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썰왕설Re:] '도깨비' 이엘-'김사부' 진경, 당신이 알던 그 배우 아니죠
입력: 2016.12.29 11:07 / 수정: 2016.12.29 11:07

배우 이엘(왼쪽)과 진경은 여러 작품에서 카멜레온 같은 변신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CJ E&M, 삼화 네트웍스, SBS 제공
배우 이엘(왼쪽)과 진경은 여러 작품에서 카멜레온 같은 변신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CJ E&M, 삼화 네트웍스, SBS 제공

설(레는) Re(플) : 내가 알던 그 사람 맞아?(1196****)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다. 하지만 배우 이엘과 진경의 변신은 이쯤 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유죄다. 작품마다 눈빛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그들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으면서도 '보는 즐거움'은 더해진다.

'연예계 닮은꼴'로도 언급되곤 하는 이엘과 진경은 올해 역시 다작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알찬 활동을 펼쳤다. 같은 얼굴이지만 가면을 바꿔 끼듯이 시시때때로 보여준 변신은 그들의 존재감을 관객과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새겼다.

최근 이엘은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로, 진경은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와 영화 '마스터'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누리꾼은 이 작품들 속 두 사람들의 전작을 떠올리며 "그때 거기 나왔던 그 사람 맞아?"라고 깜짝 놀라는 재미에 빠졌다.

이엘은 도깨비에서 카리스마를 뿜는 신으로 매력을 표출하고 있다. /택시, 도깨비 방송 캡처, 더팩트DB
이엘은 '도깨비'에서 카리스마를 뿜는 신으로 매력을 표출하고 있다. /'택시', '도깨비' 방송 캡처, 더팩트DB

이엘은 '도깨비'에서 삼신할매 역을 맡아 노인 분장과 치명적인 팜므파탈 소유자로 등장한다. 삼신할매는 아기를 점지하고 어린아이들을 지켜주고 돌봐주는 따뜻한 신인 동시에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저승사자(이동욱 분)를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도깨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때면 삼신할매가 나올 때마다 온라인상에 시청자들의 감탄사가 쏟아진다. 특히 지난 24일 방송된 '도깨비'에서 삼신할매가 도깨비 김신(공유 분) 앞에 나타나 "나 알지? 시간 되지?" "무(無)로 돌아가" "그렇지 않으면 은탁이가 죽어"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장면은 이엘의 매력이 표면적으로 잘 살아난 장면이다. 캐릭터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정장도 오히려 이엘 카리스마에 묻힐 정도다.

이엘은 도깨비 앞에서는 위엄 있는 신이지만,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위험한 거래까지 감수하는 주은혜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 '하이힐'과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트렌스젠더 연기로 독특한 행보를 시작하더니 드라마 MBC에브리원 '상상고양이' 독고순, MBC '몬스터' 옥채령에 이어 차기작으로 영화 '귀신의 향기'까지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감당 불가한 매력의 배우가 무명 연극배우 시절, 겨우 차비만 마련해 서울에 왔다가 남은 돈 300원으로 율무차를 뽑아 허기를 달랬다는 사연을 지녔다는 게 더욱 흥미롭다.

진경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따뜻한 매력부터 악랄한 면모까지 보여줬다. /삼화네트웍스, SBS,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진경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따뜻한 매력부터 악랄한 면모까지 보여줬다. /삼화네트웍스, SBS,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진경도 올해 필모그래피만 나열해도 한 페이지를 넘어갈 정도로 '열일'했다. KBS2 '오 마이 비너스' 최혜란, OCN '동네의 영웅' 선영, KBS2 '함부로 애틋하게' 신영옥,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구지현, 영화 '대배우' 최근 방송 중인 SBS '낭만닥터 김사부' 오명심과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마스터'까지 쉴 새 없이 대중과 만났다.

현재 그를 찾아볼 수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와 '마스터'만 나란히 놓고 봐도 극 중 진경의 온도차는 대단하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김사부(한석규 분)보다 김사부를 더 잘 아는 동료이자 돌담병원을 보듬는 따뜻한 엄마 같은 간호사라면, '마스터'에서는 "사람은 돈에 붙는다"고 살얼음 낀 대사를 내뱉는 김엄마가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청자들은 댓글로 "김엄마 반가워요(sara****)"를 찾곤 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진경은 인간미를 정감 있게 그려내는 데 특화된 배우 같다가도 조금만 연기에 힘을 주면 줏대 있는 독립운동가부터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악녀까지 소화해낸다.

이엘과 진경에게 '씬스틸러' '명품 조연' '실력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오히려 밋밋하게 느껴진다. 예상되는 스펙트럼을 벗어나 탈주를 즐기는 두 배우, 이런 상큼한 변신이라면 유죄라도 열심히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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