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솜이 영화 '그래, 가족'을 작업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남용희 기자 |
'그래, 가족' 이솜 "하고 싶은 건 하는 성격, 로맨스 원해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신비로운 이미지는 한때 고유의 매력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자칫 껍데기에 그칠 수 있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갇히지 않으려면 이미지가 아닌 배우가 간직한 매력을 궁금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솜(27)은 관객에게 물음표를 잘 던지는 배우다. '맛있는 인생'(2010년) '하이힐'(2014년) '산타바바라'(2014년)로 끌어올린 호기심은 '마담 뺑덕'(2014년)으로 치솟았다. 잔뜩 긴장감을 주던 그는 '좋아해줘'(2016년)에서 한껏 풀어졌다.
그리고 15일 개봉할 영화 '그래, 가족'에서 철이 없는 듯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주미 역으로 편안하게 다가왔다. 다음엔 그가 무엇을 할지, 어떤 얼굴로 스크린에 나타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질문을 던질수록 궁금해지는 배우, 이솜을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소처럼 일하는 '솜소'가 되겠다는 각오를 열심히 실천하는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은 로맨스!"라고 외치며 만세를 외쳤다.
이솜은 '그래, 가족'의 주미 캐릭터를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남용희 기자 |
- '그래, 가족'에서 주미는 삼남매 중 유일하게 막내를 따뜻하게 보살피더라.
"몇 년 동안 막내로 살다가 갑자기 막둥이라는 존재가 나타난다면 어떨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막둥이를 미워할 수도 있겠지만 더 안아주는 캐릭터로 잡았다. 현실적으로 남동생이나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낙이 같은 막둥이라면 든든할 것 같다."
- '좋아해줘'와 밝은 캐릭터라는 면에서 차별화를 고민한 부분은 없나.
"딱히 고민을 많이 안 했다. 전작은 로맨스이고 이건 가족을 소재로 한 장르다. '마담 뺑덕' 이후 '좋아해줘'에서 밝은 캐릭터를 하니 가족들의 반응이 좋더라. 밝은 모습을 한번 더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주미 역할을 하게 됐다. 예민할 땐 예민한데 주미 캐릭터는 편안했다. 언니 말로는 내가 '마담 뺑덕' 촬영할 땐 힘들어하고 상태가 안 좋았다고 하더라. 차갑고 어둡게 보일 때가 많았다."
이솜은 '그래, 가족'에서 과격한 운전신부터 수화까지 소화했다. /남용희 기자 |
- 주미는 오토바이 운전, 승합차 운전, 수화까지 해야 할 게 많았다.
"애초에 시나리오에 있었고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운전이나 수화 촬영이 초반에 있어서 생각보다 빨리 연습해야 했다. 오토바이 탈 땐 낙이(정준원 분)를 뒤에 태워야 했는데 잘못하면 혼자 다치는 게 아니니까 걱정했다. 액션스쿨 가서 승합차 운전을 연습하고 수화도 선생님이 찍어준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다."
- 극 중 오디션을 보면서 음치 몸치를 연기하는 장면이 재밌더라.
"춤은 일부러 못 추려고 했다. 열심히 과장해서 췄는데 생각보다 많이 편집됐다. 아마 내가 잘 췄기 때문에 편집되지 않았을까(웃음). 춤 장면 빼고는 편집된 게 없다. 만족스럽다."
이솜(사진)은 '그래, 가족'에서 호흡을 맞춘 이요원 정만식과 연기한 소감을 말했다. /남용희 기자 |
- 정만식 이요원과 호흡은 어땠나.
"오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서 신기했다. 처음엔 겉으로 다 다르게 생겨서 남매라는 그림이 그려질지 궁금했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그게 좋다더라. 낯을 가리는 성격에 두 분은 워낙 선배들이고 실수하기 싫어서 어렵다 보니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선배들이 말을 걸어주면서 조금씩 풀렸다. 정만식 선배는 친화력도 좋고 이요원 선배는 시크하게 봤는데 생각보다 순수한 면이 많고 여려서 놀랐다.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통곡하더라. 공포영화나 무서운 액션영화를 못 본다더라. 이미지와는 달랐다."
- 간담회 때 정만식이 농담도 잘 던지고 분위기 메이커 같더라.
"선배가 농담을 던지면 한참 뒤에 이해하거나 반응이 좀 느렸다. 가끔 섭섭해하는 것 같더라. 이요원 선배는 바로바로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다(웃음)."
이솜은 다음 작품에서 로맨스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
- '솜소'가 되겠다는 각오를 잘 지키고 있다.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운이 좋게도 여태까지 원하는 대로 배역을 맡았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성격이고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스타일이다. 차기작 '소공녀'까지 잘 끝내고 다음 작품에 로맨스를 하고 싶다. 내 나이에 많이 할 수 있는 게 연애이고 사랑이다.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재밌다. 주미를 연기하면서도 '남자 친구 없느냐'고 물어봤다. 또래로서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달콤하지 않아도 너무 오글거리지만 않으면 좋겠다. 부끄러워서 그런 걸 잘 못 본다."
- 쌓고 싶은 이미지가 있나.
"지금 대중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차가워 보인다는 사람도 있고 마냥 밝다는 사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대중에게 가까워져야 이미지가 생기니까 많이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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