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썰왕설Re:] 김우빈·강하늘, '인간 난로' 쬐고 마음 녹인 후기
입력: 2017.02.16 15:17 / 수정: 2017.02.16 15:18
최근 여러 연예인들이 인성 논란으로 차가워진 연예계를 보며 배려심이 돋보였던 배우 김우빈(왼쪽) 강하늘 인터뷰를 회상했다. /싸이더스HQ, 오퍼스픽쳐스 제공
최근 여러 연예인들이 '인성 논란'으로 차가워진 연예계를 보며 배려심이 돋보였던 배우 김우빈(왼쪽) 강하늘 인터뷰를 회상했다. /싸이더스HQ, 오퍼스픽쳐스 제공

설(레는) Re(플) : 연예인은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어(dlsr****)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연예부 기자는 취재 대상이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덩달아 특별한 시선을 받곤 합니다. 주위에서 가장 흔히 받는 질문은 그 가수, 그 배우 "○○○는 어때?"라는 호기심 어린 내용입니다. 속내를 풀어헤치면 그 연예인이 무대나 화면에서 보여주는 것과 얼마나 다르냐는 궁금증이죠.

연예인은 '보여지는'(문법상 '보이는'이 맞지만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게 보일 수 있는 환경에 놓였다는 뜻) 직업입니다. 점차 연예인을 공인으로 인식하는 대중이 많아지면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있죠. 일단 연예인이라고 하면 루머나 악성 댓글은 제쳐놓고 "실제 성격은 나쁠 것 같다" "저 위치에 올라 성격 좋은 게 이상하지" "카메라 꺼지면 다르다더라" 등 편견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최근 '인성 논란'이 연이어 이슈로 터지면서 '착한 연예인'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착한 인성이 대중에게 마케팅 효과로 작용하는 분위기가 됐죠. 시선이 삭막해진 요즘, 날카로운 댓글을 볼 때마다 '인간 난로' 배우 김우빈 강하늘과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강하늘(왼쪽) 김우빈은 극 중 캐릭터와는 달리 따뜻하고 선한 인터뷰로 취재진의 마음을 얻었다. /더팩트DB
강하늘(왼쪽) 김우빈은 극 중 캐릭터와는 달리 따뜻하고 선한 인터뷰로 취재진의 마음을 얻었다. /더팩트DB

인터뷰라는 목적을 위해 만났다고 하더라도 취재진이나 배우나 대면하자마자 오래 본 사이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자리에 앉아 첫 질문이 나오기까지의 정적은 짧지만 무척 어색한 순간이죠. 김우빈과 강하늘은 이 민망한 순간에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편안하게 리드했습니다.

영화 '마스터' 인터뷰로 만난 김우빈은 "요즘 감기가 정말 독하다. 날씨가 너무 춥다.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가 물꼬를 튼 덕분에 훨씬 편안한 인터뷰가 시작됐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색깔과는 달리 농담도 잘 던지고 순수한 20대 청년 김현중의 매력이 여과 없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자신을 '셀카 마스터'라고 소개하며 "팔이 길어서 인간 셀카봉이라고 불린다"고 자랑했습니다. "마스터라기엔 셀카를 너무 못 찍는다"는 필자의 짓궂은 '디스'에도 "그럼 한 장 찍고 가라"고 선뜻 휴대전화를 가져갔습니다. 결과물은 역시나 김우빈의 실물을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요.

강하늘은 15일 개봉한 영화 '재심' 홍보차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 그 자체였습니다.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질문에는 "알아와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놓치지 않았고, 감독에게 에어컨을 선물한 사연을 묻자 끝까지 함구하려고 필사적으로 피했습니다. "인터뷰에서 거짓말하면 안 된다"는 놀림을 듣고서야 얼굴이 빨개지며 "선물했다"고 인정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취재진도 인터뷰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입장이라 잔뜩 긴장합니다. 김우빈과 강하늘은 추위와 더불어 예민해진 마음을 녹이는 화롯불 같은 화법의 소유자였습니다. 글로만 보면 별것 아닌 사소한 부분 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고, 행동 하나, 말씨 하나가 때로는 이미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이미지는 그 순간만 연기한다고 쌓이는 게 아닙니다.

KBS2 오 마이 금비 주연배우 허정은의 맑은 미소를 보고 느끼는 기분 그대로 다른 연예인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남용희 기자
KBS2 '오 마이 금비' 주연배우 허정은의 맑은 미소를 보고 느끼는 기분 그대로 다른 연예인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남용희 기자

사실 연예부 기자라고 해도 연예인과 만남은 간담회나 인터뷰 같은 취재 현장에서 보는 게 거의 전부입니다. 더욱이 '기자'라는 자격으로 다가서면 연예인에겐 사적인 자리도 조심스러운 공식 석상이 됩니다. 그러니 기자로서 '그 연예인은 이렇다저렇다' 쉽게 판단할 만큼 가까워지기엔 오히려 더 두터운 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마냥 편하지 않은 공식적인 자리임에도 대화하면서 지켜보다 보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기본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있게 마련입니다. 많은 취재진으로부터 '인간 난로'로 꼽히는 김우빈과 강하늘을 예시로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인터뷰보다 조금이라도 배우고 얻은 인터뷰가 많았습니다.

여러 소통 창구를 통해 연예인과 대중의 거리는 예전보다 가까워졌습니다. 역효과로 오해가 불거지고 상처를 주고받는 해프닝도 잦아졌죠.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팬들의 스타로서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합니다. 대중 역시 '연예인은 ~척을 할 것'이라는 조건부 편견을 접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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