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드 드림'이 22일 개봉한다. '루시드 드림'은 그동안 한국영화가 다루지 않은 꿈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 '루시드 드림' 포스터 |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제작 로드픽쳐스·공동제작 조이픽쳐스엔터테인먼트)이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선을 보였다.
'루시드 드림'은 꿈을 소재로, 부성애 코드를 가미한 작품이다. 대기업 비리를 파헤치던 기자 대호(고수 분)는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홀로 아들 민우(김강훈 분)를 키우고 있었다.
평소 대기업 회장과, 국회의원, 그들의 자식들의 비리까지 기사화했던 대호에게 적은 많았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매체의 국장(권해효 분)이 "민우 혼자 두게 하고 싶으냐"고 걱정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호가 놀이동산에서 의문의 침을 맞고 쓰러진 사이 민우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사라진 것. 그 후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납치범으로부터 전화 한통 받지 못했던 대호는 아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빋고 '루시드 드림'을 이용하기로 한다.
루시드 드림으로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다는 정보를 수집한 대호는 친구이자 루시드 드림 전문의 소현(강혜정 분)을 찾아간다. 그리고 민우 사건을 담당한 형사 방섭(설경구 분)도 루시드 드림을 알고 수사에 적극 적용하기로 한다. 자신도 아픈 딸을 두고 있는 방섭 입장에서 대호의 사건을 포기할 생각은 1도 없었다.
'루시드 드림'은 실제로 존재하는 심리학 용어로 자각몽을 뜻한다. 수면자가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채로 꿈을 꾸는 현상을 뜻한다. /영화 '루시드 드림' 스틸 |
루시드 드림은 수면자 스스로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꿈을 조정할 수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루시드 드림에서는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 RC가 필요했고, 가장 기본적인 시계를 RC로 설정했다. 시침과 분침은 바뀌지만 '초침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꿈'이라는 것이다.
다시 찾아간 3년 전 그날, 대호는 자신이 놓쳤던 단서들을 발견한다. 오른팔에 문신을 한 남자를 햄버거와 음료수를 사러갔을 때 마주쳤으며, 그 남자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자신과 민우의 동선에 디스맨(박유천 분)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소현은 "루시드 드림을 꾸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람이니 무시해라. 그 사람이 있다면 그건 꿈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호와 방섭은 손에 문신을 한 경환(전석호 분)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내지만, 그가 코마, 즉 혼수상태라는 것을 알고 좌절하게 된다. 경환이 일어나 민우를 어떻게 했는지만 얘기해주면 되지만, 의사는 "그건 거의 기적"이라며 "사실 지금 상태도 오늘 내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호는 '공유몽'을 시도하기로 한다. 꿈 속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던 디스맨을 현실에서 만나 알게 된 공유몽이란 루시드 드림을 통해 서로의 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론으로, 꿈을 꿀 때 고유의 뇌파 주파수를 일치시켜 상대방의 꿈을 해킹하는 것을 뜻한다.
그 사이 대호는 실버 심부름센터 대표 성필(박인환 분)을 통해 현실 속 범인에게도 점점 접근하게 된다. 대호의 기사 덕분에 옥살이를 하다 출소한 성필은 대호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대했다. 그러면서 루시드 드림 연구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한빛그룹 조명철(천호진 분) 회장도, 대호가 아들 병역 비리 보도로 타격을 준 악연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납치범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사건의 단서들은 점점 의외의 인물에게 집중되기 시작한다.
배우 고수와 설경구는 '루시드 드림'에서 부성애가 강한 역할을 맡아 완벽하게 연기했다. /영화 '루시드 드림' 스틸 |
'루시드 드림'은 고수와 설경구의 부성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미 '집으로 가는 길'에서 농도 짙은 감성 연기를 펼쳤던 고수는 이번에도 자신이 맡은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설경구는 반전 이후 대활약을 하는데,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작품 속 '키맨'인 박유천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해무'에서 무거운 연기를 펼쳤던 박유천은 '루시드 드림'을 통해 카리스마와 장난기 넘치는 연기를 넘나들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영화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루시드 드림 부분은, CG(컴퓨터그래픽)보다는 화면의 채도를 다르게 해 현실과 꿈을 구분했다. 이후 공유몽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색을 가미했다. 마지막 무너지는 꿈 속 장면 대부분은 CG를 활용했는데 '인셉션'을 생각나게 한다. 또한 혼수상태에 빠진 범인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단서를 찾는다는 것은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영화 '더 셀'에서 차용한 설정이다. 물론 '루시드 드림'이 같은 소재로 다른 결을 보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앞선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 연출이 루즈한 부분이 있다. 애초 120여분의 러닝타임을 101분으로 줄여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려고 했으나 대사 처리 사이에 간극이 있어 전체적으로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하지만 '인셉션'에 버금가는 훌륭한 CG와, 한국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마지막 20여분, 반전이 공개된 이후 영화는 강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22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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