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 "남궁민 오빠, 짧지만 굵은 만남"
입력: 2017.03.22 05:00 / 수정: 2017.03.22 05:00
저도 비정규직이랍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연기한 배우 강예원이 노후와 비정규직이 보장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남용희 기자
'저도 비정규직이랍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연기한 배우 강예원이 "노후와 비정규직이 보장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비정규직 644만 명 시대. 비정규직은 현행법 상 하루아침에 계약 해지를 당해도 이를 토로할 곳이 없다. 지난 2008년 정부는 학교 체육을 활성화한다며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 제도를 내놓았지만, 일부 학교는 스포츠 강사를 채용하면서 매년 11개월의 계약 기간을 둔다. 1년을 채워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국회는 2012년과 2014년, 2016년 일명 '쪼개기 계약'을 금지하는 법안을 방의했지만 처리되지 않았다. 봄은 찾아왔지만 비정규직들에게는 아직도 겨울이다.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제작 스톰픽쳐스코리아)은 비정규직의 애환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주연을 맡은 강예원(37·본명 김지은)은 극 중 공무원을 준비하면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국가안보국 비정규직 '댓글 알바 요원'으로 취업한 장영실을 연기했다. 취득한 자격증만 22개이지만 만년알바인생이었던 영실은 국가안보국 허당실세 박차장(조재윤 분)의 밀명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한다. 정리해고 1순위에서, 상사가 실수로 날려버린 국가안보국 예산을 되찾기 위해 임무를 시작한 영실은 특별한 능력(?) 덕분에 보이스피싱 조직 MVP까지 등극한다.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던 날,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로 진입하기도 힘들었던 서울 종로구 팔판동 끝자락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강예원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강예원은 "저도 국민으로서 보장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배우도 비정규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노후와 의식주 비정규직은 미래가 불안하다"면서 "저도 항상 다음 작품, 다다음 작품이 없으면 어떡하나 불안한데 국가가 국민이 살아가는데 있어 살기 좋은 세상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매일 걱정만 하다 죽는 사회가 아닌,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허당매력과 함께 프로페셔널한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준 강예원과 나눈 일문일답.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 장영실 역을 위해 철저히 자신을 지웠다. 특히 그는 옷이나 안경 등 소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강예원이 아닌 장영실로 보이기 위한 그의 노력은 영화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남용희 기자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 장영실 역을 위해 철저히 자신을 지웠다. 특히 그는 옷이나 안경 등 소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강예원이 아닌 장영실로 보이기 위한 그의 노력은 영화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남용희 기자

-이번에 제대로 망가진 연기를 펼쳤다.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일부러 망가진 것은 없어요. 그 배역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죠. 그렇게 보이려고 한 게 아닌데 저한테 애썼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웃음) 배역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구체적으로 '영실'이가 강예원을 어떻게 만들었나?

제 얼굴을 지우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일 큰 고민이었어요. 못생겨 보이는 게 아니라 강예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죠. 곱슬 파마에 안경말고 연기로써, 뻔한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일부러 안경도 제가 골랐죠. 타원형이냐, 금테냐, 유광이냐 무광이냐 등이요. 처음에 제목이 '비정규직 장영실'이었어요. 그래서 더 중요하게 생각했죠. 제목이 부담스러워 바꿨지만요.(웃음) 의상도 일부러 티셔츠에 펑퍼짐한 바지, 어정쩡한 팔길이에 배바지 등은 모두 제가 바꾼 거죠.

-장영실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저랑 좀 닮았어요. 장영실이 자신감이 없거나, 마음가짐이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애처롭고, 무색무취의 장영실이지만 계속 끊임없이 도전하는 긍정적인 모습이 저랑 비슷했어요. 망가졌다고 하지만 저는 프랑스 여성이 생각나던데요?

-극 중 장영실 집에 있는 그림을 직접 그렸다고 들었다.

캐릭터 분석을 하면서 장영실이라고 생각해 그린 그림이라고 감독님께 카톡을 보냈는데 집에 걸자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만들어 놓은 영혼이니 배우 몫인데,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또 한 번 깨달았죠.

-한채아와 호흡은 어땠나?

되게 편했어요. 보통 여배우들이 모이면 사람들은 사이가 좋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가식이 안되거든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식이죠. 처음에는 제가 언니니까 더 포용하자면서 다가갔는데 (한)채아가 정말 쿨하더라고요. 다른 여배우들과 달랐어요.(웃음) 평범하기도 했고, 저랑 닮은 게 배우같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같은 여배우 중에 재수가 없을 때도 있는데 채아는 정말 털털한 모습이었죠. 그게 여자로서 마음을 열게 했습니다.

한채아-차세찌 열애, 알고 있었죠. 이번 영화를 통해 한채아와 매우 친해졌다는 강예원은 차세찌와 열애를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고백을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웃었다. /남용희 기자
'한채아-차세찌 열애, 알고 있었죠.' 이번 영화를 통해 한채아와 매우 친해졌다는 강예원은 차세찌와 열애를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고백을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웃었다. /남용희 기자

-그만큼 친했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번 차세찌와 열애 고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나?

알고는 있었죠. 사귀고 있다는 걸요. 힘들다고도 하더라고요. 사진이라도 찍히면 죄 지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저도 회사에 '누구랑 사귀고 있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스무살 아이돌도 아니고, 검사를 맡을 나이가 아니니까요. 채아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기자들과 만났을 때 질문을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더라고요. 사실 시사회 때는 저도 깜짝 놀랐죠. 일어나려고 했는데 갑자기 고백을 해서요.(웃음) 채아에 대해 잘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남궁민과 로맨스가 완성되지 못해 아쉬웠다.

오빠랑 더 많은 연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케미가 되게 좋았거든요. 몇 번 보지는 못했지만 솔직한 대화를 나눴죠.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자고도 했어요. 짧지만 굵은 만남이었죠.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변에 보이스피싱을 당한 친구가 있어 금전적으로 도와준 적이 있는데, 그런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정말 괘씸하더라고요. 이 영화를 통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가 사는 동안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은 게 저만의 철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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