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사랑하기 때문에', 故 유재하를 기리며…
입력: 2016.12.30 05:00 / 수정: 2016.12.30 05:00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 오는 1월 4일 개봉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포스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 오는 1월 4일 개봉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포스터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 1987년 11월 1일 국내 최초로 작곡과 작사, 편곡까지 소화한 싱어송라이터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향년 25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 고인은 1집 '사랑하기 때문에'로 전설이 됐다. 데뷔 앨범이자 유작이 된 '사랑하기 때문에'은 김광진, 신승훈 등에게 영향을 미쳤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제작 AD406)는 유재하의 노래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사랑영화다. 주인공 이형(차태현 분)은 여자친구 현경(서현진 분)에게 멋진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꽃다발을 준비했다. 깔끔한 옷을 입고 차를 몰고 가던 이형은 반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뒤적였다.

반지를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 이형이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이형은 고등학생 말희(김윤혜 분)의 몸 속에 있었다. 기억을 잃은 이형은 말희의 몸으로 스컬리(김유정 분)를 만났다. 평소 오컬트적인 것에 흥미가 많았던 스컬리는 말희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이내 받아들였다.

전교 2등인 말희가 학생의 신분으로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형은 기가 찼다. 경찰서를 통해 말희의 집으로 온 이형은 유재하 1집 CD를 보고 "이런 명반을 좋아하는 애가 임신이라니"라고 말했다. 그 안에 있던 것은 초음파 사진. 이형은 사진 뒤 '우리 잘해보자'라는 글을 통해 말희가 출산을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어른의 마음으로는 말희가 낙태를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말희를 임신시킨 장본인 요셉(장도윤 분)을 보자 이형은 손부터 올라갔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주인공 이형이 각각 10대와 30대, 50대, 70대의 몸에 들어가 사랑을 맺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사랑하기 때문에'는 주인공 이형이 각각 10대와 30대, 50대, 70대의 몸에 들어가 사랑을 맺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스컬리와 함께 낙태를 해줄 병원을 찾은 이형. 그러나 마취 주사를 맞기 직전, 갑자기 머리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요셉과 키스하자 혼이 빠져 나갔다.

이형이 두 번째로 들어간 몸은 박찬일(성동일 분) 형사였다. 찬일은 전형적인 가정에 소홀하는 남자였다. 경찰이기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일쑤였고 잘 씻지도 못했다. 알고보니 범죄자(신승환 분)에게 돈도 받는 그런 형사였다. 당장 내일 이혼하게 된 아내(오나라 분)와는 문자로만 소통했다. 그나마 똘똘한 아들(아역 김강훈 분)이 콘프레이크를 주는 등 찬일을 챙겼다.

"오늘은 씻고 안방에서 자"라는 아들의 말에 순순히 들어간 찬일은 깨어나서 깜짝 놀랐다. 바로 아내와 수갑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아들은 소풍을 간 후라 찬일과 아내는 아들을 찾아 나섰다. 말없이 문자를 보내는 아내가 답답했던 이형은 "문자 좀 그만하세요"라고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들이 우유에 말아준 콘프레이크 탓일까? 찬일은 택시 안에서 방귀를 뀌었고, 택시 기사(조달환 분)는 참지 못하고 둘을 내리게 했다.

길을 걷던 찬일과 아내는 공사 중인 맨홀의 뚜껑이 열린지 모르고 빠져버렸다. 폐소공포증이 있었던 아내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찬일은 그런 아내에게 "미안해요. 아마 저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그동안 얼었던 마음이 풀렸고, 이형의 빙의도 풀렸다.

이형은 이어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정용례(선우용여 분)와 '연애고자' 선생님 여돈(배성우 분) 등 사랑에 서툰 이들만 골라 몸을 옮겨 다녔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 배우 선우용여, 성동일, 배성우, 김윤혜는 차태편에 빙의된다는 설정 하에 차태현을 따라하는 연기를 해 웃음을 유발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사랑에 서툰 사람들. 배우 선우용여, 성동일, 배성우, 김윤혜는 차태편에 빙의된다는 설정 하에 차태현을 따라하는 연기를 해 웃음을 유발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사랑하기 때문에'는 사랑이 주제다. 외로워하는 친구를 위로하다 덜컥 임신한 고등학생, 집안에 소홀한 형사, 치매를 앓아 남편(박근형 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 늦은 나이에도 결혼하지 못하는 선생님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주지홍 감독은 사랑하고, 사랑하길 원하지만 사랑에 서툰 사람들을 이형의 눈으로 조명했다. 사랑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님을 얘기한다. 학생의 임신은 문제지만, 청소년 역시 성인과 동일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기결정권의 주체로 보고 그들의 사랑도 사랑임을 강조했다.

'사랑하기 때문에'에는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와 '그대 내품에'가 등장한다. 유재하는 생전 사랑했던 여인과의 러브스토리를 주제로 앨범을 만들었다. '그대 내품에'는 쫓아다닐 무렵, '사랑하기 때문에'는 사랑이 이뤄진 순간을 의미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와 딱 맞을 수밖에 없는 노래들이 관객들을 즐겁게 할 전망이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보호자 동반 시 전 연령이 볼 수 있다.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1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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