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원라인' 임시완 "술 잘 사주던 진구형, '태후' 뜨자 변심"
입력: 2017.03.31 05:00 / 수정: 2017.03.31 05:00
영화 원라인 주인공 임시완이, 호흡을 맞춘 진구와 술자리가 줄어들었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임시완은 진구 형이 태후가 잘되자 술자리를 확 줄였다. 정말 서운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NEW 제공
영화 '원라인' 주인공 임시완이, 호흡을 맞춘 진구와 술자리가 줄어들었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임시완은 "진구 형이 '태후'가 잘되자 술자리를 확 줄였다. 정말 서운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NEW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친친가요제 예선에 참가했다가 스타제국에 발탁,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29)은 이제 어엿한 배우다. 타율도 훌륭한다. 송재희 아역으로 출연했던 MBC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닐슨코리아 제공)를 넘었고, 이준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KBS2 '적도의 남자'는 15%가 넘었다. '적도의 남자'에서는 사이코패스와 이중인격을 연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케이블 채널 tvN '미생'은 국민드라마였다. 주인공 장그래 역에 임시완 외에 다른 배우는 생각할 수도 없게 만들었다.

스크린으로 넘어가 살펴보면 '변호인'으로 천만배우에 등극했다. '오빠생각'도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어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뮤지컬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3년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로 어메이징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임시완은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제작 미인픽쳐스)으로 다시 한 번 배우로 각인될 전망이다. 임시완은 지난 29일 개봉된 '원라인'에서 '작업 대출'계 샛별 이민재로 분했다. '작업 대출'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한 민재는 전설의 베테랑 장과장(진구 분)을 만나 대출이 안 돼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 모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인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호흡을 맞춘 진구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진구 형과 정말 좋았다"는 임시완은 "촬영 초반에는 그날 스케줄이 끝나면 술을 사줬다. 심지어 본 촬영 전에도 만나 술을 사주곤 했는데, 남자대 남자로 술은 얼마든지 사주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진구 형은 재미있게 찍는 게 중요하다면서 술은 언제든 사주겠다고 약속했죠. 그런데 촬영 중간 쯤 '태양의 후예'가 대박나기 시작했죠. 그 때부터 광고가 계속 들어오는데, 갑자기 술을 끊더라고요. 밥도 닭가슴살만 먹었죠.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웃음) 진심으로 마음에 스크래치가 있었으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약속하면서 극적으로 타협, 술도 잘 마시고 그랬죠.(웃음)"

다음은 남자대 남자로 뱉은 말을 지키지 않았다가 번복(?)한 진구에 상처를 받은 임시완과 나눈 일문일답.

이 연기가 거짓말일까? 그런 의구심은 항상 있죠. 임시완은 연기에 중점을 두는 게 있냐는 질문에 이 연기가 거짓말인지, 진짜인지를 항상 의심한다고 답했다. /NEW 제공
"이 연기가 거짓말일까? 그런 의구심은 항상 있죠." 임시완은 연기에 중점을 두는 게 있냐는 질문에 "이 연기가 거짓말인지, 진짜인지를 항상 의심한다"고 답했다. /NEW 제공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는 게 정말 바쁠 것 같다.

정말 감사하게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하다.

처음 양경모 감독님을 뵀을 때 배우친화적인 느낌을 받긴 했지만, 제가 등장하지 않은 부분들을 보면서 정말 연기에 대해 신경을 쓰셨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작은 역할들도 정말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을 섭외하셨더라고요. 제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아쉽죠. 빈틈도 많이 보이고요. 제 눈에도 제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에 중점을 둔 게 있다면?

저는 항상 '이 연기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진짜일까?' 그런 의구심이 있어요. '원라인'에서도 감독님의 의도한 바는 제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른 색깔을 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사기꾼이다보니 흔히 보이는 틀에 정해진 이미지가 아닌, 조금은 다르게 빗겨간 모습이 저한테 있기 때문에 캐스팅하셨다고 생각했죠. 연기에도 그런 부분을 중점에 뒀습니다. 그래서 감독님의 의도를 살려보자고 노력했어요.

-학창시절 전교회장을 할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극 중 민재와 비슷한 부분이 있나?

어떻게 보면 자기가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저와 비슷하죠. 저도 어렸을 때부터 맡은 바 임무는 착실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창의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 면에서는 민재가 더 창의적이고 주도적이죠.

-시사회 때 '힘 빼는 게 불가능했다'라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였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연기에서 힘을 뺀다는 표현은 광범위한 것 같은데,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많은 일들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상적인 표현인 거죠. 욕심을 갖지 않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처리를 하는 거라고 하면 맞을까요? 이를테면 저는 (기자 노트북에 붙어 있는 <더팩트> 로고를 보며) '특종에 강한 신개념 종합지'라고 편하게 읽어야 하는데 너무 강하게 읽는 거죠.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던 것도 많았죠. 너무 과한 것 같기도 하고, 진짜 같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있었죠. 단점을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까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눈에 보인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게 연기의 성장이 아닌가 싶어요.

-'변호인' 때보다 발전했다는 생각이 드나?

발전했다기 보다는 연기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노력을 했죠. '원라인'이 시초인 것 같아요. '원라인' 전까지는 최대한 촬영 전까지 밑그림도 그리고 색칠도 많이 채워 갔다면, 그걸 버릴려고 노력했죠. '최대한 스케치만 그려서 가보자'라는 생각도 했어요. 완성이 덜 된 부분은 현장에서 채워보자고요. 현장에서 선배들을 보면서 나름 배운 부분도 많죠. 연기에 대해 묻기보다 현장에서 많이 느끼려고 노력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맨유 경기는 최고였죠. 여행이 삶의 목표라는 임시완은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에 대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를 꼽았다. 임시완은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응원하던 아스널이 이겼다. 그 쾌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NEW 제공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맨유 경기는 최고였죠." "여행이 삶의 목표"라는 임시완은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에 대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를 꼽았다. 임시완은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응원하던 아스널이 이겼다. 그 쾌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NEW 제공

-촬영 도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게 정말 어려워요. 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라도, 현재를 살고 미래를 봐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나간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아요. 유독 에피소드를 얘기할 때 멍하죠.(웃음)

-쉴 때는 뭐하며 지내나?

저는 여행이 삶의 목표입니다. 해외에 나갈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해외에 나갔더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외에 나가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요, 몰랐던 것을 보면서 가치관이 달라지기도 하더라고요. 식견이 넓어지기도 하고요. 거의 여행이 삶의 목표가 됐죠.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영국 프리미어 리그요. 저도 (류준열처럼) 화면에 잡힌 적이 있어요.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였는데 아스널 응원을 하러 갔었죠. 일부러 옷까지 맞춰 있었어요. 뒤에 산체스(아스널 공격수, 풀 네임은 알렉시스 산체스)라는 이름까지 넣어서 갔는데 그날 산체스가 2~3골을 넣어 이겼어요. 난리가 났죠. 그 때 쾌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 제가 또 아스널 선수들이 입장하고 퇴장하는 구역에 있었는데 '잘했어!'라면서 인사를 했는데 방송에 나왔어요. 그걸 누가 캡처해서 보내주더라고요. 제가 '축덕'(축구 덕후)은 아니지만 그 지경까지 갈 뻔했죠. 몇 번 더 가면 '축덕'이 되지 않을까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인 '위닝'을 할 때는 거의 바르셀로나를 선택해요. 실제 축구는 재능이 없고 사람 모으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뭔가를 할 때 '완벽주의'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런 강박증이 좀 있어요. 그런 것에서 해소되려고, 연기 스타일에서도 색칠을 더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국의아이들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수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건가?

가수로서 제 꿈을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저의 시작은 노래를 좋아해 캐스팅이 된 것이니까요. 가수로서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OST나 뮤지컬도 정말 재미있죠.

-연기 롤모델이 있다면?

요즘 밀고 있는 사람은 진구 형이죠.(웃음) 사실 롤모델을 딱히 정해놓고 연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매 순간 연기할 때마다 대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이기 때문에 딱히 정해놓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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