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故 이은주 사망 12주기…그의 대표작 '번지점프' '연애소설' '주홍글씨'
입력: 2017.02.22 12:49 / 수정: 2017.02.23 00:41
배우 이은주가 사망한지 12주기가 됐다. 이은주는 지난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팩트 DB
배우 이은주가 사망한지 12주기가 됐다. 이은주는 지난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번지점프를 하다'의 경우 관객은 적었지만 매니아들에게 소중한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 이병헌이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번지점프를 하다'는 독특한 스토리로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으며 특히 고(故) 이은주의 대표작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5년 2월 22일 향년 24세의 젊은 나이에 배우 이은주가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그가 맡은 인태희가 사망한 2월 22일, 세상과의 끈을 끊어버렸다. 이은주 사망 12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 세 편을 소개한다.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주홍글씨는 이은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주홍글씨 포스터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주홍글씨'는 이은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주홍글씨' 포스터

◇ 사랑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다… '번지점프를 하다'

먼저 2001년 2월 3일 개봉된 '번지점프를 하다'(감독 김대승)는 국문학과 82학번 서인우(이병헌 분)가 동갑내기 인태희를 만나면서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가 오던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우산 속으로 들어온 태희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인우는 자신의 어깨 한 쪽은 그대로 비에 젖은 채로 내버려두고 태희만을 쳐다봤다.

이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지만 태희는 입대하는 인우를 배웅하기 위해 용산역으로 향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인우는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결혼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태희를 잊지 못하던 인우 앞에 남학생 임현빈(여현수 분)이 나타나면서 삶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태희가 사망하고 지난 시간만큼 나이를 먹은 현빈은 태희와 꼭 닮아 있었다.

풋풋했던 이은주와 이병헌. 이병헌은 번지점프를 하다에 대해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스틸
풋풋했던 이은주와 이병헌. 이병헌은 '번지점프를 하다'에 대해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스틸

컵을 들 때 새끼손가락을 드는 버릇이며 태희가 했던 말들을 그대로 하는 현빈, 특히 인우가 태희의 얼굴을 새겨 선물한 지포라이터까지 갖고 있는 등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자 인우는 현빈을 '태희'라고 부르며 혼란스러워했다.

현빈은 자신을 이상하게 대하는 인우를 멀리하려 하지만, 인우는 "난 널 느끼는데…. 난 널 이렇게 알아보는데…. 왜 넌 알지 못하니…. 왜 알아보지 못하니"라고 말한다. 결국 현빈은 인우를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끈 없이 번지점프를 한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13년을 피아노에 매진했던 이은주는 영화 연애소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기를 했다. /영화 연애소설 스틸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13년을 피아노에 매진했던 이은주는 영화 '연애소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기를 했다. /영화 '연애소설' 스틸

◇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은 러브스토리… '연애소설'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이듬해 개봉된 '연애소설'(감독 이한)은 차태현(지환 역)과 이은주(경희 역), 손예진(수인 역)이 호흡을 맞췄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지환은 둘도 없는 절친 수인과 경희를 처음 보고 수인에게 반한다. 용기를 낸 지환은 수인에게 고백을 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대로 수인을 놓칠 수 없었던 지환은 벽걸이 시계를 하나 사와 시침을 한 시간 전으로 돌리고 "다음에 만날 때는 우리 친구하자"라고 제안한다. 이에 세 사람은 누구 하나 뺄 수 없는 절친이 된다. 수인이 지환을 거부한 이유는 경희가 지환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인 역시 지환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사랑보다 우정을 택한다.

지환은 경희와 수인을 끔찍히 여겼다. 영화관에서 뒷사람이 발을 올리자 콩닥콩닥 뛰는 가슴에도 용기를 내 "제 친구가 불편하니까 발 치워주세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함께 여행을 떠난 지환은 비를 맞아 아파하는 수인을 두고, 경희와 키스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수인이를 좋아했지만 경희에게서 사랑을 느낀 지환에게, 두 사람은 "네가 불편해졌다"며 떠난다. 이후 그저 사니까 살아가는 듯한 지환 앞에 편지들이 도착한다. 발신인 표시는 없었지만 지환은 그 편지에서 경희와 수인을 느낀다.

그러다 경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수인를 찾아 나선 지환은 뜻밖의 인물을 만난다. 바로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수인과 경희가 서로 이름을 바꿔 불러 달라고 부탁을 했기에, 진짜 이름을 알고 있었던 두 사람의 모교 관계자가 경희(손예진 분)가 죽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경희(이은주 분) 역시 몸이 많이 쇠약한 상태였고,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영화 주홍글씨는 이은주의 유작이 됐다. /영화 주홍글씨 스틸
영화 '주홍글씨'는 이은주의 유작이 됐다. /영화 '주홍글씨' 스틸

◇ 파격적인 반전, 사랑의 낙인… '주홍글씨'

이은주의 유작이 된 '주홍글씨'(감독 변혁)는 2004년 10월 개봉됐다. '거울에 대한 명상'과 '사진관 살인사건' '손'이라는 세 편의 소설을 엮어 만든 '주홍글씨'는 파격적인 반전과 함께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기훈(한석규 분)은 한수현(엄지원 분)과 결혼했지만, 수현의 동창 최가희(이은주 분)와 불륜 관계였다. 단아하고 순종적인 아내와 달리 가희에게는 도발적인 매력이 있었다.

표창을 받는 등 경찰로서 승승장구하던 기훈은 한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편 한 사장(도용구 분)이 사무실에서 둔기에 맞아 쓰러진 현장을 목격한 미망인 지경희(성현아 분)의 미모를 본 기훈은 이를 치정살인 사건으로 생각한다.

한편 기훈은 수현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 가희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하지만 가희는 이를 거부한다. 세 사람 사이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다.

가희와 기훈의 관계를 알고 있던 수현이 둘을 질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가희와 수현이 동성애자였고, 가희가 기훈에게 호감을 보이자 질투라는 감정에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기훈과 가희는 밀회를 즐기다 차량 트렁크에 갇히게 되고 기훈의 아이를 임신했던 가희는 유산을 하자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이은주는 '주홍글씨' 촬영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은주의 오빠는 "원래 내성적이지만 1년 전부터 불면증이 심해져 공식 행사 외에는 외출을 삼가왔다"며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배역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은주가 많은 작품에서 죽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세 작품 외에도 '하늘정원'과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그의 사망 소식은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연기했기에, 혹여나 나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란 우려 때문이었다.

영정사진으로 환하게 웃고 있어 더욱 가슴이 아팠던 이은주. 사망한지 12주기가 됐지만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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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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