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불야성' 최민 "부지런히 연기 성장·다이빙 투어가 꿈"
입력: 2017.02.28 05:00 / 수정: 2017.02.28 05:00

불야성에서 활약한 배우 최민. 배우 최민은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이새롬 기자
'불야성'에서 활약한 배우 최민. 배우 최민은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이새롬 기자

'불야성'에서 조성묵 役으로 활약한 배우 최민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데뷔 초 각국에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고, 육지에서는 배우로서, 바다에서는 다이버로서 인생을 여행하는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최민(43)의 이야기다.

최민은 최근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극본 한지훈·연출 이재동)에서 서이경(이요원 분)의 책사이자 참모인 조성묵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성묵 캐릭터는 푸근한 미소와 온화한 말투를 지녔지만 갖은 음모와 술수를 겪으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영화 '비디오를 보는 남자'로 데뷔, 어느덧 16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다. 그동안 줄곧 외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오다 이번 작품에서 내성적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하면서 큰 내적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한다. 그러면서 "좀더 겸손히 나를 돌아보며 부지런히 채우고 성장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배우 최민은 (불야성에서) 재미난 인연을 많이 만난 점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최민은 "('불야성'에서) 재미난 인연을 많이 만난 점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불야성' 종영 소감은.

끝나서 시원하다. 아무래도 드라마 하는 중간에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는데 끝나니 홀가분하다.

기존에는 주로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적극적으로 끌고 나가는 외향적인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이번에 연기한 조성묵 캐릭터는 정반대의 내향적인 캐릭터였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말도 많이 하지 않는 이요원 씨의 그림자 같은 캐릭터여서 처음에는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 굉장히 낯설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 이번 작품 하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재미난 인연을 많이 만난 점이 인상 깊다. 먼저 극에서 이요원 심이영 정해인 씨와 넷이 계속 함께 했는데 그러다 보니 친해졌다(웃음). 마치 팀처럼 느껴졌다.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을 만난다는 게 설레는 일인데, 송영규 선배, 이재용 선배 등 원래 알았던 분들을 이번 작품에서 만나게 돼 정말 반갑고 좋았다. 또 대학교 은사님인 정동환 선생님도 이번 작품에서 만나게 돼 놀라웠다. 작품에서 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은사님을 나이가 들어서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되니 굉장히 반갑더라.

- 이번 작품 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나.

사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연기가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주로 연기하던 캐릭터가 아니다 보니, 절제를 하면서 연기해야 하는데 관성이 있어서 자꾸 외향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더라. '나 왜 이러지'하는 생각도 들고 자괴감도 들었다. 그래서 슬럼프가 왔다. 작품 하면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지독한 슬럼프를 처음 겪어봐서 저에게 정말 크게 다가왔고, 지나고 보니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 최민은 불야성 촬영 가운데 큰 슬럼프를 겪고 회복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최민은 '불야성' 촬영 가운데 큰 슬럼프를 겪고 회복했다. /이새롬 기자

-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 했나.

나중에는 스스로를 포기했다. 항상 작품 하면서 '연기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고, 감독님에게 늘 칭찬을 들어오는 편이었다. 그만큼 긍정적인 배우였고 연기에 대한 자존심이 있었어서 제가 못 하는 것을 못 받아들였던 것 같다. 연기를 할 때 첫 번째 관객이 저 자신, 두 번째 관객은 배우 스태프 등 동료들, 세 번째 관객은 시청자다. 세 번째 관객에게 가기 전에 스스로 모멸감이 느껴지고, 첫 단추가 잘 안 꿰어지는 것을 못 견디겠더라.

4개월 정도 촬영을 했는데 2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스스로 연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존심을 내려놓기 시작하자 점차 회복했다. '연기가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평판 신경 쓰지 말자' '처음부터 시작하자' 생각했다. 이 작품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성장한 것 같다. '불야성'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인생작'이다.

- 앞으로 또다시 내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면 이번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 같지 않나?

사람이라는 게 간사하다. 이렇게 고생했으면 안 하고 싶을 법도 한데 '다음에는 어떤 색깔로 해볼까' 싶어진다(웃음). 내향적인 성향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전혀 다른 색깔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의욕이 생긴다(웃음).

- 최민 씨 실제 성격은 조성묵 캐릭터와 비슷한지 궁금하다.

실제 성격은 조성묵 캐릭터와 정반대다. 저는 털털한 편이다. 시골에서 자랐고, 산과 바다를 좋아한다. 지난주에도 바다 보러 강원도에 다녀왔다.

사실 프로 다이버 자격증이 있다. 배우 생활하기 전 다이빙 강사를 했다. 저는 육지에서는 배우를 하고 바다에서는 다이버로서 사는 것 같다. 바다는 또 다른 세상이다. 다이버 만의 세상이 있다. 국내에서 봤던 다이버를 해외 바다에서 만나기도 하고, 해외 리조트에서 만나기도 한다(웃음).

- 다이빙의 매력은?

저는 다이빙을 하기 위해 작품을 하는 것 같다(웃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냐.) 그렇다(웃음).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는 게 제 목표고 제 삶의 여정이다.

사람마다 다이빙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저는 물을 좋아한다는 게 다이빙을 좋아하게 된 큰 이유인 것 같다. 수상스포츠는 다 좋아하는 편이다. 물속 생활이 편해지는 시점이 있는데 저는 이제 편해져서 물에서 자기도 한다. 물속은 많은 것을 사유하기에 참 좋은 환경이다. 외부에 대한 간섭이 없고, 잡음도 없다. 그리고 다이버들끼리 교류하고 해산물 음식을 해 먹고, 일상에서 벗어나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좋다. 또 누군가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시켜준다는 점에 있어서 다이빙을 알려주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배우 최민은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 있어서 불야성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최민은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 있어서 '불야성'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해외 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계기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해외 활동에 대한 장벽이 컸다. 어릴 적부터 영화, 책 등을 많이 보다 보니 작품 속 인물들은 이곳저곳 다니며 자유롭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해외에 나가려고 시도를 많이 했다. 이후 유럽에 다녀오고 보니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됐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스스로 국경이 없어졌다.

데뷔 후에는 일본, 미국 등에 우편으로 프로필을 엄청 보냈다. 그러던 가운데 일본 광고에 출연하게 됐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검증하기가 힘드니 캐스팅되기도 어려웠고, 해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국내 활동에 집중하게 됐는데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자동차 광고 메인 모델이었다. 그때부터 중국에서 일이 많이 들어왔다.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 것 같나.) 중국인분들에게 물어보니까 중국인들이 저같이 생긴 스타일을 좋아하고 저와 같은 얼굴에 신뢰감을 갖는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좋은 인연으로 중국에서 A 자동차 모델을 4년 동안 하기도 했다. 2014년 광고 촬영이 기억에 남는데, 세계적으로 유능한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면서 좋은 인상과 감명을 받았고 '재산'과 같은 경험을 했다.

- 앞으로의 꿈이 궁금하다.

이번 작품 하면서 오만하고 자만했던 나를 발견했다.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 있어서 '불야성'에 매우 감사하다. 부족한 것을 알게 되다 보니까 부지런히 채우고 성장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나를 바로 알아야 '나'라는 재료를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더 자연스러운 배우, 더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리고 1차 관객인 내가 만족하는 연기를 하고 싶고, 그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또 배우로 돈을 벌어서 전 세계 다이빙 투어를 다니고 싶다. 조금 벌어서 마스크 하나 사고, 조금 벌어서 슈트 하나 사고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그게 너무 행복하다. 소속된 다이빙 클럽도 있다. 후배가 강사를 하면서 저는 종종 보조 강사로 도와준다. 때가 되면 우리 클럽도 알리고 싶다. 그리고 제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제 지인들, 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 두루 조화롭게 잘 살고 싶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