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경영 류현경.' 다작배우 류현경은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로 또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효균 기자 |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류현경(34)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드라마 '곰탕'에서 김혜수 아역으로 데뷔한 뒤 매우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 다작배우다.
영화 '비천무' '동해물과 백두산이' '조폭 마누라2' '신기전' '방자전' '시라노; 연예조작단' '쩨쩨한 로맨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전국노래자랑' '만신' '제보자' '쓰리 썸머 나잇' '나의 절친 악당들' '오피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드라마 '무인시대' '김약국의 딸들' '일단 뛰어' '심야병원'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맛있는 인생' '더 러버' '내일을 향해 뛰어라' '마스터-국수의 신' 등 여기에 포함하지 않은 작품들도 수 없이 많아 '여자 이경영'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감독 김경원·제작 영화사 소요·백그림)는 류현경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주요작이 될 전망이다. 류현경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이하 아티스트)에서 덴마크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아티스트 지젤 역을 맡았다. 고국으로 돌아와 첫 전시회를 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면접을 본 회사에서는 인사만 했는데 "됐습니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던 어느날, 덴마크에서 자신의 그림을 구매한 고객의 딸에게 그림 과외를 하던 중 유명 갤러리 대표 재범(박정민 분)의 눈에 띄면서 첫 전시회를 열게 된다. 평소 지젤이 무시하던 원로 화가 박중식(이순재 분)까지 지젤의 그림을 구매하는 등 앞길이 열리는 것 같았떤 지젤은 갑작스레 쓰러져 사망한다.
이후 재범은 데뷔와 동시에 모든 작품이 유작이 된 지젤을 '전설'로 만들려는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예상대로 세상은 열광하지만 '라자루스 증후군'(심폐 소생술 실패 후 자동소생으로 살아나는 증후군)으로 쓰러졌던 지젤이 다시 일어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이달 초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류현경은 "그림은 그리는 그 과정 자체가 예술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정부터가 아름답고, 그 과정 덕분에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도 준비를 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을 고민한다. 그게 작품에 스며든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국한된 게 아니라 모든 것에는 그 과정에 치열한 고민이 들어간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 그런 부분에서 그림과 연기가 같은 예술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한층 더 성숙한 류현경과 나눈 일문일답.
극 중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라자루스 증후군을 겪은 류현경은 "실제로 있는 병이고,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욱 연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
-영화가 2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소감부터 궁금하다.
2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돼 기쁘죠. 사실 영화가 무거울줄 알았는데, 영화제에서 본 버전이랑 다르더라고요. 재미있게 만들어주셔서 감독님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죽었던 지젤이 다시 살아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기분이 궁금하다.
진짜 이런 경우가 있나 찾아보고 여쭤봤어요. 진짜 있더라고요. 그래서 믿고 연기할 수 있었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영화에서 카레를 먹는 장면이 길게 나오는데, 라자루스 증후군을 겪은 사람들은 계속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죽어 있던 동안 먹지 못한 걸 먹는다고 하던데 그런 연장선상에서 뭔가를 계속 먹었죠.
-미술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었나?
잘 그리지도 못하고 보는 것도 잘 몰라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특히 동양화는 접해본 적도 없어 더 몰랐죠. 그래서 동양화를 그리는 작업실을 방문했어요. 그 과정이 정말 길고 섬세하며 정성스럽더라고요. 그림 그리는 시간보다 그 전까지 과정이 2일 정도 걸렸어요. 그림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거쳐 그림이 나온다는 것을 알자 지젤의 마음이 보였죠. 그래서 그 과정에 집중하고 정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동양화라는 게 한지 등 재료나 준비 과정에 따라 동양화, 서양화로 나뉘더라고요.
'여자 이경영이요? 한꺼번에 개봉된 작품이 많아 그런 거죠.' "다작배우다"라는 말에 류현경은 "아직 더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이효균 기자 |
-박정민과 호흡은 어땠나?
정말 친해서 영화에 대한 얘기를 잘 할 수 있었죠. 제가 '여기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물어보는 게 친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데 질문도 대답도 잘 할 수 있어서 조율하면서 편하게 연기했어요. 제가 의지를 많이 했죠.
-무엇보다 주인공의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
매 촬영 때마다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 고민을 하죠. 인터뷰에 앞서 당시 시나리오를 꺼내 봤는데 감독님하고 정민이와 대화나눈 것들도 적어놨더라고요. 치열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자 이경영이란 별명이 있다.
열 세살 때부터 연기를 했는데 한꺼번에 개봉된 작품들이 많았어요. 사실 쉴 때도 많았는데 끊임없이 했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아직 더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멀었죠.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예전에는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었죠. 서른 초반에 갖고 있는 정서들, 지금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역할들이요. 지금도 변함은 없어요.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고민들이나 생각들이 묻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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