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기로에 선 원더걸스, '10주년은 시작이라고 말해줘요'
입력: 2017.01.06 08:39 / 수정: 2017.01.06 08:39
그룹 원더걸스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1월 중순이 계약 만료 시점이라 긍정적인 결과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팩트 DB
그룹 원더걸스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1월 중순이 계약 만료 시점이라 긍정적인 결과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텔 미~ 텔 미~ 테테레테레 텔 미. 나를 사랑한다고. 날 기다려왔다고. 내가 필요하다 말해~ 말해줘요!♬'

걸그룹 원더걸스는 지난 2008년 중독성이 강한 펑키 콘셉트의 '텔미(Tell Me)'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텔미'는 초·중·고교 학예회에서도 단골 소재가 됐을 정도였으며 대학교 춤 동아리에서는 '우선 '텔미'부터 마스터하자'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이소룡의 노란 일체형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성이 길거리에서 춘 '텔미' 댄스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죠.

이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텔미'가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제작 콘텐츠)의 활성화를 가져왔다고도 생각합니다. '개그콘서트' 정종철의 '마빡이' 이후 최고였습니다. '쏘 핫(So Hot)' 역시 원더걸스의 히트곡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09년에도 연예계 화제는 원더걸스였습니다. 미국 진출이 가시화된 원더걸스는 '노바디(Nobody)'로 다시 한 번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복고 콘셉트의 의상과 안무는 대중에게 제대로 먹혔습니다. 그렇다고 원더걸스가 항상 꽃길만을 걸은 것은 아닙니다.

사실 원더걸스는 데뷔 초반부터 멤버 교체가 많았습니다. 현아가 건강상의 문제로 탈퇴, 포미닛으로 옮겨갔고요, 2010년에는 선미가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 잠정적인 활동을 중단해 혜림이 합류했습니다. 이후 소희가 연기자로 전향했고, 선예가 결혼해 탈퇴했습니다. 2015년 선미가 재합류하면서 원더걸스는 예은, 선미, 유빈, 혜림, 이렇게 4인조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2017년은 원더걸스에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기념비적인 정유년이지만 원더걸스는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전속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최초 보도를 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더걸스 개개인들은 타 기획사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위기는 JYP와의 결별로 기우는 듯 합니다. 1월 중순에 계약이 끝나는데, 멤버 유빈이 지난해 말 부친상을 당하면서 재계약 관련 만남도 뒤로 밀려 심도 깊은 논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원더걸스는 지난해 7월 첫 자작곡 와이 소 론리를 발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원더걸스는 지난해 7월 첫 자작곡 '와이 소 론리'를 발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계약이 불발된다면 경우의 수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원더걸스의 해체 ▲ 원더걸스라는 이름은 남기고 멤버들의 교체 ▲ 소속사의 변경 후에도 원더걸스로의 활동 지속 ▲ 전속계약 해지 후 기획사 설립, 멤버들의 집합 등이 있습니다.

원더걸스 역사를 살펴봤을 때 멤버의 교체가 어색하지 않지만, 어느 한 명도 남지 않은 원더걸스를 과연 원더걸스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오디(god)처럼 개인별 소속사는 따로 두고, 지오디로서의 매니지먼트는 싸이더스HQ에서 담당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합니다. S.E.S. 역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일을 봐주고 있습니다. 신화는 신화컴퍼니를 설립,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단, 앞서 말한 그룹은 모두 해체 후 재결합한 케이스이며 17년차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는 상표권리를 행사하던 SM엔터테인먼트부터,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준미디어로 이어진 기나긴 상표권 소송에서 지난 2015년 승소해 17년 전 이름을 최종 양도받았습니다. 원더걸스 멤버들이 소속을 옮기더라도 '원더걸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입니다.

멤버들이 독자 노선으로 기획사를 차려 '헤쳐 모여'를 할 수도 있지만, 비스트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물론 JYP와 재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죠.

원더걸스가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트위터 화면 캡처
원더걸스가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트위터 화면 캡처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원더걸스는 그냥 저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JYP가 아닌 원더걸스는 상상할 수 없다" "원더걸스는 JYP에 최적화된 그룹이고 그 누구보다 본인들이 가장 잘 알테지만 그럼에도 재계약을 하지 않는 건 JYP가 원더걸스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걸 당사자와 팬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 "원더걸스는 JYP여서 뜬 그룹이 아닌가?" "소속사는 찢어지더라도 원더걸스 활동은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JYP를 떠난 원더걸스를 상상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지만 "자작곡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로 음악적 평가를 받았으니 음악성 보장해주는 곳으로 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각자 재능도 많은 사람들이니까 차라리 서포트 든든하게 해주는 기획사에 들어가서 원더걸스 이름 지켜라" "작년 '와이 소 론리'로 1위할 때 한편으로는 굳이 JYP의 음악적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나 싶은 생각도 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와이 소 론리'는 원더걸스의 첫 자작곡이었습니다.

어떤 선택이 원더걸스 멤버들에게 약이 되고 독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팬들이, 소녀시대와 함께 2세대 걸그룹을 대표했던 원더걸스의 끝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제 팬들은 원더걸스에게 대답을 원하고 있습니다. '텔 미, 10주년이 끝이 아니라고' 말이죠. 원더걸스와 JYP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결과로 도출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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