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였던 동방신기. 그룹 동방신기는 지금의 JYJ 멤버,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의 전속계약 소송으로 인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만 남은 상태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룹 와썹 멤버 나다(본명 윤예진)와 다인(본명 송지은) 진주(본명 박진주)가 소속사 마피아레코드와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내면서 아티스트와 기획사간 해묵은 분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로, 와썹뿐만 아니라 많은 보이·걸그룹이 표준전속계약에 따른 최대 계약기간 7년을 기해 결별하는 일은 많다. 또 전속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헤어질 때는 아티스트와 소속사의 말이 서로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 쪽은 어떤 이견 차이가 있어 결별하게 되는지, <더팩트>가 집중 취재, 분석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 2009년 가요계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 멤버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의 전속계약효력부존재 분쟁으로 화제였다. SM은 소속 아이돌 그룹들과 13년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사 제작 프로그램에는 무조건 출연해야한다는 조항도 넣었고, 김재중과 박유천, 김준수는 불공정 계약이라며 SM과 소송에 돌입했다. 결국 승소한 셋은 현(現) JYJ를 결성했다.
이를 계기로 '최초 전속계약기간은 최대 7년으로 한다'는 내용의 표준전속계약서가 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표준약관 제10062호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2009년 7월 공시했다. 표준전속계약서 제2조(매니지먼트 권한의 부여 등) 2항을 살펴보면, '갑은 자기의 재능과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성실히 매니지먼트 권한을 행사하고, 갑의 매니지먼트 권한 범위 내에서의 연예활동과 관련하여 을의 사생활보장 등 을의 인격권이 대내외적으로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고 돼 있다.
대중문화예술인(가수중심) 표준전속계약서. 과거에는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노예계약'이 있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로 인해 표준전속계약서가 생겼다. 이로 인해 가수들은 최대 7년을 계약하고 이후 재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
또 3항에는 '을은 계약기간 중 갑이 독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도록 돼 있는 연예활동과 관련하여 갑의 사전승인 없이 자기 스스로 또는 갑 이외의 제3자를 통하여 출연교섭을 하거나 연예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한마디로 전속계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아티스트의 권익을 보호하고, 기획사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양 측의 입장을 고루고루 반영한 계약서이지만, 전속계약 분쟁은 끊임없이 벌어졌다. 아이돌 그룹 B.A.P가 TS엔터테인먼트와 분쟁을 겪었고 최근 해체한 카라가 DSP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 바 있다. 그룹은 아니지만 MBC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 메건리는 god 김태우가 대표인 소울샵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자체에 불공정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통 아이돌 그룹을 키우는데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까?
익명을 요구한 한 걸그룹 매니지먼트 고위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에 "앨범 한 장에 3~4억원 정도로 보는데 첫 앨범 활동까지 포함하면 한 10억원은 생각해야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표준계약서가 생기고 거의 모든 소속사들이 7년을 전속계약 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연습생 기간은 1년에서 5년이 될 수도 있는데 연습생 계약을 따로 하는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대부분 신뢰에 따라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연습은 여기서 하고 다른 곳으로 '먹튀'를 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죠. 아직 데뷔도 안 한 신인을 데려가려는 기획사도 없거니와 연습한 기간이 아까워서도 남아야죠."
위 사진 속 그룹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많은 걸그룹들이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태어나고 사라진다. 생존경쟁과도 같은 환경에서 모든 걸그룹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기획사들이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더팩트 DB |
연습생 기간에는 어떤 대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월급은 거의 없다"면서 "회사에서는 보컬 트레이닝과 댄스 교육을 시켜준다. 여기에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회사에 따라 용돈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서울 출신 연습생을 포함해 대부분 숙소 생활을 권장한다. 멤버 간 유대감도 있지만 누군 하고 누군 따로 살면 불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가요 관계자는 아이돌을 키우는 비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숙소비로 한 달에 200~300만원 정도가 든다"면서 "식비로는 한 끼당 7000~8000원, 많이 주는 곳은 1만원까지 허용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5인조 기준으로 8000원이면 하루 세끼 12만원이 들어간다. 단순 계산으로 1년 365일 먹는데만 4380만원이 소요된다. 숙박비까지 포함하면 1년에 7000만원 정도가 기본적으로 든다.
관계자는 "곡을 A급 작곡가에게 한 곡을 받는데 1000만원에서 1500만원, 믹싱에만 150만원, 마스터링이 15~20만원, 한 곡당 1800만원으로 보면 된다"며 "뮤직비디오는 세트 촬영에 4000~5000만원이다. 의상 제작비 한 벌에 40만원으로 보는데 5인조면 200만원, 음악 프로그램마다 다른 의상을 입어야하기 때문에 다섯 벌이면 1000만원이 된다. 출장 메이크업은 400만~500만원으로 본다"고 항목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데뷔까지 5억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 업계에서는 아이돌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략 30억원 정도는 있어야 가능한걸로 예상하는 편"이라며 "이는 앨범 장당 최대 10억원으로 보는데, 3장까지는 앨범을 내 봐야 성공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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