고스란히 감수하는 피해자인 셈이다.

또 일각에서는 유아인이 30대에 들어선 상황에서 신체적인 문제를 근거로 입대 연기가 되자 '일찍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과거 자체를 문제로 삼고 있다. 또 현역 입대 결정 이전에 2014년 서울경찰청홍보단에 지원했던 이력은 결과적으로 복무를 포기했음에도 당시 연예병사 혜택 논란과 맞물려 부정적인 오해를 사게 됐다.

20대 초반 입대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했을 때 유아인의 입대 준비 시기 자체가 늦은 것은 사실이다.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이 아니라면 쉽지 않았을 일종의 혜택으로 비칠 수 있다. 현역병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의무는 36세부터 면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중의 시선이 민감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연예인의 '늦깎이 입대'를 감싸줘야 할 이유는 없지만 유아인에게만 비판의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가혹하다. 특히 "입대 시기를 일부러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나아가 그가 겪고 있는 건강 이상까지 거짓으로 의심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에 대한 지나친 매도로 보인다.

유아인은 건강 문제로 입대 연기가 된 상황이지만 연예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오해와 의심도 함께 받고 있다. /남용희 기자
유아인은 건강 문제로 입대 연기가 된 상황이지만 연예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오해와 의심도 함께 받고 있다. /남용희 기자

유아인은 지난달 15일 4차 재검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사이 7일 첫 방송될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출연을 결정하면서 날 선 반응은 더욱 거세졌다.

유아인은 이에 대해 5일 진행된 '시카고 타자기' 제작 발표회에서 "아픈 주제에 드라마하느냐 말도 많은데 1년 동안 작품을 쉬었다. 군대에 가지 못하고 작품도 하지 못하고 1년을 쉬었다"고 착잡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입대를 위해 미뤄둔 1년의 공백이 그에게 얼마나 긴 시간인지는 제3자로서 상대적으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는 세간의 관심이 쏠린 사안이다. 연예병사 논란 이후 병무청도 철저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유아인을 향한 비판은 병무청의 결과가 나오고 그의 잘못이 확실해졌을 때 쏟아내도 늦지 않다.

군 문제가 연예인 이미지, 과장하자면 생계와도 직결되는 요즘 그토록 '똑똑한' 행보를 걸어왔던 유아인의 선택이 대중을 기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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