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이응복 PD 마력.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연출한 이응복 PD의 감각이 호평을 받고 있다. /CJ E&M 제공 |
'도깨비' 시청자는 운이 좋았다, 이응복 PD를 만났으니
[더팩트 | 김경민 기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열풍이 거세다. 배우들의 호연, 김은숙 작가의 차진 필력뿐 아니라 이응복 PD '연출력'에 초점을 맞춘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고, '도깨비'를 통해 이응복 PD도 빛이 난다는 반응이다.
이응복 PD는 지난해 신드롬 주역이자 연기대상 중심에 선 KBS2 '태양의 후예'로 김은숙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태양의 후예'는 사전 제작으로 큰 스케일을 자랑했다. 이 드라마에도 이응복 PD 특유의 섬세한 터치가 그림으로 그린 듯한 아름다운 배경을 만들었다. 그가 연출에 이름을 올린 '연애의 발견'이나 '비밀'도 인물들이 서 있는 위치나 배경, 소품과 조화만으로 그 장면의 희로애락을 전달했다.
'도깨비' 전생 현생 교차. '도깨비'에서 최대 관심사인 전생 현생 교차하는 장면이 극적으로 표현됐다. /'도깨비' 방송 캡처 |
최근작 '도깨비'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인물 간 관계가 역전되고 미스터리한 베일까지 전부 벗겨진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로맨스가 정점을 향하고 있고, 저승사자(이동욱 분) 써니(유인나 분)의 전생까지 밝혀졌다. 특히 저승사자는 전생에 김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장본인 어린 왕, 왕여였고 써니는 김신의 동생이자 왕비 김선이었다는 설정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은 폭발적이다.
인물들의 전생은 드라마 초반부터 가장 흥미 돋는 포인트였다. 그만큼 비밀이 풀리는 순간을 어떻게 묘사할 것인지 또한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이 순간은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 방송분에서 '갓응복' 연출력을 통해 가장 극적으로 묘사됐다. 전생 김선 왕여와 현재 써니 저승사자 얼굴이 겹쳐지면서 교차하는 장면은 정체를 확인시키는 동시에 소름을 돋게 했다.
'도깨비'는 1회부터 김신이 고려 무신부터 불멸의 도깨비가 되기까지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 지은탁도 존재하는 현대가 주무대이기는 했지만 김신의 삶과 다른 인물들이 얽힌 배경은 고려 시대이다 보니 드라마는 때때로 900여 년의 시간을 넘나들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모두 하나의 줄거리로 이어진 드라마였지만, 900년 전 김신 장군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마치 또 하나의 대하사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도깨비' 사극 장르물 같은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과거를 다루는 장면이 한 편의 영화 같다. /'도깨비' 방송 캡처 |
이응복 PD는 특히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기 힘든 슬프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특화돼 있다. 어둠과 빛의 적절한 배치는 멋진 화면은 물론 긴박한 위기감이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또 김신의 발걸음과 김선의 죽음이 공존하는 순간, 쓰러지는 김신의 시선을 따라 기울어지는 프레임, 사악한 간신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비뚤어진 프레임, 김선이 시집가는 길에 조그만 창문 안으로 불쑥 들어오는 오라버니 김신의 얼굴 등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해 전달하는 연출 구도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면 하나하나 드라마 속의 드라마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한 편의 영화 같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앞서 왕여와 김선이 현생에 누구로 환생했을 것인가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면 이제 왕여 눈을 가렸던 간신만 남았는데, 그가 어떤 연출로 다시 한번 소름 돋는 등장신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도깨비' 자연을 액자처럼 담은 명장면. '도깨비'에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화폭 같은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도깨비' 방송 캡처 |
'도깨비' 속 장면들은 색감부터 수차례 반복 촬영 노고가 엿보이는 다각적인 구도까지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물한다. 이응복 PD의 손길은 도깨비를 둘러싼 비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인 설정들을 더욱 신비롭고 쓸쓸하고 찬란하게 구현한다. 덕분에 스타 못지않은 '국민 팬덤' 소유자가 됐다.
연기 연출 극본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조화를 바탕으로 이응복 PD와 함께한 장면 모두 시청자들을 눈부시게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눈부신 장면들을 남길지 유종의 미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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