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해빙' 개봉일 정상 등극…한국형 스릴러의 귀환
입력: 2017.03.02 10:01 / 수정: 2017.03.02 10:01
한국형 스릴러 해빙이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해빙 포스터
한국형 스릴러 '해빙'이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해빙' 포스터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해빙'이 개봉일인 삼일절 38만 6100여명(누적 관객 38만 9100여명,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라는 높은 성적으로 정상에 섰다. 전야개봉된 '로건'은 25만 6200여명(누적 관객 35만 5300여명)으로 2위에 오르며, 공휴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해빙'의 개봉 첫날 성적은 역대 스릴러 장르 오프닝 스코어 1위이며, 역대 3월 개봉작 오프닝 기록 중 최고 성적이다. 역대 스릴러 영화 오프닝 스코어 1위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36만 200여명)였다.

1년 중 한강에서 변사체가 가장 많이 발견된다는 4월에 목이 잘린 변사체가 떠오르면서 시작되는 '해빙'은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다 실패한 승훈(조진웅 분)이, 연쇄살인으로 유명한 가상의 '화정' 신도시 한 내과에 내시경 전문의로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4인용 식탁'을 연출한 이수연 감독의 신작으로, 조진웅 신구 김대명 이청아 송영창이 호흡을 맞췄다.

'해빙'은 지난 1999년 개봉돼 극찬을 받은 장윤현 감독의 '텔 미 썸딩'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하드 고어 스릴러의 시초로도 불리는 '텔 미 썸딩'은 헛점이 없는 스토리 등과 한석규의 냉철함, 심은하의 팜므파탈적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수작으로 평가됐다.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해빙에는 잔인한 장면이 나오나, 이를 꿈으로 표현하거나 대부분을 상황적 심리 묘사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영화 해빙 스틸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해빙'에는 잔인한 장면이 나오나, 이를 꿈으로 표현하거나 대부분을 상황적 심리 묘사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영화 '해빙' 스틸

'텔 미 썸딩'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반면 '해빙'은 15세 이용가 판정을 얻어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텔 미 썸딩'은 스토리상 필수불가결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해빙' 역시 목이 없는 사체를 해체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를 현실이 아닌 꿈으로 표현해 등급을 낮출 수 있었다. 또한 이수연 감독은 시각적인 자극보다는 상황 묘사, 배우들의 심리 표현 등으로 긴장감만 극대화시켜 청소년들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주제는 연쇄살인의 비밀을 캐는 스릴러 영화로 청소년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며, 정육점 안에서 폭행 장면, 격투 중 유혈장면 , 성행위 장면 등이 등장하나 구체적 지속적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그 외 공포, 약물, 모방위험 부분도 직접적으로 묘사되지 않아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하지 아니한 자는 부모 등 보호자 동반시 관람 가능)'라고 분류 이유를 설명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해빙에 대해 15세 이하 관객들도 부모 등 보호자 동반시 관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해빙'에 대해 15세 이하 관객들도 부모 등 보호자 동반시 관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웰메이드로 평가받은 '해빙'을 관객들이 먼저 알아본 것도 주효했지만, 장르의 흐름을 잘 탔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중순 '곡성' '아가씨'를 시작으로 '아수라' 등 무거운 영화들이 주를 이루다 '럭키'가 대박을 내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넘어갔다. 이어 올 초에는 '공조' '더 킹' 등이 흥행했으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재심'이 주목을 받은 가운데 '해빙'이 개봉되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이제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개봉된 '해빙'이 어떤 최종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1일 박스오피스 3위는 '23아이덴티티'로 11만 9400여명(누적 관객 131만 6100여명)을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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