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반기 텐트폴 영화 3인방 '부산행'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올해 최고 흥행작은 '부산행'이 차지했다. '부산행'은 1156만 5400여명을 불러들였다. /좌측부터 영화 '부산행'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영화 관객 2억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7번방의 선물'(1281만 1200여명) '설국열차'(934만 9900여명) '관상'(913만 4500여명) '아이언맨3'(900만 1300여명) '변호인'(568만 7000여명, 해를 넘긴 최종 스코어 1137만 4600여명)이 2억 관객 시대를 이끌었다.
이듬해 '명량'이 1761만 3600여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 향후 10년 이내에는 깨기 힘든 스코어를 세웠으며, '겨울왕국'(1029만 6100여명) '인터스텔라'(1010만 5200여명, 해를 넘긴 최종 스코어 1027만 5400여명)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 6000여명) '수상한 그녀'(865만 7900여명)가 2억 관객 시대의 주역이 됐다.
2015년에는 '베테랑'(1341만 4000여명) '암살'(1270만 5700명)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4400여명) '국제시장'(891만 5900여명, 해를 넘긴 최종 스코어 1425만 7100여명)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015년은 2억 1729만 9500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6년은 배급사 NEW와 쇼박스의 한해였다. NEW는 '부산행'으로, 쇼박스는 알짜배기 영화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NEW, 쇼박스 제공 |
◇ 올해도 영화관객 2억명 '돌파'
매년 2억명 시대를 연 한국시장은, 2016년에도 목표치를 달성했다. 지난 8일 한국영화계는 누적 관객 2억 49만 4700여명을 기록했다. 먼저 여름 텐트폴(텐트를 칠 때 세우는 지지대인 텐트폴처럼 투자배급사의 라인업에서 가장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뜻하는 말) 시장에서 선전한 '부산행'이 1156만 5400여명을 기록했으며 '검사외전'이 970만 7500여명을 불러들였다.
외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867만 7200여명, '밀정'이 750만 100여명, '터널'이 712만 500여명, '인천상륙작전'이 704만 9600여명으로 전체 파이를 넓히는데 일조했다. 이어 '럭키'(697만 4900여명) '곡성'(687만 9900여명) '덕혜옹주'(559만 9200여명) '닥터 스트레인지'(544만 5300여명) 순으로 집계됐다.
◆ 2억명 돌파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주춤'
누적 관객 2억명을 돌파했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시장은 '주춤'했다는 평가다.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시장 작품 중 '부산행'만이 유일하게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000만을 넘고, '국제시장'이 도움을 줬던 것에 비하면 적다.
그만큼 수요가 적었다는 의미인데,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올해 4월에 개봉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역대 최다 스크린인 1991개관을 가져갔지만 867만명에 그쳤고, 2월 선을 보인 '검사외전'이 1812개관(스크린수 3위)을 확보했지만 1000만명을 넘지 못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1503개로 역대 스크린수 8위지만, 흥행 성적은 63위였다. '곡성'과 '밀정'도 마찬가지로 1485개 1444개관에서 관객을 맞이했지만 각각 42, 30등이었다.
어느 해보다 올해는 외국 배급사들이 약진했다. 특히 워너트러더스코리아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각각 '밀정'과 '곡성'으로 제작에도 성공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
◇ 외국 배급사의 약진과 NEW·쇼박스의 선전
올해는 외국 배급사의 약진과 자사 멀티플렉스가 없는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와 쇼박스의 선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NEW는 '부산행'으로 2016년 최고 흥행작을 배출했으며, 12월 7일 개봉된 '판도라'(344만 4100여명·21일 기준)로 재미를 보고 있다. 쇼박스는 '검사외전'과 '터널' '럭키'로 노른자위를 챙겼다. 세 작품을 합쳐 2380만명 이상을 모집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병신년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닥터 스트레인지' '주토피아'(470만 6100여명)를,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밀정'과 '신비한 동물사전'(463만 6600여명·21일 기준)로 한국시장을 공략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실험적인 영화 '곡성'을 성공시켰으며 19금 히어로 '데드풀'(331만 7100여명) '엑스맨: 아포칼립스'(293만 8800여명)를 2016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진입시켰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인천상륙작전'을 대표 영화로 밀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후 오랜만에 '덕혜옹주'로 웃을 수 있었다.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 CJ는 '흐림'-롯데는 '다행'
업계 1위인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는 전체적으로 '흐림'이었다. 지난해 투자 대비 큰 수익을 낸 '베테랑'과 '국제시장' '검은 사제들' '히말라야'로 최고의 한해를 보낸 CJ는 '인천상륙작전'을 2016년 텐트폴로 밀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비선실세 최순실과 관련해 업계 안팎으로 말들이 많았던 CJ 입장에서는 실리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아가씨'(428만 7800여명)와 '쿵푸팬더3'(398만 4800여명)가 선전했지만 업계 1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반면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2014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 6200여명) '타짜-신의 손'(401만 5300여명) '기술자들'(256만 3400여명) 이후로 재미를 본 영화가 없었다. 그나마 파라마운트와 국내 배급 계약 체결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324만 300여명)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612만 6400여명)이 선전했지만, '간신'(111만 200여명) '협녀, 칼의 기억'(43만 1300여명) '서부전선'(60만 9000여명) '특종: 량첸살인기'(61만 6400여명) '조선마술사'(62만 8500여명) '로봇, 소리'(47만 6600여명) '사냥'(64만 5900여명) 등 국내 작품들은 롯데의 피를 말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올해 559만 9200여명을 끌어들인 '덕혜옹주'가 롯데에 긴급수혈, 숨통을 트게 됐다. 그러나 지난 14일 개봉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78만 5100여명(21일 기준)으로 기대에 못미치고 있어 일희일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4대 배급사 중 유일하게 천만 관객 작품이 없는 롯데가 내년에는 그 틀을 깨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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