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걸그룹' 스피카 '해체' 지난 2012년 데뷔한 그룹 스피카 측은 6일 해체 수순을 밟는다는 일정을 밝혀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어제, 오늘 '스피카'라는 세 글자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스피카에게 무슨 일이 있나?'하는 마음으로 검색어를 클릭해 본 누리꾼들도 있겠지만, '스피카가 뭐지?'하는 마음에 검색어를 클릭해 본 누리꾼들도 많을듯 하네요.

5인조 걸그룹 스피카 소속사 측은 어제(6일) "스피카는 멤버들 합의 하에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피카 멤버들과 CJ E&M 음악사업부 및 B2M엔터테인먼트는 계약 만료까지 아직 일정 기간을 남겨두고 있어 멤버들의 향후 거취나 활동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보아 박시현 박나래 양지원 김보형으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 스피카는 지난 2012년 1월 10일, 그룹명처럼 '가요계의 가장 빛나는 별이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가요계에 당찬 출사표를 냈습니다. 당시 이효리가 소속된 B2M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첫 걸그룹으로 '이효리 동생 그룹' '이효리 걸그룹' 등의 별칭을 얻으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죠.

'독하게' 뮤직비디오 속 가수 이효리. 그룹 스피카 데뷔곡 '독하게' 뮤직비디오에는 가수 이효리가 출연했다. /'독하게' MV 캡처

데뷔는 무척 화려했습니다. 스피카 데뷔곡 '독하게' 뮤직비디오에는 이들을 지원사격한 이효리가 주연으로 출연했고, 지금은 '비선 실세' 이슈로 정치면에서 많이 보이지만 한때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감독 사단의 김철 감독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했습니다. 보통 신인 걸그룹 데뷔곡 뮤직비디오와 비교해 상당히 묵직하고, 눈에 띄는 배경입니다.

데뷔 전 이력 또한 훌륭합니다. 리더 김보아는 그룹 인피니트 보컬 트레이너 출신으로 일찍부터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박시현과 양지원은 약 10년의 연습생 기간을 보냈습니다. 박시현은 SS501 멤버 허영생 솔로 무대 랩 피처링을 한 경험이 있고, 유빈 유이 전효성 지나를 배출한 오소녀 출신 양지원은 티아라 멤버로 합류 예정이었으나 데뷔 한 달 전 탈퇴했죠. 박나래는 '슈퍼스타K 시즌1' TOP10 출신이고, 김보형은 2NE1의 다섯 번째 멤버로 합류할 뻔했으나 다른 음악 스타일로 함께하지 않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데뷔에, 화려한 이력까지 갖고 있는 스피카는 이후 걸크러시 콘셉트, 실력파 그룹 수식어를 내걸며 '러시안룰렛' '아이 윌 비 데어' '론리' '투나잇' 등 다수 앨범 및 곡을 발표했습니다.

데뷔 5년 만에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그룹 스피카. 그룹 스피카의 해체 소식에 대중의 '아쉽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스피카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참 출중한 실력을 지닌 그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다섯 멤버 모두 메인 보컬로 세워도 무방할 만큼의 보컬 실력을 갖췄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김보아, 김보형은 그룹 곡 다수를 직접 작사,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스피카의 곡들 또한 제목은 생소해도 들어보면 '아, 이 노래!'하는 반가운 마음이 밀려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 사이트 실시간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음악 프로그램 1위 후보에도 올랐지만, 아쉽게도 대중의 인식에 각인될 만한 좋은 성적은 쉬이 거둬지지 않았네요.

그러던 가운데 지난해 7월, 스피카 활동 공백이 2년 이상 이어지던 가운데 막내 김보형이 '걸스피릿'이라는 걸그룹 보컬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됩니다. 팀 내에서는 막내였지만 '걸스피릿'에 가보니 어느덧 '선배님' '맏언니'가 돼 있었죠. 김보형은 최선을 다했고 경연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갓보형'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같은 해 9월 치른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룹 스피카 막내 멤버 김보형. 그룹 스피카 막내 멤버 김보형은 지난해 종합 편성 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걸스피릿'에 출연, 파이널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임세준 기자

'걸스피릿'에서 김보형의 맹활약으로 스피카 또한 늦게나마 대중에 다시 각인되는 듯 했습니다. 이 기세와 함께 스피카는 '유 돈트 러브 미' 이후 2년 7개월 만에 '시크릿 타임'(지난해 8월)을 발표, 긴 공백기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마지막 앨범이 된 '시크릿 타임'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스피카가 스피카라는 이름을 떠나야 할 때가 오니, 이들의 진가가 주목을 받는 듯싶습니다. 스피카의 해체 소식이 들려온 이후 온라인은 온통 '실력 있는 그룹인데 아쉽다' '다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등 이들을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체'가 곧 '끝'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훌륭한 실력을 다져온 스피카입니다. 긴 공백 끝에 내놓은 음반이 결과적으로 마지막 앨범이 됐지만 '역시 실력파 그룹'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빛을 머금은 이들이 빛을 발휘할 차례가 이제야 온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새로운 시작에 열화와 같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