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신정환의 '괘씸죄'가 여타 도박 연예인과 다른 이유
입력: 2017.03.31 08:41 / 수정: 2017.03.31 08:41
신정환 복귀, 여론에 밀려 좌절? 신정환은 절친인 포지션 임재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포지션의 12가지 아이 러브 유에 등장했으나 역풍을 맞은 제작진은 통편집을 결정했다. /더팩트 DB
신정환 복귀, 여론에 밀려 좌절? 신정환은 절친인 포지션 임재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포지션의 12가지 아이 러브 유'에 등장했으나 역풍을 맞은 제작진은 통편집을 결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범법 행위를 저지른 연예인의 복귀에 대한 대중의 잣대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예컨대 신정환과 컨츄리꼬꼬로 활동했던 탁재훈 역시 2013년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으나 3년 만에 복귀했죠. 같은 시기 토니안, 붐, 앤디, 이수근, 양세형 등도 불법 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지금은 모두 활동 중입니다. 특히 이수근은 강호동과 함께 JTBC '아는 형님'에서 맹활약 중이며 양세형은 MBC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성장했죠.

한 때 최고의 MC로 주가를 올리던 김용만 역시 2008년 일명 '맞대기' 도박, 사설 스포츠토토 등에 13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김용만은 그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숙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김용만은 기부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습니다. 또 자숙기간 중 김원희, 표인봉, 김수용 등과 아이티를 방문해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콘서트에 노개런티로 출연하기도 했죠.

이에 대중은 "김용만만큼은 복귀해도 된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자숙이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2015년 2년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자 먼저 방송가에서 러브콜이 이어졌습니다. 이때 노홍철과 함께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재기의 날개를 폈습니다.

7년째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신정환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신정환은 1994년 7월 그룹 룰라 보컬리스트이자 래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군입대를 합니다. 신정환은 특전사 출신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이 조심해야할 음주·도박·이성문제·군대 중 국방의 의무는 확실히 했죠.

전역 후 룰라로 복귀했지만 얼마 후 룰라는 해체됐습니다. 1998년 컨츄리꼬꼬로 활동, 2002년 컨츄리꼬꼬 해체 후 2004년 고영욱과 신나고를 결성했습니다.

신정환의 MC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KBS2 '상상 플러스'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신정환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상상 플러스'에서는 벌칙 후 스태프에게 비속어를 사용한 게 그대로 방송돼 논란이 됐지만 제작진의 편집상의 문제라는 의견과, 주의가 필요했다는 의견으로 분분했습니다.

신정환은 사생활에 있어 굴곡이 많았습니다. 지난 2005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있는 카지노 바에서 불법 바카라 게임을 했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적발 후 '아는 선배를 만나러 갔던 것'이라고 변명을 했다가 검찰에 도박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단순 도박 가담자로 분류된 신정환은 7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으며 이후 3개월 정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했습니다.

신정환이 7년 만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네이버 화면 캡처
신정환이 7년 만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네이버 화면 캡처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고 하지만 신정환은 2010년 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MBC 추석 특집 방송 녹화에 불참했으며 KBS2 '스타 골든벨 1학년 1반', MBC '청춘 버라이어티 꽃다발' 등 줄줄이 펑크를 냈습니다. 소속사는 과로로 인해 녹화에 불참했다고 해명했지만 SBS가 필리핀에서 도박빚으로 억류됐다는 보도를 하면서 도박설이 불거졌습니다.

MBC 역시 여권을 맡기고 돈을 빌렸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있어 원정 도박 혐의가 있어 보인다고 보도했죠. 하지만 신정환은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팬 카페에 필리핀 세부에서 일행들과 함께 카지노에 방문한 곳은 사실이나 관광 목적이었으며 여행 도중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 있다고 밝힙니다. 그러면서 누워 있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누리꾼에 의해 해당 사진은 심전도 검사를 하는 모습이었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신정환이 중국인 업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 도박을 했다는 증언, 선이자를 떼고 빌려주는 일명 '꽁짓돈'을 빌려 한 번에 1500만 원씩 베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정환이 방송 출연료를 압류당했고 1억 원을 갚지 않아 피소됐다는 게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필리핀에서 마카오로, 다시 네팔과 인도를 오가며 귀국하지 않았던 신정환을 상대로 외환관리법 위반과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2011년 1월 20일 신정환은 잠적 4개월만에 귀국했습니다. 그해 6월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신정환은 12월 23일 성탄절 사면으로 가석방 출소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27일 신정환이 포지션 임재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포지션의 12가지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복귀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7년 만의 복귀이니 여타 도박 연예인들보다 늦은 편인데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했습니다.

신정환에게는 '괘씸죄'가 있기 때문이죠. 누리꾼들은 신정환이 "이 친구는 도박보다 뎅기열 때문에 실망을 많이 한 걸로 안다" "뭐야 사업 잘 안 됨?" "이 사람은 도박이 문제가 아니다. 거짓말을 밥먹듯 시청자 우롱. 사람은 실수 할 수 있는 법. 사과하고 반성할 줄 알아야 인간. 쓸 사람이 이리 없나?" "도박만으로 욕먹는 건 아니지. 뎅기열 걸렸다고 쇼해서 욕먹는 거지" "그 무슨 병 걸린 쇼만 안 했어도. 너무 심했다 그땐" 등의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가수 유승준은 괘씸죄의 표본.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하다 국적을 포기하고 출국한 뒤 병무청으로부터 입국허가를 거부당한 유승준은 이후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더팩트 DB
가수 유승준은 '괘씸죄'의 표본.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하다 국적을 포기하고 출국한 뒤 병무청으로부터 입국허가를 거부당한 유승준은 이후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더팩트 DB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이 입국을 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유승준의 국적은 미국입니다. 영주권자였던 그는 한국에서 1997년 데뷔, '가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승준의 실력만큼은 최고였습니다. 그러나 군대에 가겠다는 공언을 했던 그는 입대를 앞두고 돌연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취득,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습니다. 입대를 앞둔 자는 출국이 금지되나 유승준은 일본에서의 공연을 핑계로 일본으로 갔다가 도미했습니다. 심지어 유승준은 신체검사 4급 판정으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후 병무청이 법무부에 입국 금지 요청을 하면서 2002년 2월 2일부터 지금까지 입국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2003년 6월 약혼녀의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3일간 일시 입국 허가를 받은 게 전부입니다.

신정환이나 유승준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은 매우 큽니다. 모든 것은 신정환과 유승준이 초래한 일이죠. 각종 SNS 등을 통한 1인 미디어 시대인 요즘 누리꾼들은 감언이설에 속지 않고 어불성설을 명확하게 짚어냅니다.

연예계에 잔뼈가 굵은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은 솔직해야 해요. 잘못이 있다면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최고입니다. 잠깐 면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는 순간, 허우적거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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